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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원 "안성기 연기 열정 감동…'스맨파', 이길 자신 있었죠"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2.12.07 13:5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가수 겸 배우 이호원이 영화 '탄생' 촬영부터 개봉, 또 많은 화제를 모았던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 출연까지 다양한 활동으로 꽉 채웠던 올 한 해의 여정을 돌아봤다. 

이호원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탄생'(감독 박흥식)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탄생'은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힌 개척자 청년 김대건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대서사 어드벤처로 바다와 육지를 넘나들었던 모험가이자 글로벌 리더, 역사를 바꿀 수 있었던 선구자였던 김대건의 진취적인 면모와 성 안드레아로의 탄생과 안타까운 순교를 그린 영화다.

'탄생'에서 이호원은 조선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과 함께 유학 생활을 한 신학생 동기이자 두 번째로 신부 서품을 받은 최양업 역을 연기했다.



이호원은 "실제의 저는 종교가 없지만, 종교적인 부분보다도 '평등'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던 그런 시대에 '인간은 평등하다'라고 말하면서 그 개념을 처음 가져오신 분들의 이야기라는 자체만으로도 존경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상 깊었었다"며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이어 "원래는 제가 특별출연으로 출연하기로 했다가, 의상 피팅을 하러 제작사 사무실에 갔을 때 감독님이 제게 최양업 역할의 대본을 한 번 읽어봐줄 수 있냐 하셔서 읽게 됐었다. 감독님이 제게 얼굴도 닮고, 최양업 신부님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고 그래서 역할이 바뀌게 됐다"고 웃으며 얘기했다.

역할을 위해 다양한 언어를 배워야 했던 이호원은 "중국어와 라틴어, 불어 연습을 해야 했다. 제가 외국어를 공부하는 습관은 갖고 있었어서, 영어와 일본어를 최근 몇 년간 과외를 받으며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외국어 연습을 하는 것이 힘들거나 재미 없지는 않았다"고 웃었다.




이어 "최대한 저의 언어처럼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사실 촬영이 끝나자마자 언어들도 다 잊어버렸었는데 최근에 영화를 다시 보고 나니까 생각이 또 나더라. 개인적으로도 신의 존재 같은 것에 대해서는 궁금증이 있던 편이었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실제 성당을 4개월 간 다니기도 했고, 촬영을 하는 순간 동안이라도 신의 존재에 대해 진심으로 믿고 임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탄생'에는 이호원을 비롯해 다양한 배우들이 출연해 영화를 채웠다. 윤시윤이 호기심 많고 학구적인 청년 김대건 신부 역으로 분했고, 특히 베테랑 배우 안성기가 수석 역관으로 신학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유학길을 돕는 리더십 있는 유진길 역을 연기하며 극에 묵직한 존재감을 채운다.

이호원은 안성기와 함께 한 순간을 떠올리며 "정말 상징적인 분이시지 않나. 같이 하는 신을 굉장히 많이 기다렸고 기대했다"고 전했다.



이어 "같이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것에 제가 감히 '너무 좋았다'는 말을 하는 자체도 실례인 것 같다"고 웃으며 말을 이은 이호원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추운 겨울에 대기 시간까지 합쳐서 한 신을 찍는데 야외에서 6~7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이 있었다. 그 시간 동안 저와 (윤)시윤이 형, (임)현수가 얘기하는 모습을 정말 인자하게 , 큰아버지처럼 흐뭇하게 봐주시고 계시더라"고 고마워했다.

또 "그것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정말 좋은 어른이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주들 보듯이 흐뭇하게 저희 이야기를 들으시면서 봐주시는 것이 감동적이었다"며 "사실 그 때가 선생님이 (혈액암) 투병 중이셨을 때였는데, 아프시다는 것을 알리시지 않았을 때였다"고 덧붙였다.

"저도 나중에 기사로 소식을 접하고 많이 놀랐었다. 너무 추운 날씨였는데도 불평 하나 없으셨고, 저 스스로에 대해서도 많이 반성하게 된 것 같다. 저도 뭔가 몸이 아프다고 해서 촬영을 해야 할 때 카메라 앞에서 티를 낸 적은 없지만, 쉬는 시간에 투정을 부리거나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게 너무 부끄러웠고 반성을 많이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2010년 인피니트로 데뷔해 호야라는 예명으로 활동한 이호원은 가수를 비롯해 2012년 방송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강준희 역을 연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드라마 '가면', '초인가족 2017', '자체발광 오피스', '투깝스', '마성의 기쁨', '힙합왕-나스나길' 등에 출연하면서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2017년 그룹 탈퇴 후에는 본명 이호원으로 배우의 길을 걸으며 영화 '히야'(2016), '서울괴담'(2022), 뮤지컬 '모래시계',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까지 다양한 활약을 이어왔다. 지난 달 8일 종영한 Mnet '스트릿 맨 파이터'에서는 '비 엠비셔스'로 탄생한 프로젝트 크루 엠비셔스 멤버로 출연해 활약을 펼쳤다. 가수로서의 끈도 꾸준히 놓지 않으며 지난 해 6월에는 디지털 싱글 앨범 '1AM'을 발매하는 등 음악 활동도 이어왔다.

올 한 해 '탄생' 촬영에 이어 '비 엠비셔스', '스맨파'까지 이어지는 꽉 찬 활동의 시간을 채웠던 이호원은 "친구를 통해서 '비 엠비셔스'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었다. 마감이 이틀 남은 시간이었는데, 참여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많은 분들이 제가 가수에서 배우로 완전히 전향했다고도 말씀하시는데, 저는 제 스스로 단 한번도 전향 했다고 말씀드린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꾸준히 음악을 만들어서 내고 있었고, 춤도 매일 같이 연습하고 있었다. 스스로는 뭔가 당연하게 매일 춤을 춰 왔으니까, 이제는 연습실에서 그만 추고 오랜만에 춤을 추는 모습을 좀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 식구들과 가족들은 조금 반대를 하기도 했다. 정말 춤 잘 추는 사람들이 나오는 자리이고, 또 배우로서 자리잡아 가는 중인데 거기서 떨어지면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까봐 걱정을 하셨던 것이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저는, 청개구리 심보가 있어서 더 하고 싶더라"고 말을 이은 이호원은 "왜 다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싶었다. 저는 제가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다 이길 것 같았고 이길 수 있다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부분도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더 다양한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엠비셔스는 '스맨파' 3위로 프로그램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호원은 "프로그램을 마쳤다고 해서 제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다거나 한 것은 없다"고 너털웃음을 지으면서 "가장 좋은 것은 엠비셔스라는 크루 친구들을 만났다는 것이다"라며 크루원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차분하고 현실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해 온 이호원은 "저 스스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저를 오래 보신 분들은 다 저를 보면서 '너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고 말씀해주신다. 데뷔한 후에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들이 있었는데, 저는 그 때도 그랬고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를 했을 때도, 또 '스맨파'에 나와서 관심을 받을 때도 한결같은 마음이었다"고 속내를 꺼냈다.

1991년 생으로 올해 32세인 이호원은  "제 나이가 50세가 됐든 60세가 됐든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20대 때는 일이 전부이고 곧 그 일이 저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조금 쉬어가는 시간이 생긴다고 해도 그 시간들을 즐길 수 있는 준비가 된 것 같다"며 앞으로 자신에게 다가올 다양한 상황의 시간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탄생'은 지난 달 30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사진 = 민영화사, Mnet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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