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1.27 17:59 / 기사수정 2005.01.27 17:59
(박주영 사진 출처 : 대한축구협회 뉴스란 홍석균님의 사진)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 대표팀(U-20)이 우리 시간으로 27일 세벽 1시 45분에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카타르 8개국 초청 청소년 축구대회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결승전에서, 김승용의 1골과 박주영의 2골로 3:0의 완승을 거두었다. 오는 6월에 벌어지는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U-20)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한국은 전반 41분에 일본 문전 깊숙한 곳에서 신영록의 짧은 크로스를 이어받은 김승용이 가슴 트래핑을 한 뒤, 왼발 슈팅을 성공 시켰다. 전반 44분에는 김승용의 정확한 크로스를 걷어내려는 나기라가 헛발질 하자, 가까이에 있던 박주영이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박주영은 후반 11분에 일본 수비수가 걷어낸 공을 가볍게 오른발로 밀어넣는 추가골을 넣었다. 3골 모두 한국이 대회에서 우승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
승리의 주역, 김승용과 박주영
신영록과 함께 투톱으로 기용된 김승용은 이번 대회 5경기에 출전하여, 일본전에서 첫 골을 기록했다. 그것도 선취골 이었기 때문에 귀중한 골을 뽑아낸 것이다. 패싱력과 크로스 등도 정확해, 방어하는 일본 선수들을 충분히 위협했다. 박주영이 넣은 첫번째 골을 어시스트 하여, 공격력의 진가를 높였다.
한국의 좋은 공격 기회를 만들기 위해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움직여, 한국의 공격력을 높이는데 앞장섰다. 커버 플레이와 짜임새 등을 위주로 수비에 치우친 일본의 두터운 압박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려는 대담한 경기력도 인상 깊었다. 오히려 일본 수비진을 날카롭게 파고들며, 일본 수비진을 무력화 시켰다. 일본의 압박을 받을땐, 반칙을 여러차례 지능적으로 얻어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박주영은 경기 중반까지 일본 수비수들의 강도높은 압박을 받아야 했다. 작년 아시아 청소년 대회에서 MVP와 득점왕을 차지하며 맹활약 펼친데다, 이번 결승전 이전까지 3경기에 출전하여 7골을 넣었기 때문이다. 일본이 한국을 꺾기 위해서는 박주영을 철저하게 견제할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는 선수가 수비진과의 간격을 좁힐 정도로, 박주영에 대한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또 수비진들까지 박주영을 견제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아직 몸싸움에 단점이 있는 박주영이 경기를 풀어가는데 어려웠다.
하지만 김승용이 선취골을 기록한 뒤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1:0 이후 일본의 압박이 느슨해지자, 일본 진영에서 골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끊임없이 찾아 다녔다. 결국 2골을 추가로 넣으며, 골잡이의 진가를 다시 한번 발휘했다. 자신을 압박하는 일본 선수들이 놓치는 실수를 범하면, 결정적인 상황에서 골을 넣으려는 응집력까지 돋보였다.
박주영은 이번 대회에서만 9골을 넣어, 한국의 대회 우승을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 중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여 넣은 골이 7골이다. 뛰어난 골 결정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빠른발과 민첩한 움직임 등을 앞세워 한국의 공격력을 높였다. 또 김승용과 신영록의 공격력을 뒷 공간에서 원활하게 공을 연결했다. 역시 한국 청소년 대표팀의 에이스는 에이스 다웠다.
경기운영, 일본을 압도하다.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3:0의 완승을 거둔 이유는, 박주영 등의 맹활약과 함께 경기운영에서 일본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일본이 수비 지향적인 경기력을 펼치자 한국이 미드필드진을 장악하는데 성공했고, 전진패스 등을 활용하여 패싱력의 정교함을 높여갔다. 또 수비 조직력까지 두터워, 일본의 공격을 철저하게 봉쇄할 수 있었다. 공격력과 수비력 모두, 일본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펼쳤다.
현대축구는 얼마만큼 상대팀 미드필드진을 장악하느냐에 따라 경기력까지 좌우할 수 있다. 한국은 더블 보란치를 형성하는 백지훈과 한제광을 앞세워, 경기 초반부터 일본 미드필드진을 장악했다. 효과를 본 한국은, 빠른 템포를 바탕에 둔 정확한 패싱력 등을 활용하여 일본 진영을 공략했다. 주로 상대팀 수비망을 허무는데 유리한 전진패스를 활발히 이어, 기술적이고 수준 높은 공격력을 펼쳤다.
박주영 등을 꽁꽁 막기 위해 수비에 많이 내려왔던 일본 미드필더들은 수비 위주의 경기력을 펼쳤지만, 막상 중원에서 공격을 적절하게 풀어가지 못했다. 공격시 미드필드진에서 패스 나가는 속도가 떨어져, 한국에 비해 위력적인 공격을 과시하지 못했다. 한국에게 뒤진 후반전에 공격적인 활약이 돋보였지만, 한국의 두터운 수비를 완벽하게 뚫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몇차례 슈팅을 날려봤지만, 대부분 골키퍼 김대호의 선방에 막혔다.
한국은 일본에게 공격을 쉽게 허용당하지 않으려는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구축했다. 오히려 박주영 등을 막기 위해 수비 위주의 경기력을 펼쳤던 일본의 수비진보다 한수위의 수비 운영을 펼쳤다. 후반 15분에 히라야마가 교체 투입 되었지만 한국의 철저한 압박에 막혀,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히라야마는 일본 내에서 '괴물'급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동안의 한일전에서는 전체적으로 그에 맞지 못한 활약을 펼쳤다. 오히려 박주영 등에 비해 공격력이 떨어지는 모습 이었다.
이번 대회 첫번째 예선경기인 중국전부터 이번 일본전까지 살펴보면, 점점 완성되는 형태의 전력을 갖추었다. 3차례의 예선 경기에서는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에서 결정적인 실수들을 여러차례 허용하는 불안한 경기 운영을 펼쳤지만, 알제리와의 4강전에서 안정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일본전에서는 알제리전보다 한 단계 향상된 경기 운영을 펼쳤다.
서로간의 발이 맞추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실전에 임하는 한국의 전력은 향상 되었다. 박주영 의존도가 높은 단점이 있었지만, 일본전에서는 그 이전 경기들에 비해 공격 형태가 다양화 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선수들의 기량과 조직력을 끌어 올리면, 한국의 전력은 세계 청소년 대회 이전에 완성 궤도에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규, 이강진, 오장은 없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분명히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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