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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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힘찬 못 지켜"…SBS, '노동자 위한 일터' 약속 지킬까 (엑's 현장)[종합]

기사입력 2022.11.08 21:10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SBS라는 일터가 '노동자를 위한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 잘 알고 있다." (언론노조 SBS본부 정형택 본부장) 

스튜디오S 故이힘찬 프로듀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8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유족 대표 이희(고인 동생) 씨,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김영민 센터장, 언론노조 SBS본부 정형택 본부장, 민주노총 법률원 신선아 변호사, 돌꽃노동법률사무소 김유경 노무사가 참석했다. 

이달 12일 첫 방송을 앞둔 '소방서 옆 경찰서'의 제작 총괄로 일했던 고인은 지난 1월 사망했다. 당시 그는 "모든 게 버겁다"라는 메시지를 남겨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음을 짐작케 했다. 이에 유족과 전국언론노동조합 및 SBS본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돌꽃노동법률사무소, 민주노총법률원 등이 대책위원회를 마련해 고인의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한 움직임을 이어왔고, 이날 보고서를 통해 정식으로 발표했다. 



또 전날에는 유족과 스튜디오S 사측의 간담회를 진행, 사측 대표 한정환 대표이사가 공식적으로 사과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날 한정환 대표시아는 "故 이힘찬 프로듀서가 겪었을 고통을 엄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였다"면서 유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이날 정형택 본부장 역시 "일터에서 소중한 동료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조합원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가족분들께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과중한 업무, 예산과 편성의 압박이 컸다는 사실이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유가족분들이 바라셨던 것은 일터에서 또 다른 힘찬이가 없어야한다는 것이었다. 유족의 바람, 고인이 극단적 선택으로 말하고 싶었던 드라마 제작 현장의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을 고민했다"고 전했다. 



유족, 노조, 사측은 진상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도출했다. 이들은 편성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첫 방송일로부터 최소 6개월 이상 12개월 범위 안에서 사전 제작 기간을 설정하도록 했으며, 경영진이 연출자와 프로듀서 등 제작진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분쟁을 적극 해결하고 현장 고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했다. 

또  안정적인 인력확보를 위한 채용 및 교육훈련 체계 구축, 회사 차원의 직무스트레스 관리시스템 도입도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직무스트레스 고위험군에 대한 관리 체계, 월1회 심리 상담의 날, 긴급휴가제 도입도 세부 내용으로 포함했다. 

무엇보다 장시간 노동을 제한하고, 최소 휴식 시간을 의무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에도 모두 합의했다. 나아가 노동시간 공통 운영 지침 및 현장 안전 관리 지침을 수립해 시행하도록 했으며, 고충 처리 제도가 실효적으로 운영되도록 업무 고충을 개인이 아닌 조직이 함께 해결하는 분위기와 구조를 만들도록 했다. 



정형택 본부장은 "가까운 시일 내에 합의를 기초로 한 구체적인 드라마 제작 가이드를 만들고 강제성 있는 이행을 위한 약속을 했다. 약속이 반드시 이행되도록 지키겠다. 고인의 동료들이 현장에서 고충이나 어려움을 이유로 좌절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해 노조측에서도 제도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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