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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유괴범 목소리 연습만 수천 번…조커 같은 역할? OK"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2.08.23 18:5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문정희가 '리미트'를 통해 강렬한 악역 변신에 나섰다.

문정희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리미트'(감독 이승준) 인터뷰에서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리미트'는 아동 연쇄 유괴사건 피해자 엄마의 대역을 맡은 생활안전과 소속 경찰 소은(이정현 분)이 사건을 해결하던 도중 의문의 전화를 받으면서 최악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스릴러 영화다. 

'리미트'에서 문정희는 다정한 초등학교 보건 교사이지만 이면에는 극악무도한 가면을 쓰고 있는 악독한 빌런 혜진 역을 연기했다.

낮에는 다정한 보건 교사인 혜진은 따스한 미소 뒤에는 극악무도한 비밀을 숨기고 있다. 계획을 완성하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사람도, 법도 두려워하지 않는 섬뜩한 인물로, 소은과 연주(진서연)가 얽힌 유괴사건의 중심에 서서 경찰의 추격망 바깥에 숨어 준용(박명훈)과 명선(박경혜)를 컨트롤한다.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읽었다"고 운을 뗀 문정희는 "'이렇게 빨리 달려간다고?' 싶더라. 시나리오 내용만큼 화면에 내용이 그려진다면 굉장히 깔끔한 스릴러가 나올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여자이지만, 여성 분들이 파워 있게 나오는 작품들은 캐릭터가 세기보다는 구성이 강하게 잘 돼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거기에 걸맞은 작품이었던 것 같아서 정말 좋다. 진서연 씨도 처음 만났을 때 '이 스피드가 너무 좋지 않아?'라고 말해서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느껴주는구나 싶었다"고 미소를 보였다.

빌런 혜진의 내적인 감정 표현과 외적인 모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문정희는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며 캐릭터를 차근차근 완성해갔다.

"제가 설정한 겉모습 같은 것들이 잘 전달이 될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인물과 잘 붙어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말을 이은 문정희는 거친 피부 표현과 머릿결 등으로 표현하려 했던 혜진의 겉모습을 언급하며 "머릿결이 안 좋고 새치를 내버려두는 그런 모습이, 생각보다 인물을 표현하는 데 있어 좋은 질감인 것 같더라"고 얘기했다.




이어 "먹고 살다보니 외적인 모습을 가꾸지 못하는 사람들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화려한 액세서리로 자신을 꾸미지만, 정작 진짜 꾸며야 할 자신의 여성성에 대해서는 꾸미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래서 피부에 기미도 나고 머릿결도 거칠게 보이고, 눈도 좀 찌그러져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감독님과 함께 얘기하고 상의하면서 준비했었다"고 설명했다.

초반 목소리로 등장하는 유괴범 목소리 표현은 문정희가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었다"고 강조한, 스스로도 끝없는 노력을 기울였던 부분이었다.

문정희는 "제가 극이 30분 정도 지나서 등장하는데,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 제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첫번째였다. '더 테러 라이브' 같은 영화를 보면 목소리로 끌고 가는 힘이 있지 않나. 그 영화를 많이 생각했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그 인물이 여자로 밝혀졌을 때 이상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 접점을 잘 살렸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목표였기 때문에 목소리부터 어미 처리까지 녹음에도 정말 심혈을 많이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정말 수천 번은 연습한 것 같다"고 말을 이은 문정희는 "어미도 완전히 다르게 해보고, 그렇게 제가 목소리 연기를 위해서 다운받은 앱만 5~6개가 넘는다. 외계인 목소리, 남자 목소리까지 계속 연습해보고 그걸 해 보니까 여성들 특유의 톤이 있더라. 그것을 없애려고 진짜 연습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또 "'아진이를 데리고 있습니다'라는 대사라고 하면, '아'라는 글자를 어느 정도 짧게 말할까, 이런 부분까지 신경썼다. 제가 정말 가장 공들였던 것이 30분 동안 목소리만 나오는 장면이었다"고 노력을 전했다.

'리미트'를 통해 총기 액션에도 처음 도전했다.

문정희는 극 중 이정현과의 액션신을 떠올리며 "서로 어떻게 액션을 해야 할 지 열띤 회의를 했었다"면서 "이정현 씨와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두 사람의 액션이 애들끼리 아옹다옹하는 모습으로 보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옆에 있는 지형, 지물을 이용해서라도 처절하게 액션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저희 둘 다 계속 서로를 던져버리겠다는 마음으로 액션을 했다"고 새로웠던 경험을 되짚었다.

"악역이 매력 있지 않아요?"라고 밝게 웃어 보인 문정희는 조커 같은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당연히 응할 마음이 있다며 "그럼요"라고 싱긋 미소를 지었다.



문정희는 "살다 보면 완전한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런 성향들이 있는 사람들도 더러 만나게 되지 않나. 그런 요소들을 보는 것이 연기를 할 때 좀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지점이 있다. 또 배우의 어떤 매력을 넣을 수 있는 부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조커 같은 악역, 의미 있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좋은 시나리오가 온다면 당연히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조심스레 전했다.

"여성 캐릭터들이 점점 축소화되고 누구의 엄마 혹은 이모, 누구의 무엇 같은 하나의 전형적인 인물로 쓰여지는 부분은 여전히 아쉽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문정희는 "가끔씩 그런 부분에서 조금 외롭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리미트'는 저희들만의 매력이 있고 여배우들의 힘을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여러분이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현재 촬영 중인 새 드라마 '머니게임'을 포함해 촬영을 마친 영화 '승부' 등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열심히 촬영했던 결과물들의 공개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전한 문정희는 "힘들지만 한 컷 한 컷, 정성들여서 찍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해주는 짜릿한 순간들을 매일 경험하고 있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어 "몸은 좀 피곤할지라도, 정신을 차려보면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라 생각한다. 촬영을 마치고 쉬는 기간에도 진짜 잘 쉬어서, 다시 연기할 수 있는 엄청난 힘을 얻었다. 코로나19가 아직 남아있지만, 연기하는 것이 나의 직업이니 정말 이제는 막 불살라보자는 마음으로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며 연기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함께 내비쳤다.

'리미트'는 31일 개봉한다.

사진 = TCO(주)더콘텐츠온·제이앤씨미디어그룹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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