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내야를 구성하던 크리스티언 구즈먼과 코리 코스키의 '화려한 가출'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미네소타 트윈스. 이렇다할 협상도 하지 못하고 이들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스몰마켓을 표방하는 팀들은 애써 키워놓은 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솟으면 재계약 제의도 하기 전에 작별인사를 먼저 남기게 된다.
그나마 '프랜차이즈 스타' 브래드 래드키와 재계약을 이끌어낸 것이 불행 중 다행이다. 그리고 FA는 아니었지만 지난시즌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전성시대를 예고한 요한 산타나와의 장기계약 성사는 이번 오프시즌 최대 성과로 꼽힌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선 트레이드로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이번엔 별다른 보강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 말은 단순히 전력약화로 들릴 수도 있지만 다르게 말하면 기존에 키워온 선수들을 새롭게 선보인다는 얘기다.
말이 필요없는 최고 포수 유망주 조 마우어와 지난시즌 풀타임 가능성을 보여줬고 코리 코스키의 자리를 메꿀 마이클 커다이어를 비롯해 테리 티피와 제이슨 쿠벨 등 지난시즌 잠시 선보였던 선수들이 올해 더 많은 기회를 얻으며 잠재된 기량을 마음껏 선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유격수는 마땅한 대안이 안보여 걱정이 크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A.J. 피어진스키 (C) 1년 225만달러
켄 윌리엄스 단장은 숨가쁜 오프시즌을 보내면서 다수의 계약과 트레이드를 이끌어냈고 나름대로 전력보강에 성공했음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전력보강에 따른 성적 향상이 눈에 띄지 않았던 화이트삭스가 올시즌 성적 상승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누구보다 A.J. 피어진스키와 투수들의 궁합이 절대적이다.
지난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조 네이선과 맞트레이드/트윈스 won)했던 피어진스키는 상당한 공격력을 소유한 우투좌타의 포수로서 시즌 초반 자이언츠의 상승세에 한 몫했지만 투수들과의 트러블로 팀 성적에도 악영향을 끼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특히 극악의 수비력은 화이트삭스의 올시즌을 좌우할 것으로 보여 더욱 관심이 쏠린다. 블로킹과 도루 저지 등 수비에 관한한 약점투성이인 그가 볼배합의 개성이 뚜렷한 화이트삭스 투수진과 안정적인 시즌을 이끌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올시즌의 체크포인트라 감히 말하고 싶다.
2004시즌 성적 (SF)>> 0.272 11홈런 77타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케빈 밀우드 (SP) 1년 700만달러
지난시즌 가능성을 인정받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투수진에 케빈 밀우드의 가세가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밀우드는 지난시즌 전 더 큰 대박을 위해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제시한 다년계약(연평균 1100만달러 선)을 뿌리쳤던 아픈 기억이 있다. 기대와 다르게 최악의 성적표을 받았고 이것은 몸값 하락과 관심도 하락이란 치명타를 안겨주었다.
플레이오프를 노리는 강팀들의 제의는 없었고 인디언스만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자 1년 계약을 선택한 밀우드는 올시즌 명예회복으로 다시 한번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기세다.
C.C. 사바시아, 클리프 리, 제이크 웨스트브룩 등 가장 젊으면서도 풍부한 잠재력을 소유한 영건 마운드에 밀우드까지 각성할 경우 인디언스의 올시즌은 다분히 희망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2004시즌 성적 (PHI)>> 4.85 9승 6패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트로이 퍼시벌 (CP) 2년 1200만달러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투수력보단 타선에 무게가 더욱 실리는 팀이다.
특히 선발투수진은 '암울 모드'로 올해도 힘들어 보이지만 그나마 뒷문을 책임질 트로이 퍼시벌을 영입한 것은 실로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게다가 지난시즌 마무리이자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의 우승을 이끈 우게스 어비나가 제 컨디션으로 불펜에 가세할 경우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물론 대박의 주인공이자 이반 로드리게스와 중심타선을 이끌 매글리오 오도네즈도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투수력이 최대 관건이라는 점에서 마무리 퍼시벌을 선정했음을 알리고 싶다.
퍼시벌은 지난시즌까지 애너하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에서 뛰며 환상적인 직구 스터프와 현란한 슬라이더로 상대편의 공격을 소화하고 팀 승리를 점화한 특급마무리였다. 다만 지난시즌의 불안한 모습 + 미래형 마무리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의 급성장 + 높은 몸값이 이별공식으로 성립되면서 새로운 팀으로 옮겨야만했다.
2004시즌 성적 (ANA)>> 2.90 2승 3패 33세이브
캔자스시티 로열스 없음
일찍이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리빌딩 체제에 돌입한 캔자스시티 로열스로선 베테랑 선수 영입은 큰 의미가 없다. 물론 어린 선수들이 정점에 올랐을 때 큰 경기를 대비한 경험많은 선수들을 영입하기도 하지만 아직 로열스의 사정이 그렇지 못하다.
물론 LA 다저스에서 FA 계약으로 영입한 호세 리마를 선발투수진에 합류시킬 예정이지만 팀 성적에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선정 대상에 포함시킬 수 없었다.
지난해 트레이드 데드라인 당시 카를로스 벨트란 트레이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리빌딩 작업에 들어갔지만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겉으론 리빌딩을 외치지만 드래프트에서 건져낸 월척도 드물고 랭킹에 들어가는 특급유망주도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올시즌 로열스에 주목하시는 팬이라면 미래의 원투펀치를 이룰 잭 그라인키와 데니 바티스타의 성장을 체크하고 트레이드로 건너온 유망주(마크 테헌, 마이크 우드 등)들의 적응력을 관찰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