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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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마리의 생명을 살린 6마리, 헌혈견 가족의 잔칫상 (동물극장 단짝)

기사입력 2022.11.05 18:0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물 맑고 공기 좋은 경기도 양평군, 특별한 명패가 달린 전원주택 한 채가 있다. 명패에 적힌 글귀는 ‘헌혈견들의 집’이다.

고유진(53), 민성환(52) 부부는 총 여섯 마리 헌혈견과 그 부견까지 총 일곱 마리 대형견들과 함께 살고 있다. 이 가족은 5년 동안 총 17번의 헌혈로 소형견 60여 마리의 생명을 구했다.
 
아빠 ‘진돌이’와 무지개다리를 건넌 엄마 ‘까미’ 사이에서 태어난 오 남매 ‘장군’ ‘행복’ ‘사랑’ ‘이억’ ‘럭키’를 비롯해 전 주인에게 학대와 파양을 당하고 이 집에 들어온 막둥이 ‘강산이’까지 나이가 많은 진돌이를 제외하면 모두 한 번 이상의 헌혈 경험이 있다.



부부는 그런 녀석들이 고맙고 대견해서, 뭐든 최고로 해주고 싶다고 했다. 건축가인 남편 성환 씨는 사람 집 크기만 한 ‘복층 개집’을 지어줬다. 아내 유진 씨는 각각의 체질과 입맛에 따른 ‘화식 맞춤 식단’으로 꼼꼼히 건강을 살펴준다. 뭘 해도 사랑스러운 복덩이들이지만 부부가 제일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은 바로 헌혈견의 상징 ‘노란 스카프’를 목에 매고 있을 때다. 부부는 어떤 사연으로 반려견 헌혈을 시작하게 된 걸까.
 
부부가 반려견 헌혈에 대해 알게 된 건 6년 전이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반려견 ‘백곰이’가 췌장염으로 긴급 수혈이 필요했을 때였다. 담당 수의사의 권유로 장군이가 백곰이에게 헌혈을 해줬고, 그 이후로 백곰이는 3년 동안 건강하게 살았다.



그 일을 계기로 헌혈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관련 협회까지 가입하며, 정기적인 헌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내 개의 생명이 소중하면, 다른 개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것이 부부의 신조다. 국내에도 체계적인 반려견 헌혈 문화가 자리 잡기를 바라고 있다.
 
이날은 사랑이가 견생 두 번째로 헌혈하러 가는 날이다. 노란 스카프를 멋지게 두른 사랑이. 가족들의 응원을 잔뜩 받으며 동물병원으로 향한다.

사랑이는 유진 씨 품에 편안하게 기대어 의젓하게 헌혈을 마쳤다. 헌혈 시 무료로 제공되는 건강검진 결과 역시 만족스럽다. 유진, 성환 부부는 기특한 사랑이를 위해, 특별한 파티를 준비했다. 헌혈 2관왕 사랑이는 어떤 잔칫상을 받게 될까.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평화로운 아침 유진 씨가 행복이를 데리고 아주 특별한 외출을 나섰다. 차를 타고 달려간 곳은 집에서 멀지 않은 배밭이다.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대형견 두 마리가 반갑게 반겨준다. 그런데 녀석들 역시 목에 ‘노란 스카프’를 두르고 있다. 알고 보니 이곳에 사는 곰웅이, 곰순이 역시 과거 헌혈 경험이 있는 ‘헌혈견’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열 살이 넘어 더는 헌혈할 수가 없다고 한다. 신나게 뛰어노는 행복이를 보며, 마음 한구석이 무겁기만 한 유진 씨다. 내년, 내후년이면 오 남매와 강산이도 헌혈을 할 수 없는 나이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더 열심히 ‘헌혈견’에 대해 알리고 싶어한다.
 
사랑을 나누는 헌혈견들과 유진 씨 부부의 이야기는 5일 오후 8시 5분에 '동물극장 단짝'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 KBS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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