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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실 女배구감독, "조직력 완성이 부활의 키워드"

기사입력 2011.05.23 09:19 / 기사수정 2011.05.23 09:5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협회에서 불러주시면 마지막 봉사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할 생각이었습니다. 이렇게 기회가 와서 책임감은 무겁지만 한국여자배구의 발전을 위해 다시 한번 최선을 다해보려고 합니다"

새롭게 여자배구대표팀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형실(59) 여자대표팀 감독의 말이다. 1980년 한국여자배구를 풍미한 미도파와 태광산업을 이끌었던 김형실 감독은 92년부터 2005년까지 인삼공사의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2005년 여자배구대표팀을 이끌기도 했던 김 감독은 6년 만에 다시 코트에 복귀했다. 지난 18일, 대한배구협회는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을 이끌 새로운 대표팀 사령탑으로 김형실 감독을 선임했다.

김형실 감독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기회가 오면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볼 생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김 감독은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끌어나갈 계획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분에 대해 김 감독은 "현재 대표팀 엔트리 20명이 결정된 상황이다. 이 중에서 최종 엔트리를 뽑는 과제가 남아있다. 선수 운영은 효율성 있게 구성할 예정이다. 한국 여자배구는 아쉽게도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번 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만큼은 꼭 올림픽에 출전하자는 의지가 강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신화가 진행되면서 실종된 조직력 회복이 관건

한국여자배구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출전 이후, 국제무대에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선수들의 장신화가 이루어지는 대신, 특유의 조직력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김 감독은 "개인적으로 끈끈한 조직력 배구를 선호한다. 호남정유(GS칼텍스의 전신)가 전성기를 구가할 때,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러한 여파는 국제대회까지 이어져 브라질과 러시아 등 강호들을 잡을 때도 많았다."고 말했다.

또, 김 감독은 "예전과 비교해 이러한 조직력이 실종된 점이 아쉽다. 또한, 기본기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서브리시브 범실이나 수비 범실로 무너지는 현상도 기본기 부족 문제에서 나타난다.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들을 육성해 조직력이 강한 팀을 완성하는 것이 한국여자배구의 과제"라고 덧붙었다.

한국 여자배구는 장신화를 추진하면서 조직력이란 고유의 무기를 잃었다. 반면, 유럽과 남미 선수들은 큰 키와 더불어 조직력까지 완성해 세계 상위권에서 좀처럼 물러서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유럽과 남미 팀들은 한국의 조직력을 배우기 위해 70년대 한국의 고등학교 팀과 연습 경기를 가졌다. 이러한 노력은 수년이 지나 결실을 맺었고 오늘날과 같은 강팀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반면, 한국은 90년대 중반에 터진 외환위기로 대거 실업 팀들이 해체하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부상관리와 조직력을 완성할 시간이 중요하다

침체 속에 빠졌던 한국여자배구는 지난해 11월에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아시안게임에 앞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을 격파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중국과의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한국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아쉽게 놓치고 말았다. 김형실 감독은 "런던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개선해야할 점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한국여자배구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전과 같은 조직력을 완성하려면 선수들이 손발을 맞춰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선수들의 부상관리가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김 감독은 "여자배구의 발전을 위해 선수들의 부상 관리와 효과적인 훈련 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발표된 여자배구 후보엔트리 명단 20명 중, '백전노장'인 김사니(30, 흥국생명)와 정대영(29, GS칼텍스) 등 노장 선수들의 명단은 제외됐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전면적으로 세대교체를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김 감독은 밝혔다.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로만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아직 김사니 선수와 같은 노련미를 갖춘 노장이 필요하다. 중요한 대회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노장 선수들이 가세하고 그랑프리 대회에는 젊은 선수들에게 국제경험의 기회를 많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김사니는 어깨 부상 중으로 재활 중이다. 올해 여자배구 대표팀이 출전할 대회는 그랑프리 대회와 월드컵, 그리고 아시아선수권대회다.

현재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의 기둥은 단연 김연경(23, 페네르바체)이다. 최근 터키의 명문팀 페네르바체와 계약을 체결한 김연경은 세계적인 선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연경의 효율적인 활용방안도 김 감독의 고민거리다.

김 감독은 "선수가 혹사를 하면 피로가 몰려오고 부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나라는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기 때문에 김연경이 해결을 해줘야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김연경의 혹사 문제를 최대한 줄이고 팀의 조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추락을 거듭하던 한국여자배구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에서 선전하면서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형실 감독은 '조직력 완성'과 '부상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면 한국여자배구의 전성기는 다시 올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말을 남겼다.



[사진 = 여자배구대표팀, 김연경 (C) FIVB(국제배구연맹) 제공,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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