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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악몽은 없다' LG, 상위권 굳히기 시도

기사입력 2011.05.04 08:04 / 기사수정 2011.05.04 12:01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LG와 두산의 어린이날 3연전은 이미 정례화된 분위기다.

그런데 LG는 어린이날과 썩 좋은 궁합을 보이지 않았다.1996시즌부터 시작된 두 팀의 어린이날 3연전은 1997시즌과 2002시즌을 제외하고 올 시즌까지 계속되고 있다. 양팀의 지난 시즌까지 어린이날 3연전 통산 성적은 22승 15패 1무로 두산의 우위. 어린이날에 힘을 뺐던 것일까. LG는 희한하게도 어린이날 3연전을 지나친 이후 성적이 곤두박질쳤었다. 심지어 2009년 어린이날 3연전의 경우 두산에 3연전 스윕을 했음에도 이후 LG는 거짓말 같이 하락세를 탔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떠할까. 일단 3일 경기서 박현준의 눈부신 9이닝 역투에 힘입어 연장 접전 끝 2-0 승리를 따냈다. 14승 11패로 이날 패배한 삼성을 제치고 단독 3위로 점프했다. 결국 이번 어린이날 3연전이 완전히 지난 후 LG의 행보를 판단해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충분히 희망적이다. LG는 이미 지난달 23~26일 시즌 첫 3연패를 당하며 중, 하위권으로 처질 위기에 휩싸였으나 이후 4승 1패로 5할 승률 이상을 유지한데다 단독 3위로 뛰어올랐다.

최근 몇 년간 LG가 무너진 패턴을 보면 다음과 같다. 개막 첫 달에 안정적인 투타 밸런스를 과시하다가 4월 말경으로 갈수록 어긋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불펜의 과부하가 이어졌고, 어린이날 3연전서 타력이 강한 두산을 만나 더욱 마운드 내상이 커져 이후 완전히 무너지곤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이 같은 시나리오 자체를 부정할 가능성이 보인다.

이유는 3일 박현준의 눈부신 피칭이 증명했다. LG는 올 시즌 최근 몇 시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선발진이 안정돼 있다. 리즈 주키치가 기대했던 만큼의 1~2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 피칭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꾸준히 5~6이닝을 소화해준다. 여기에 박현준의 성장세와 김광삼의 연착륙으로 선발진이 괜찮은 편이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4.24로 4위지만 퀄러티 스타트는 삼성(13회)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11회다. 선발진이 경기 중반 이후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흐름을 만든 이후 탄탄한 타선으로 확률 높은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게 올 시즌 달라진 LG의 요체다.

실제 지난 1일 넥센과의 5시간이 넘는 연장 11회 대혈투서 LG는 9-10으로 패했다. 중간 계투의 불안감이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이든 흔들리지 않는 선발진의 힘으로 3일 경기서는 연장 승부서 두산을 꺾었다. 자칫 좋지 않은 흐름으로 갈 수 있었는데 박현준의 맹투와 업그레이드된 4번 타자 박용택의 결승타로 승리를 따낸 것이다. 적지 않은 의미가 있었다.

비록 불펜진이 불안해 경기 막판 타력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게 불안요소이긴 하지만, 안정된 선발진을 바탕으로 이기는 야구를 하면서 선수들 사이에서는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는 희망이 싹트고 있다. 박종훈 감독도 "우리 선발투수들이 이제 누구와 붙어도 해볼 만하다"는 말을 했다. 코칭스태프로부터 신뢰받는 선발진, 그리고 선발진을 뒷받침하는 타선의 유기적인 조합으로 LG가 올 시즌만큼은 희망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어린이날 3연전이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LG의 그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사진=박현준 박용택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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