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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구장 정전사태, 꼭 짚어야 할 3가지

기사입력 2011.04.17 08:05 / 기사수정 2011.04.17 08:05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강산이 바뀌더라도 없어야 할 일이 벌어졌다.

16일 삼성-두산전 8회초 1사 후 정수빈의 기습번트 때 발생한 대구구장 정전 사태는 관중과 선수, 심지어 미디어 관계자와 TV 시청자까지 피해자로 만들었다. 이날 대구구장은 오후 7시 28분부터 암흑천지가 됐다. 1999년 10월 6일 쌍방울-LG전 1회에 이어 12년만에 발생한 불상사. 약 15분 후 순차적으로 5개의 조명탑에 불이 들어왔고 전광판도 켜졌으나 좌측 외야 조명탑은 끝내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이대로는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오후 8시 16분 통산 6번째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과연 일련의 사태를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일까.

▶ 정말 황당한 사고인가
이번 사태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일단 대구구장 전기실의 메인 변압기가 고장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떠한 최종 결과가 나오든 대구구장을 관리하는 대구시와 삼성에 비난이 쏟아지지 않을 수 없다. 1948년 지어진 대구구장은 그간 제대로 개, 보수가 이뤄지지 않았고, 2006년에는 안전진단서 충격적인 E등급을 받기도 했다. 이후 부지런히 보강 공사를 거듭해 경기에는 지장이 없으나 여전히 각종 시설의 노후화로 관중과 선수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여전히 상상 이상의 열악한 인프라다. 최근 대구시와 삼성이 새 야구장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 무산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왜 서스펜디드 게임인가 
이번 사태는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 야구장 사정에 따른 일. 야구 규칙 4조 12항에는 조명시설의 고장 또는 본거지구단이 관리하고 있는 기계장치의 고장으로 서스펜디드 게임을 선언할 수 있다고 나와있다. 아울러 두 구단 경기 일정의 다음 싱글 게임에 앞서 치른다는 규정에 따라 이날 3시에 8회초 1사 정수빈 타석부터 다시 시작된다. 마운드에도 또 다시 임현준이 올라온다.

4조 12항의 (d)에도 중요한 사실이 명시돼 있다. 서스펜디드 게임은 원래 경기가 중단된 상태에서 재개한다. 원래의 경기를 끝마치는 것이므로 출장 선수와 타순이 그대로 적용된다. 원래 경기서 출장하지 않은 선수는 교체 출장할 수 있으나 교체 아웃 된 선수는 서스펜디드 게임서 다시 출장할 수 없다. 가령 16일 경기서 7회말 몸에 맞는 볼 이후 대주자 강명구와 교체된 조동찬은 서스펜디드 게임 출장이 불가능하다.

또한 원래 경기서 출장명단에 없었던 선수는 서스펜디드 게임에 앞서 출장명단에 포함될 경우 정상 출장 가능하다. 그리고 원래 경기서 교체 아웃 돼 서스펜디드 게임에 출장 불가능한 선수의 등록이 말소될 경우 대신 출장 명단에 등록된 선수 역시 서스펜디드 게임에 출장할 수 있다. 경기 날짜만 바뀌었을 뿐 대부분 상황을 16일 경기의 연장선으로 설정한 후 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 정수빈의 플레이는 왜 무효인가 
야구 규칙 5조 10항에는 조명 시설의 고장으로 심판원이 볼 데드를 선언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아울러 [부기]의 [주1]에는 플레이의 진행 중 조명시설에 이상이 생길 당시의 플레이는 무효로 한다고 나와 있다. 조명 시설이 고쳐지면 고장으로 무효가 된 플레이가 시작되기 전의 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즉, 정전 당시 정수빈의 기습 번트 타구는 정황상 세이프가 유력해 보였지만, 규정에 따라 무효 처리가 된다. 정전 된 이후  경기 상황을 심판원이 판정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 따라서 이날 오후 3시에 재개되는 서스펜디드 게임은 3-2로 앞선 두산의 8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정수빈이 타석에 들어선 이후 구심의 ‘플레이 볼’이 선언되고, 그때 마운드의 임현준이 ‘초구’를 던지게 된다.     

[사진=대구구장 ⓒ 엑스포츠뉴스 DB, 참고=KBO 공식 야구규칙집]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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