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노수린 기자) 정호근이 과거 상처를 회상했다.
15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40년 차 배우 겸 무속인 정호근이 출연해 오은영 박사를 만났다.
정호근은 신내림을 받게 된 결정적인 원인으로 "내가 거부하면 내 자식이 신을 받아야 한다더라. 그래서 내가 모시겠다고 했다. 그때부터 오늘까지 오게 됐다"고 밝혔다.
정호근은 "삼 남매를 두고 있는데 첫째와 막내를 잃어버렸다. 오 남매 중 첫째 딸과 막내 아들을 먼저 보낸 것"이라며 사연을 공개했다.
정호근은 "큰 딸아이는 미숙아로 나와서 폐동맥 고혈압을 앓다가 네 살이 못 되어 갔다. 막내는 쌍둥이였는데 태어나자마자 아들이 미성숙아로 태어나 3일 만에 내 품에서 떠났다"고 고백했다.
정호근은 "아이들을 먼저 보낸 집안은 난장판이 된다. 부부가 서로 책임을 전가하게 된다"며 "어느 날 큰딸이 너무 그리워 나도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극단적 선택을 결심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도로에 뛰어들려는 순간 차 경적 소리에 주저앉았다. 그때 보름달 같은 아내 얼굴이 하늘 가득 있는데 울고 있더라. 집에 돌아가니 진짜 울고 있었다. 안 돌아올 줄 알았단다"고 밝혔다.
오은영은 "남은 자녀들에게 더 책임을 느끼냐"고 물었다. 정호근은 그렇다고 대답하며 "아버지지만 아내보다 담대하지 못해서 아이들이 아프다고 하면 심장이 벌렁거린다. 아내는 '그거 병이다. 애들 앞에서 그러지 말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오은영은 "아이를 떠나 보낸 부모라면 죄책감과 후회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의사로서 말씀드리자면 아이가 이른둥이로 태어났기 때문에 가슴 아프지만 어쩔 수 없었던 일이다. 정호근 씨의 탓이 아니다"라고 위로했다.
배우 시절 정호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호근은 "그때는 날아다녔다. 지금 그때 연기를 보면 너무 똑부러졌다"고 자화자찬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광개토태왕'과 '뉴하트'였다고. 정호근은 "악역을 잘해 내려고 전심전력 다했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스튜디오 들어가는 걸 전쟁이라고 생각했다"고 배우 시절을 그리워했다.
정호근은 "배우 생활이 아련한 추억이다. 인생을 알 나이가 되니 더 농익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지만, "무당이 되고 나서 드라마는 내 인생에서 삭제됐다. 무속인은 드라마에 쓰지 말라는 조항이 있다"고 밝혀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사진=채널A 방송화면
노수린 기자 srnnoh@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