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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타저냐, 타고투저냐' 5월이 최대 변수

기사입력 2011.05.10 11:12 / 기사수정 2011.05.10 11:12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슬슬 타자들의 방망이가 살아난다.

8개 구단 선수들은 4월에 맞춰 시즌을 준비한다. 때문에 4월은 투수나 타자 모두 힘이 넘친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야구라는 스포츠는 투수가 공격을 하고 타자가 투수의 공격에 반응을 하는 매카닉이다. 때문에 아무래도 시즌 초반에는 투수들이 강세를 띄는 게 일반적이다. 더욱이 올 시즌에는 각 구단이 대체로 수준급의 외국인 투수를 뽑아 선발 마운드가 강해졌다. 그러나 팀당 30경기 정도를 치른 현 시점에서 서서히 타자들의 방망이가 달아오를 기세다.

▲ 시즌 초반, 확실히 투고타저

최근 몇 년간 한국 야구는 타자들의 기술 습득이 투수들의 그것보다 빠르다. 2007년 SK와 두산이 리그를 양분하기 시작한 후 국내 리그는 '타고투저'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실제로 2009년 리그 타율은 0.275로 프로야구 30년 역사상 두번째로 높았으며 작년 리그 타율도 0.270으로 역대 4위였다. 2008년에도 0.267로 역대 8위였다. 반면 2009년과 2010년 리그 평균자책점은 4.80과 4.58으로 프로야구 역사상 두 번째와 다섯 번째로 높았다. 그만큼 최근 2~3년은 확실한 '타고투저' 시대였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10일 현재 리그 타율은 0.259다. 최근 몇 년과 비교해 눈에 띄게 낮다. 반면 리그 평균자책점은 고작 4.11이다. 2008년의 그것과 같다.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21세기로 범위를 좁히면 2006년 3.59, 2007년 3.91에 이어 가장 낮다. 시즌 초반 류현진(한화) 김광현(SK) 윤석민(KIA) 양현종(KIA) 등의 부진 속에서도 외국인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가 됐고 차우찬(삼성) 박현준(LG) 등이 한층 성장했다. 여기에 4월 중순 이후 토종 에이스들이 대부분 살아나며 선발 마운드가 한층 좋아졌다. 현재까지 2011시즌의 키워드는 5년여 만에 돌아온 '투고타저'다. 

▲ 5월이 최대 변수 왜 

그러나 이미 4월 말부터 '타고투저'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경기 양팀 합계 15점 이상의 다득점 경기가 슬슬 늘어나고 있고 7~8점 이상을 올리며 승리하는 팀이 조금씩 늘고 있다. 4월 리그 타율 0.260에서 5월에는 0.257로 떨어졌으나 실제로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8일까지 최근 2주간 44경기서 승리 팀의 점수가 8점이 넘은 경기가 무려 16경기였고 합계 15점 이상의 난타전도 9경기였다.

모처럼만에 찾아온 투고타저가 다시 타고투저로 돌아설 것인지는 결국 5월이 최대 관건이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체로 타자들의 사이클이 100% 가깝게 올라서는 시기가 4월이 아닌 5월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타자들이 올 시즌 수준이 높아진 외국인 선발 투수들과 대부분 2~3번째로 만나는 시기가 5월이다. 한국 야구 특유의 분석력과 타자의 컨디션 상승이 합쳐져 한번쯤 외국인 투수들이 타자들에게 반격을 당할 여지가 있다.

또한 올 시즌은 유독 초반부터 총력전을 펼쳐온 탓에 불펜 소모가 많았다. 팀별로 착실하게 관리를 하고 있지만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 역시 상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미 몇몇 팀들의 불펜 투수들은 벌써 시즌 초반보다 구위가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막판 다득점 발생 경기가 늘수록 불펜의 붕괴를 뜻하는 것이라면 향후 그러한 양상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선두 SK와 최하위 한화를 제외한 2~7위 팀이 촘촘하게 늘어선 상태서 연일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어 자연스럽게 불펜 싸움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5월, 오랜만에 돌아온 '투고타저' 시대가 '타고투저'로 돌아갈 것인지가 판가름 날수도 있는 시기다.  

[사진=조인성 이대호 김현수 정근우 로페즈 나이트 박현준 차우찬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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