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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적' 변우혁 "변노유 기대하셨는데,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조은혜의 슬로모션]

기사입력 2022.11.11 11:00 / 기사수정 2022.11.16 20:28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1차지명으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던 변우혁이 KIA 타이거즈로 둥지를 옮긴다. 기대만큼 만개하지 못한 4년. 고향팀에서의 아쉬움과 미안함이 밀려오지만, 누군가는 해보지 못했을 이 경험으로 젊은 선수 변우혁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 뼘을 더 자라 있을 수 있다.

한화와 KIA는 10일 내야수 변우혁과 투수 한승혁, 장지수를 맞바꾸는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변우혁은 트레이드가 발표되기 한 시간 전 이 소식을 들었다. 서산 재활조에서 회복 훈련 중이었던 변우혁은 유산소와 스트레칭으로 운동을 마무리하려던 시점에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 신발끈을 묶고 러닝머신에 올랐던 그는 전화를 받고 땀이 아닌 눈물을 흘려야 했다. 

"정말 정확하게 앉아서 신발끈을 묶고 러닝머신에 올라가는 순간 전화가 왔다. 처음에는 얼떨떨해서 그냥 듣고, 담담하게 물어봤다. 저 어디로 가요? 누구랑 트레이드되는 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김장백 운영팀장님이 슬픈 목소리로 '그동안 너무 못해준 것 같아서 내가 너무 미안하다'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갑자기 너무 눈물이 났다. 전화를 끊고 혼자 러닝머신 위에서 혼자 눈물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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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차지명으로 입단한 변우혁은 2차 1라운더 노시환, 2차 2라운드 유로결(유장혁)과 함께 '변노유'로 불리며 한화 팬들의 많은 기대를 받았다. 빠른 시간 안에 한화를 책임져 줄 선수들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한화 팬들의 상상 속 한화의 미래에는 이 세 명의 선수가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을 이끄는 장면이 늘 존재했다.

하지만 적어도 4년 동안은 아니었다. 변우혁의 상무 입대와 세 선수의 부상 타이밍 등으로 1군에 함께 모이기도 쉽지 않았다. 이제는 변우혁이 팀을 떠나면서 한화의 '변노유'는 해체에 이르고 말았다.

"정말 아쉽다. 처음부터 기대를 너무 많이 받았다. 1월에 신인 합동 훈련을 했을 때, 서산에서 한용덕 감독님이 그랬다. 신인들 운동하는 데 이렇게 기자분들 많이 온 게 처음이다, 너네 진짜 잘해야 된다. 그런데 신인 때 정말 잠깐 1군에서 셋이 같이 있었고 거의 3년을 같이 못했다. 우리끼리 있을 때도 맨날 우리 언제 모이냐, 언제 셋이 같이 야구하냐 그런 얘기를 했고, 주변에서도 많이 그렇게 얘기하셨다. 그게 정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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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와 KIA의 훈련 스케줄이 달라 다음주까지 변우혁은 바쁜 나날을 보낼 예정이다. 아직 팀에 공식적인 작별인사도 하지 못했다. 마무리 캠프 기간 광주 회복조에서 훈련할 변우혁은 광주와 서산, 대전을 오가며 인사를 하고, 짐을 꾸리고 또 풀어야 한다.

변우혁은 "인사를 하러 가면 갑자기 슬퍼질 것 같다. 대전에서 감독님, 코치님들 얼굴을 보며 울 것 같다"면서 "김남형 코치님이랑 박윤 코치님이 지극정성으로 챙겨주셨다. 수베로 감독님도 공부가 되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감독님 방으로 따로 불러서 어떤 게 문제다 분석도 해주시곤 했는데, 올해 아파서 계속 대전에서 야구를 못한 게 너무 한이 된다"고 얘기했다.

"그동안은 경기가 있으니까 경기를 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따로 불러서 게임 플랜에 대한 얘기를 해주셨다. 상대가 어떤 투수고, 상대 팀이 어떻게 나한테 승부를 할지, 그리고 나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경기에 들어갈지. 심지어 포수도 많이 보라고 하셨다.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 때는 감독님이 옆에 계속 붙어서 매 구마다 설명을 해주시기도 했다. 볼배합 시퀀스를 눈에 익히고 공부를 하라고 신경을 써주셨다. 디테일한 기본기를 많이 강조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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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변우혁은 어깨, 허리 등 유독 잔부상이 많았다. 군 복무를 마친 후 첫 시즌, 기량을 보여줘야 하는데 번번이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야구를 할 수 없는 괴로움을 아는 변우혁은 새 팀, 새 시즌 더 이를 악물 수밖에 없다.

변우혁은 "디스크 증상으로 조금 쉬었는데, 허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는 건 아니고 하체 쪽으로 조금 당기는 증상이다"라고 몸 상태를 설명하며 "내년에는 정말 아프고 싶지 않아서 지금 확실하게 통증을 잡기 위해 재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프니까 경기할 때 집중이 아예 안 되더라. 투수와 싸워야 하는데 자꾸 나와 싸우고 있었다. 올해는 정말 평생 아플 걸 다 아팠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그만 아프고 시즌을 완주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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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트레이드가 상대가 된 장지수는 변우혁과 상무야구단에서 같이 생활을 한 사이다. 나이는 동갑이지만 장지수가 먼저 입대한 선임이었다. 

변우혁은 "지수가 맞선임이었다. 내가 완전 바로 밑이었다. 지수가 지수 기수 중 혼자 제일 어린 막내였는데, 나도 내 기수 중 막내였다. 같은 상황이라 지수가 정말 잘 챙겨줬다"면서 "통화했는데 그냥 서로 궁금한 것만 물어봤다. 한화 가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길래 알려주고, 나도 KIA 가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봤다"고 웃었다.

올해 먼저 한화에서 KIA로 트레이드됐던 입단 동기 김도현이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었지만, 군 복무로 자리를 비운 상태. 투수 김기훈이 도움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변우혁은 "기훈이는 상무 후임이었다. 기훈이도 광주 회복조에 같이 있더라. 그래서 모르는 게 있으면 기훈이한테 물어보면 될 것 같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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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가 발표된 날, 프로 지명이 된 날보다 더 많은 연락이 왔다고 했다. SNS 계정으로도 아쉬움과 환영, 응원이 뒤섞인 팬들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한화 팬분들이 정말 응원을 많이 해주셨는데 너무 죄송한 마음이 크다. 오늘도 DM을 엄청 많이 받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 진짜 감사했는데 그만큼 너무 죄송해서 그 말을 제일 먼저 하고 싶다. 4년을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2년이다. 그래서 그 짧은 시간 동안 응원을 많이 해주신 거에 죄송하고 또 감사하다. 힘을 많이 얻어서 가는 것 같다."

그 응원이 무색해지지 않게, 오히려 KIA에서 더 잘해야 한다는 걸 안다. 변우혁은 "KIA에서 전화가 왔을 때 '우리가 투수 두 명을 주고 널 데려온 거'라고 하셨다. 기사로 올라온 장정석 단장님의 말씀을 봐도 나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시는 것 같아서 뭔가 책임감이 더 생기는 것 같다. 정말 준비 잘해서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이다"라고 얘기했다.

"KIA는 좋은 선수들이 많고, 명문팀, 강팀이라고 생각한다. 야구를 하는 건 어디서든 똑같다. 강한 팀이니까 나도 잘하면 팀 성적이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KIA 팬분들이 환영을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겨울에 준비를 정말 잘해서 내년에 안 아프고 한 시즌을 완주하고 싶다. 그렇게 한다면, 분명히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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