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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현준, 최형우의 고향, 전주고 야구부의 부활을 기원한다

기사입력 2011.05.09 01:46 / 기사수정 2011.05.09 01:46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어느 팀을 막론하고 그라운드에서 만나는 선수들은 대부분 '지인'들이다.

같은 학교를 나왔던 동문이 적으로 만나는 경우도 있고, 사제 관계를 형성했던 이들이 그라운드에서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니면, 국가대표팀 일원으로 한솥밥을 먹었을 수도 있다.

'우리가 남인가?'라는 말은 이럴 때 쓰곤 한다. 물론 승부를 앞두고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치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프로'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지난 8일, ‘어버이 날’에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는 '동문의 만남'으로도 새삼 시선을 끌었던 경기이기도 하다. 선발로 나선 LG의 박현준, 삼성의 4번 타자 최형우 모두 전주고등학교 야구부 동문이기 때문이다.

선-후배간의 맞대결은 3살 아래 '동생' 박현준이 완승으로 끝났다. 7이닝 동안 삼성 타선에 3실점하며 승리 투수가 되었음은 물론, '형님' 최형우를 3연타석 삼진으로 돌려세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경기 결과를 떠나 동문간의 '선의의 대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다만, 두 사람이 졸업한 전주고등학교가 최근 야구부 인원과 재정 부족으로 전국대회 참가를 포기한 것이 다소 안타까울 뿐이었다.

지난해 전주고 야구부를 이끈 최영상 감독은 당시 시즌을 묻는 질문에 아예 "야구를 못 한다"라고 잘라 말했다. 중학교에서 갓 입학한 외야수를 투수로 전향시켜 마운드에 올릴 만큼 전력이 약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전주고는 지난해 전국무대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일찌감치 보따리를 싸야 했다.

시즌 후에는 팀 전력의 절반이었던 3학년 강태욱이 성균관대로 진학한 것을 비롯하여 그럭저럭 쓸 만한 재목이었던 1학년 강남규마저 부천고 전학을 선택하면서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 중학교에서 쓸 만한 선수들도 대부분 명문 고등학교 진학을 선택했다.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야구부를 꾸리기 어려웠던 전주고는 결국 올 시즌 주말리그 시행을 앞두고 출전 포기 의사를 통보해야 했다.

이제는 기억 속 저편으로 사라진 '쌍방울 레이더스'는 연고 도시로 전주를 선택했다. 비록 많은 숫자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은 것은 아니었지만, 지역 사회에 프로구단이 들어섰다는 사실에 많은 유망주가 전주로 모여들 때가 있었다. 포수 박경완을 필두로 투수 박성기, 옛 메이저리거 조진호, SK의 4번 타자 박정권 등이 모두 전주고를 나온 동문이다.

그러한 전주고가 선수 수급에 애를 먹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북 정읍에 위치한 이평중학교에서 야구부를 창단했다는 사실. 이들을 주축으로 내년 시즌을 맞이할 수 있음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모쪼록 전주고 야구부가 원활한 선수 수급으로 후반기 주말리그 참가를 기원한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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