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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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해법을 찾아라

기사입력 2005.05.10 02:27 / 기사수정 2005.05.10 02:27

윤욱재 기자

'서울의 자존심' LG 트윈스가 비틀거리고 있다. 무기력한 타격과 분열 조짐이 보이는 투수진, 색깔없는 코칭스태프의 전략 등 악재가 겹치고 겹치면서 벌써부터 포스트시즌이 물건너간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부진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진행 중이고 반전의 기회는 남아있다. 물론 팀내의 변화가 뒤따라야하는 전제 조건이 있다.


▶ 코칭스태프의 조급증

경기시간이 오래 걸리는 팀 중 하나인 LG는 투수 교체 횟수가 다른 팀보다 많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뜩이나 투수 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선발투수가 조금만 흔들려도 불펜투수를 올렸고 구원투수가 안타 하나만 맞아도 교체하는 장면도 비일비재했다.

이러한 조급증은 경기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었다. LG는 유독 로스터 이동이 많았고 타순 변동도 심했다. 결국 정해진 틀이 무너지면서 LG만의 야구스타일을 펼치기가 어려웠다. 

물론 선수들의 부진이 가장 큰 이유였겠지만 그래도 아직 시즌 초반인 상황에서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서 서로간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하루 빨리 신뢰를 회복하고 느긋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실천될지는 의문이다.


▶ 타선 부진의 사이클

시즌 초반부터 LG의 하위타선은 '쉬어가는 타순'이었다. 특히 팀배팅이 이뤄지지 않으니 득점 찬스에서도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붙박이 9번타자 권용관이 깜짝 활약을 펼치며 공격의 활로를 여는가 싶더니 부상으로 이탈해버렸다.

그래도 얼마 후 정의윤과 이종렬이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하며 주전으로 도약해 하위타선을 메꿀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번엔 상위타선이 극도의 부진에 빠졌고 이 둘의 타순은 오를 수밖에 없었다.

상위타선에선 톱타자 박경수가 부진하기 시작하면서 중심타선이 깨끗이 처리할 수 있는 찬스가 나오지 않았고 이러자 중심타선도 약속이라도 한 듯 추락하기 시작했다. 팀배팅할 기회(또는 찬스를 해결할 기회)조차 봉쇄되었으니 중심타선의 역할을 기대하긴 힘들었고 이것이 이젠 찬스가 와도 '무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되었다.

현재로선 마테오와 클리어의 교체 여부를 심각하게 논의해야할 시점이고 임시방편으로 톱타자로 승격된 이병규를 중심타선에 복귀시키기 위해서라도 박경수가 독한 마음을 품어야한다. 어떻게든 나갈 생각으로 투지를 불태울 때가 지금이다. 꼭 안타가 아니어도 좋다는 얘기다.


▶ 박용택에게 맞는 옷을 입혀줘라

지난 3년간 박용택은 실험대상이었다.

첫 해,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일약 3번으로 떠오른 박용택이었지만 다음해 이광환 감독이 부임하면서 '강한 2번론'에 따라 타순을 옮겨야했고 지난해엔 해결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4번타자에 배치되었다.

그랬던 박용택이 올해도 벌써 여러 타순을 옮겨다니고 있다. 센스있는 타격과 빠른 발을 갖춘 덕에 아무 타순에 놔도 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박용택. 팀타선은 무너지기 시작했고 하나 둘씩 부진하기 시작하자 타순 이동이 잦아졌고 가장 큰 피해자는 박용택이었다. 

하지만 이젠 박용택만의 자리를 찾아야할 때다. 그래야 박용택이 갖고 있는 기량을 100% 펼칠 수 있고 팀타선의 균형도 찾을 수 있다.


▶ 그래도 최대 문제는 투수진

지난해 LG도 병풍의 피해자였다. 마무리 이동현이 빠진 불펜은 너무 허전해보였다. 결국 마무리 선임에서부터 LG의 마운드 운영은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일찌감치 진필중을 선발 전환하기로 마음을 굳혔기 때문에 마무리투수는 가장 구위가 나았고 마무리 경험이 있는 신윤호로 확정되었다.

하지만 신윤호는 볼빠른 중간계투와 별다른 게 없었다. 특히 단조로운 레퍼토리와 직구의 위력이 완벽하지 못해 타자들에게 모두 읽히고 말았다.

불펜의 기둥이 없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정재복이 3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은 실점이 꽤 많은 편이다. 그렇다고 이 역할을 장준관, 박만채 등이 맡기엔 역부족이다. 병풍에 대비, 핵심불펜요원을 길러 놓은 두산, 삼성, 롯데 등에 비해 대조되는 모습이다.

현재 투수진을 보면 별다른 해결책을 찾기 힘들다. 여기서 내릴 수 있는 극약처방은 용병 투수를 영입하거나 신인을 중용하는 것 정도다.


엑스포츠뉴스 윤욱재 기자
사진 / LG트윈스



윤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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