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영원한 맞수'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전 세계 축구팬을 전율케 하는 '엘 클라시코 더비'를 앞두고 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17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2010/2011 스페인 라 리가' 32라운드를 치른다.
'전통의 대결'이란 뜻의 '엘 클라시코'도 어느덧 리그 기준으로 162번째를 맞게 됐다. 숱한 화제를 뿌렸던 지난 161번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한 팀은 68승 30무 63패를 기록 중인 레알 마드리드다.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 전적만큼 두 팀은 오랜 기간 치열한 승부를 펼쳐왔다. 지난 1929년 리그에서 첫 맞대결을 펼친 이후 두 팀의 대결은 선수와 팬 모두를 흥분시켰고 전 세계의 이목도 함께 집중시켰다.
엘 클라시코는 처음부터 두 팀이 가진 모든 것이 정면충돌하는 무대였다. 카탈루냐(바르셀로나)와 카스티야(레알 마드리드)를 연고지로 한 지역 감정은 물론 1930년대 말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등장에 따른 갈등도 라이벌 의식을 고취시켰다.
당시 프랑코는 스페인을 무력으로 장악하며 발생한 지역간 분열 상황을 축구를 이용해 극대화시켜, 내전의 정당성을 찾으려 했고 이는 곧 레알 마드리드를 통해 바르셀로나를 억압하는 형태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갈등은 증폭했고 두 팀의 대결은 독재와 억압에 맞선 저항의 충돌로 대변됐다.
프랑코 정권이 사라진 지금도 당시의 갈등은 서로를 향한 증오로 변해 엘 클라시코만이 가진 독특한 정치적 배경을 지니게 됐다.
시간이 흘러 정치적 대립이 흐려진 최근엔 두 팀의 상반된 팀 철학이 엘 클라시코를 통해 부딪히고 있어 흥미를 끈다.
바르셀로나는 유스 단계부터 A팀까지 공통의 철학을 공유하며 유기적인 관계를 이어나간다. 유소년 선수들을 A팀에서 적극 활용하는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매년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하며 스타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카를레스 푸욜, 사비 에르난데스, 리오넬 메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 이적료 '0'의 선수들을 활용하는 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카, 카림 벤제마, 앙헬 디 마리아 등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들인 레알 마드리드의 철학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는 게 최근 엘 클라시코의 특징이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진 엘 클라시코는 단순한 축구 경기가 아닌 지역, 정치, 역사, 팀 철학 등 모든 부분에서 상대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전쟁으로 발전했다. 이것이 바로 전 세계가 엘 클라시코를 세계 최고의 더비로 칭하는 이유다.
[사진=엘 클라시코 ⓒGettyimages/멀티비츠]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