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정성일이 '더 글로리'를 통해 뜨거운 인기를 얻게 된 것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변함없는 연기 활동을 통해 꾸준히 대중을 만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정성일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2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문동은이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지난 해 12월 30일 파트1에 이어 3월 10일 파트2가 공개됐다.
'더 글로리'에서 정성일은 문동은(송혜교 분)의 손바닥 위에서 아내 박연진(임지연)의 판도라의 상자와 마주하게 되는 하도영 역을 연기했다.
정성일은 김은숙 작가의 표현을 빌려 '나이스한 개XX'라는 성격의 캐릭터로 불렸던 하도영에 대해 "작가님이 따로 '이것이다'라고 말씀을 해주시진 않으셨다. 그래서 저 스스로도 그걸 찾는데 시간이 좀 많이 걸린 것 같다. 기사에게 와인을 주는 신에서, 이 사람이 '나이스한 개XX'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명확하게 찾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 신을 연기할 때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연기를 할 때는 '나이스하다'는 쪽에 가깝게 연기했던 것 같다. 어떤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상반된 이미지가 가장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본다"고 얘기했다.
시청자들에게 많은 지지를 얻었던 문동은과의 케미스트리에 대해서는 "하도영의 입장에서는 문동은을 향한 마음이 사랑이라고 말 못하겠지만, 정성일이라는 사람이 하도영의 마음을 접근해서 바라봤을 때는 사랑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호기심이 생기고 설레고, 숨 막힌다는 마음은 제 기준에서는 사랑이 아닐까 싶더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숨이 막힐 정도면 그것은 사랑이지 않을까. 제 입장에서는 그렇다"고 차분하게 얘기했다.
'더 글로리'를 통해 하도영 캐릭터를 대중에게 강렬하게 각인시킨 것은 물론, '배우 정성일'의 이름 역시 더욱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
2002년 영화 'H'로 데뷔한 정성일은 연극 무대에서 꾸준히 활동해왔고, 드라마로 활동 반경을 넓혀 '비밀의 숲 시즌2'(2020), '산후조리원'(2020), '배드 앤 크레이지'(2021), '우리들의 블루스'(2022) 등에 출연했다. 지난 해에는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와 '늑대사냥'에 우정출연으로도 힘을 보탰다. 현재도 뮤지컬 '인터뷰'와 연극 '뷰티풀 선데이'를 함께 공연하는 등 무대를 분주히 오가며 활약 중이다.
정성일은 "('더 글로리' 인기 이후에도)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연극과 뮤지컬 공연을 계속 하고, 가끔씩 화보 촬영도 하고 있다"고 웃으면서 "이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김은숙 작가님이 글을 쓰셨고, 배우들도 너무 좋다 보니 작품 자체에 대한 확신은 있었지만 저 개인이 주목 받을 것이란 생각은 크게 하지 못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과분한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주변에서 많이 알아봐주신다.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써도 알아봐주시더라. 저희 아이가 일곱 살인데, 아이 유치원 선생님이 사인을 부탁해오기도 했다. 가족들도, 주변에서도 많이 좋아해주시고 저희 아내도 가끔은 제게 '하도영 씨'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웃으며 겸손하게 말했다.
또 "길을 지나가도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하도영이다', 아니면 '연진이 남편이다'라고 많이 말씀하시더라"면서 1980년 생인 자신의 나이대를 덧붙이며 "제가 연예인병에 걸릴 나이도 아니지 않나. 너무 감사드릴 뿐이다. 어딘가에서 이렇게 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도 너무 감사드리고 재미있다. 어색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게 만감이 교차하는 요즘이다"라고 털어놓았다.
'더 글로리' 출연 이후 쏟아지는 러브콜 속 신중하게 차기작을 택하려고 한다고 전한 정성일은 "정말 너무 많이 고민하고 있다. 감사하게 많이 찾아주시는데, 저와 소속사 식구들의 마음을 잘 맞춰서, 신중하게 조바심 내지 않고 결정해보려 한다"고 얘기했다.
정성일은 "하도영의 캐릭터가 워낙 너무 명확하고 강한 인물이지 않나. 하지만 그렇다고 꼭 다른 작품을 통해 하도영을 뛰어넘어야한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비슷하더라도 분명 다른 색깔이 있다면 접근해보고 싶다는 마음이고, 제가 갖고 있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명확한 인물이 보인다면 주인공이든 조연이든, 잠깐 등장하는 인물이든 마다하지 않고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눈을 빛냈다.
사진 = 넷플릭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