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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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최순호 감독, 강원과 함께한 영욕의 29개월

기사입력 2011.04.07 14:30 / 기사수정 2011.04.07 14:30

조성룡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성룡 기자] 최순호(49) 강원 감독이 6일 전남과의 '러시앤캐시컵 2011' 경기를 마지막으로 29개월 동안 잡았던 강원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최순호 감독이 강원에 처음 입성한 건 2008년 11월 16일이었다. 강원의 도민구단으로 출범한 강원FC는 "참신하고 지도력을 갖춘 사람을 원했다"며 최 감독을 선임한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최 감독은 내셔널리그의 울산 현대미포조선 감독의 지휘봉을 잡아 울산을 무적의 강팀으로 변모시키는 등 실업 무대를 평정하고 있었다. 최순호는 강원으로 오면서 김영후, 안성남, 유현 등 울산 출신 선수들을 상당수 데려왔다.

강원의 창단 초반 돌풍은 매서웠다. '구도강릉'이라는 명성 답게 많은 관중들이 새 출발을 성원했고 '공격 축구'를 표방한 강원의 축구 역시 매력적이었다. 비록 2009년 최종 순위는 13위로 마감했지만, 시즌 초반에는 선두까지 노릴 만큼 강력했다.

하지만, 2년차부터는 혹독한 시련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도민 구단의 어려움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중위권 달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최순호 감독을 비롯한 강원의 가족들은 "3년을 바라보고 뛰자"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 내셔널리그를 평정했던 그는 강원으로 둥지를 옮겼지만 결국 29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운명의 3년 차인 2011년, 초반 내리 4연패를 당하자 최순호 감독은 결국 자진 사퇴를 하고 말았다. 이런 부진이 계속된다면 팬들에게 약속했던 '3년 계획'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으리라 예상된다.

감독에게는 다양한 의무가 주어지지만 결국 '성적'이 가장 핵심적이었기 때문에 최 감독의 부담감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개월보다 이번 한 달이 훨씬 길었다"는 그의 말 속에는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짐작하게 해준다.



결과에 집착하지 않지만 팬들에게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축구를 최순호 감독은 원했다. 그리고 팬들 역시 그 뜻을 알기에 좋지 않은 성적에 불만을 가졌지만 그를 눈물로 보내는 것이었다.

이제 최순호 강원 초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비록 유소년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강원과 함께할 것이지만 구단의 역사에 기록될 초대 감독으로서 함께한 영광과 상처는 앞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사진 = 최순호 감독 ⓒ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강원FC 제공]



조성룡 기자 WISDRAG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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