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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 특집 ④] 韓리듬체조, 걸음마 단계 넘어서 도약기로 가려면?

기사입력 2011.05.26 10:5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수구를 가지고 다양한 기술과 동작을 창조하는 리듬체조는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다. 긴팔과 다리를 요구하는 신체조건과 유연성이 강조되는 특징을 볼 때, 동양권 선수에게 리듬체조는 매우 어려운 종목이다.

리듬체조 강국은 대부분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이다. 특히,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러시아는 독주체제를 이어나가고 있다. 한 리듬체조 관계자는 "월드컵시리즈는 한 국가당 2명의 선수만 출전할 수 있는 쿼터제가 있다. 만약 이러한 규정이 없다면 러시아 선수들이 상위권 대부분을 독식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를 비롯해 아제르바이잔과 벨라루스, 그리고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상위권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카자흐스탄과 이스라엘이 리듬체조에서 강세를 보이는 점도 눈여겨볼 사항이다.

동양권 국가들 중, 리듬체조에 가장 많은 관심과 투자를 펼치는 나라는 단연 일본이다. 국제대회인 이온컵을 개최하면서 리듬체조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일본은 세계 정상권으로 가기 위해 지난 10년간 투자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비교해 한국은 리듬체조의 불모지였다. 열악한 선수층과 훈련 환경 속에서도 신수지(21, 세종대)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냈다. 손연재(17, 세종고)는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아시안게임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했고 월드컵시리즈 3개 대회 종목별 결선에 진출하는 성과를 남겼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성적과 비교해 한국 리듬체조의 성과는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하지만, 존재감조차 없었던 예전과 비교해 한국 리듬체조의 발전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신수지와 손연재가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던 이유는 '해외 전지훈련'에 있다.

손연재는 지난해 말부터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여 훈련하는 모스크바 노보고르스크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얻은 경험은 점수의 상승세로 이어졌다. 당초 26점 돌파가 손연재의 목표였지만 후프 종목에서 27점을 돌파하며 개인 최고 점수를 수립했다.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국제심판인 김지영 대한체조협회 리듬체조 강화위원장은 "지난 2월, (손)연재의 새로운 작품은 익숙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매우 습득이 잘됐다. 심판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연기를 해냈다"고 평가했다.

손연재가 출전한 우크라이나 키예프 대회에서 심판으로 참여했던 서혜정 대한체조협회 리듬체조 기술부위원장은 "이제 연재의 연기는 국제대회에서 객관적인 점수로 말하고 있다. 매대회 출전할 때마다 국제심판들에게 칭찬을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부상을 방지하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선진 시스템에서 훈련을 한 점이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도 남겨놓고 있다. 현 국가대표 3명과 나머지 선수들의 점수 차 극복이 한국 리듬체조가 극복해야 될 새로운 과제다. 김지영 강화위원장은 "사실, 국가대표 3명과 나머지 선수들의 점수 차가 많이 나는 것이 사실이다. 꿈나무 선수 육성과 상비군 선수의 기량 발전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 7월에 열리는 회장기 대회에서 이들의 기량 발전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표선수들과 상비군들이 훈련을 하고 있는 세종고 체육관은 지난해까지 난방이 되지 않는 차디찬 '북극'과도 같았다. 영하 10도 가까이 떨어지는 혹한 속에서 국내 선수들은 옷을 겹쳐 입고 훈련에 임했다. 다행히 지난겨울부터 난방이 돼 선수들의 훈련 환경이 개선됐지만 여러모로 어려운 여건인 것은 마찬가지다.

국제대회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등장하면서 한국 리듬체조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빙하기를 거쳐 따뜻한 봄날로 가고 있는 한국 리듬체조의 새로운 과제는 선수층의 확대와 유망주들의 기량 향상이다.

[사진 = 손연재, 김윤희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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