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위르겐 클롭과 펩 과르디올라, 두 명장의 전술 맞대결과 별개로 양 구단의 지출 규모는 상상을 뛰어 넘었다.
반면 두 구단의 트로피 개수는 크게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리버풀이 더 가치 있는 트로피를 땄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6일(한국시간) 공식 성명서를 통해 맨시티가 정확하고 투명한 재무 정보 요구 의무를 따르지 않았다면서, 지난 9년간 100건 이상의 재무 관련 규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전했다.
사무국에 따르면, 스폰서쉽 수익 과대 계상, 로베르토 만치니 전 감독의 임금 지불 과대 계상, 유소년 선수 비밀 접촉, UEFA(유럽축구연맹)의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 위반, 리그 사무국 조사관 비협조, 및 리그의 수익성 및 지속가능성 규정 위반을 조사하고 있다.
2년 전, UEFA가 맨시티에게 징계를 내린 것과 상당 부분 비슷하지만, 당시 CAS(스포츠 중재 재판소)는 공소시효 만료와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UEFA의 징계를 대부분 철회했고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던 점만 적용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가 기소한 이번 상황은 다르다. 이번엔 공소시효 적용이 없다. 과거의 그 어떤 시기라도 지금 조사해 징계 적용이 가능하다. 만약 징계가 적용된다면, 맨시티는 승점 삭감 내지 프리미어리그 퇴출까지 당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아부다비 왕가 그룹이 맨시티를 인수한 이래로 맨시티는 이적시장에만 20억 5천만유로(약 2조 7647억원)를 지출했다.
막대한 투자와 함께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6회 우승, FA컵 2회 우승을 포함해 국내 타이틀만 18개를 획득했다. 하지만 아직 유럽 대항전 우승은 없다.
또 맨시티는 더 많은 국내 타이틀을 딸 수 있었지만, 2015년 리버풀에 위르겐 클롭 감독이 오면서 트로피를 여럿 빼앗겼다.
클롭이 리버풀에 합류한 이래로 맨시티는 현재까지 7억 1600만파운드(약 1조 811억원)의 순 지출을 기록했고 프리미어리그 4회 우승을 포함해 총 12개의 트로피를 땄다.
리버풀은 같은 기간 동안 2억 7300만파운드(약 4122억원)의 순 지출을 기록하고 7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 중엔 30만의 리그 우승, 그리고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포함돼 있다. 리버풀은 더욱 큰 가치가 있는 트로피인 유럽 대항전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맨시티는 만수르 인수 이후 지난해까지 14년 동안 유럽 대항전 우승이 단 한 차례도 없다. 이를 해낸 리버풀이 더욱 주목받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리버풀 팬들에게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더욱 가치 있다. 2013/14시즌 당시 리버풀은 리그 우승을 두고 맨시티와 경쟁했지만, 스티븐 제라드의 첼시전 실수로 트로피를 놓쳤다.
2018/19시즌엔 두 팀이 유례없는 선두 경쟁을 펼쳤다. 리버풀은 30승 7무 1패, 승점 97점이란 우승 가능한 성적을 냈지만, 맨시티가 32승 2무 4패, 승점 98을 기록해 간발의 차이로 리그 2연패에 성공했다.
2021/22시즌에도 두 팀의 숨 막히는 경쟁은 이어졌다. 최종전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맨시티가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대역전 드라마를 쓰며 울버햄프턴을 이기고 상황을 지켜본 리버풀을 다시 승점 1점 차로 제치고 리그 2연패에 재차 성공했다.
비록 이번 시즌 클롭의 리버풀은 최고의 위기를 맞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맨시티와 해왔던 우승 경쟁 구도는 재평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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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