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배우 김혜자가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1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인생 드라마'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김혜자가 게스트로 출연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유재석은 "실제로는 어떤 어머니였는지 여쭤봐도 되냐"라며 물었고, 김혜자는 "빵점이다. 저는 연기밖에 몰랐다. 그래서 대본이 나오면 그거 갖고 내 방으로 틀어박혔다. 우리 아들이 커서 그러더라. '엄마가 대본을 갖고 있으면 엄마 앞에 장막이 쳐진 것 같았어요. 들어가면 안 되는'이라고 하더라"이라며 털어놨다.
김혜자는 "저 그 이야기 듣고 정말 많이 미안했다. 그래서 저는 연기를 똑똑히 해야 한다. 그렇게 아이들을 외롭게 하고. 이 연기도 흐지부지하고 있으면 면목 없다. 난 그런 거 생각하면 진짜 연기 못하면 안 된다"라며 미안해했다.
김혜자는 "(과거) 우리 딸이 아픈 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 (딸한테) 가서 '왜 그래?' 그랬더니 배가 아프다더라. 배를 문질러줬더니 한참 있다가 '엄마 하지 마. 나 불편해' 이러더라. 내가 얼마나 배를 안 문질러줬으면. 정말 집에 와서 반성했다. 그러니까 내가 연기 못하면 안 된다. 걔는 '너네 엄마는 어쩜 이렇게 연기를 잘하니' 그 소리라도 듣게 해줘야 한다"라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또 유재석은 "그래서 남편분께서 걱정이 많으셨다더라. 우리 남편분께서는 어떤 분이신지 여쭤봐도 되냐"라며 궁금해했고, 김혜자는 "우리 남편은 참 좋은 사람이다. 남편 이야기하면 눈물 난다. 돌아가신 지 오래됐다. 지금 갑자기 그러니까"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혜자는 "우리 남편 정말 좋은 사람이다. 매력 있고.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돌아갈 때도 '어떡하나.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데' 그랬다. 나한테. '나 다 해요. 걱정 말아요' 그랬다. 축의금, 부의금 이런 걸 한문으로 쓰는 게 멋있지 않냐. 우리 남편이 써줬다. 저는 멀쩡히 학교 다니고도 한문을 못 써서. '나 이거 많이 써줘요. 자기 없으면 어떡해' 그랬더니 정말 이만큼 써주고 갔다. 부인이라는 사람이 그랬다. 그런 거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고 얼마나 철딱서니가 없냐. 아픈 사람한테 그거 많이 써놔달라고 '자기 없으면 안 돼' 이거 표현하려고"라며 밝혔다.
김혜자는 "우리 남편은 퇴근하면서 '뭐 먹고 싶냐'라고 한다. 순대라고 하면 고급 음식점에서 순대를 사 온다. 내가 먹고 싶다고 하는 순대는 그런 순대가 아니었다. '이런 순대 말고. 저기 북창동 가면 있잖아'라고 하면 밤에 나가서 시장 가서 사 온다"라며 자랑했다.
유재석은 "바로 나가서 사 오셨냐"라며 감탄했고, 김혜자는 "슬슬 나가니까 모른다. 산책 가는 줄 아는데 시장에서 팔지 않냐. 그런 기도도 한다. 전 어쩌면 나쁜 생각도 많이 할지 모르는데 죽으면 천국 문 앞까지만 데려다주세요. 우리 남편한테 '미안해. 자기 살았을 때 너무 잘못했지' 그 말 꼭 해야 하니까 거기 가게 해주세요. 남편이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라며 못박았다.
사진 = tvN 방송 화면
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