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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 연상호 감독 "故강수연과 함께…감정 표현 전율"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3.01.19 09:5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연상호 감독이 '정이'를 함께 한 故강수연과의 촬영 추억을 떠올렸다. 

연상호 감독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정이'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로 20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날 연상호 감독은 "기획 단계 때부터 아주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면, 보통 우리가 눈물을 흘리는 멜로 드라마를 신파라고 하는데 거기에 빠졌었다"고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부산행'을 했을 때는 김수안 양이 공유 씨에게 '아빠, 가지마'라고 했을 때 엉엉 울었다. 그 때 뭔가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일명 신파라고 불리는, 눈물을 자아내는 멜로 장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 이후로 굉장히 다르게 보이더라. 그 이후로 어떻게 하면 이 부분을 잘 보이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 "'염력'을 끝냈을 때 생각했던 것이 멜로 드라마와 SF가 결합됐을 때 어떤 게 나올 수 있을까였다. SF가 대중에게는 낯선 장르인데 어떻게 하면 그것을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 그 두가지 생각 안에서 '정이'라는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을 이었다.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고 해서 작품의 메시지나 주제가 얕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곱씹을수록 생각할 수 있는 가치가 있었으면 했고, 그래서 떠오른 키워드가 유일한 유대관계인 엄마와 딸이라는 것, 그런데 그것을 오히려 끊어버리는 딸의 이야기였다"고 전했다.




이어 "한동안 폴더 안에 넣어놓았던 이야기인데, '지옥'을 촬영하고 있을 때 문득 서현 역할을 강수연 선배가 하면 어떨까 싶었다"면서 '정이'의 시작이 된 故강수연과의 만남을 돌아봤다.

'정이'는 지난 해 5월 뇌출혈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인의 유작으로, 故강수연은 '정이'에서 극 중 전쟁 영웅인 윤정이(김현주 분)를 복제한 전투 인공지능(AI) 로봇을 만드는 회사의 연구원 윤서현 역을 연기했다.

연상호 감독은 "한국 영화를 '방화'라고 부르던 시절에, 고전적인 방식으로 우아하게 연기를 해 온 배우이시지 않나. 그런 배우가 윤서현을 연기해준다면 굉장히 유니크한 기획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정말 촬영을 하다가 문득 선배님이 떠올랐다"고 얘기했다.

이어 "선배님과는 2011년 '돼지의 왕'으로 부산영화제에서 상을 탔을 때, 칸 영화제 프로그래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근처를 지나가던 선배님이 통역을 해주면서 잠깐 만났던 것이 전부였고, 다른 인연은 없었다. 거의 연예인의 연예인 같은 느낌이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양익준 배우가 선배님과 인연이 있어 연락처를 받았다. 예전의 인연들을 같이 얘기하며 메시지를 보냈다. 읽었는데도 답이 없으셨다. 나중에 다시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로 계셨던 분을 통해 전화를 할 수 있었고, 메일로 대본을 보내드렸다. 선배님은 스팸 메시지인 줄 알고 답장을 안하셨다고 하더라. 그렇게 얼마 후에 만나게 됐고, '그래, 해보자'고 간단하게 얘기를 해주셔서 시작이 됐다"고 전했다.

연상호 감독은 "선배님의 연기를 보면서는 '감정을 제발 억제해주세요, 덜 표현해주세요'라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선배님이 '그럼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거냐'라고 하시기에 '뒤에만 감정을 터뜨려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정말 진짜 그대로 해주셨다"고 고마웠던 마음을 전했다.

"현장에서 그 모습을 봤을 때는, 정말 거의 전율에 가까웠다"고 말을 이은 연상호 감독은 "강수연 선배가 참여하면서 (저희 작품의 방향이) 더 명확해지고, 무언가 명확하게 정립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담담하게 기억을 꺼냈다.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 = 넷플릭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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