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13 06:59 / 기사수정 2011.04.13 10:21
12일 잠실에서 벌어진 LG와 삼성의 올 시즌 첫 맞대결서 가장 기뻤던 이는 2009년 5월 7일 대전 한화전 이후 근 2년만에 선발승을 따낸 안지만(28)이다. 안지만의 쾌투로 불안감을 안고 있었던 삼성 마운드에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선발 투수’ 안지만은 류중일 감독 부임 이후 첫 작품이다. 류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안지만을 선발 투수로 쓰고 싶어했다. 최근 2년간 제 몫을 못한 권오준과 오승환의 계투 능력 부활을 확신했기 때문이기도 했고, 동시에 어깨 통증으로 훈련량이 부족했던 선발 장원삼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과거 선동열 감독 시절 안지만은 선발 투수로 자리 잡지 못했다. 시속 150km을 상회하는 직구와 횡으로 휘는 슬라이더가 있었으나 부족한 투구 메뉴얼로는 긴 이닝을 소화하기가 어려웠다. 물론 전문 구원투수로 뛰며 힘의 배분 자체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던 5일 대구 롯데전서도 6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불안함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어깨 통증으로 아직 1군에 등록되지 못한 권혁과 시즌 초반부터 연이은 피홈런 허용으로 다소 불안한 행보를 하고 있는 정현욱의 몫을 메우기 위해 불펜으로 이동하는 게 더 낫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일단 안지만이 12일 잠실 LG전서 6이닝 3피안타 1실점(비자책) 호투로 선발승을 따냈다. 1회 김상수의 실책만 아니었다면 무실점도 가능했다. 이날 기존의 투구 매뉴얼인 직구, 슬라이더 조합에 그간 잘 던지지 않았던 체인지업마저 가미해 고비 때마다 LG 타선을 농락했다는 점에서 향후 선발 투수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안지만의 선발 연착륙은 삼성 마운드에 큰 힘이 된다. 삼성은 13일 장원삼이 2군 KIA전에 출격한다. 어깨 통증을 털어낸 데 이어 1군 복귀를 위한 실질적인 첫 관문. 계투요원 권혁도 1군 복귀가 눈앞이다. 장원삼과 권혁이 선발진과 계투진의 한 자리를 성공적으로 꿰찬다면 류중일 감독은 안지만을 불펜으로 돌려 정현욱의 몫을 분담시킬 가능성이 있다.
설령 장원삼과 권혁이 1군 복귀 이후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상황에 따라 다목적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 두 투수가 제자리를 찾는다면 안지만을 롱릴리프로 활용, 게임 메이커 역할을 맞길 수도 있다.
근본적으로 삼성은 마운드의 팀이다. 세대교체가 된 타선의 힘이 여전히 타 구단을 압도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계산된 마운드로 승부를 해야 순위 싸움서 뒤처지지 않을 전망. 나아가 마운드가 안정될 때 류중일 감독이 지향하는 공격 야구의 기반도 잡힐 수 있다. 안지만의 올 시즌 첫 선발승이 올 시즌 삼성 마운드 운용에 희망을 안겼다.
[사진 = 안지만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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