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이병규(33)의 소속팀 주니치 드래곤스가 검증된 거포 터피 로즈(40. 오릭스 버팔로스)와 와다 가즈히로(35. 세이부 라이온스) 영입을 희망, 이병규의 입지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올 시즌 42개의 아치를 그려내며 '명불허전'임을 증명한 로즈는 일본에서 엄청난 명성을 자랑한 거포 외야수다. 1996년 보스턴 레드삭스 유니폼을 벗고 긴데쓰 버팔로스 유니폼을 입은 이후 나카무라 노리히로(34. 주니치 드래곤스), 클락과 함께 '이테마에(오사카 방언으로 '날려버려'라는 뜻) 타선'을 구축했다.
2004, 2005 시즌에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하기도 했던 로즈는 일본에서의 11시즌 통산 .285 402홈런 1089타점을 기록했다. 긴데쓰 시절에는 빠른 발을 자랑하기도 하며 20-20클럽(22홈런 22도루)에 가입하기도 했고, 강한 어깨로 외야 한 자리를 확실히 꿰차며 '공·수·주' 모두 갖춘 모습을 자랑하기도 했다.
요미우리에서의 다리 부상, 만 39세의 많은 나이로 인해 예전같은 운동능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나 파워만큼은 확실한 타자다. 주니치가 고대하던 왼손 거포에 긴데쓰 시절 대단한 친분을 자랑했던 나카무라가 주니치에 속해 있어 엄청난 자금을 들인다면 로즈의 주니치 이적은 확실시 된다.
주니치는 세이부의 주포 와다의 영입까지 고려하고 있다. 지난 7월 2일 자유계약선수(FA)자격을 취득한 와다는 FA자격을 취득하면서 "35세가 된 만큼 앞으로의 야구인생이 어떤 방향으로 갈 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밝혀 이적 가능성도 열어 두었다.
와다의 소속팀인 세이부는 꼭 잡겠다는 입장이지만 매년 20억엔 이상의 적자를 기록해 구단 운영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세이부는 주니치와 비교했을 때 자금력에서 크게 뒤진다. 와다의 올 시즌 성적은 .315 18홈런 49타점이다.
나이 탓인지 파워면에서는 노쇠한 면을 보였다. 그러나 맞히는 능력은 여전한 강타자로 11시즌 통산 타율이 .317이다. 포수로도 뛰었으나 별 재미를 못 보았고 타격 능력을 인정받은 2001' 시즌 이후로는 외야를 도맡았다.
타선에서 이들이 모두 가세할 경우 주니치 타선은 파워와 정교함을 겸비한 타선으로 더욱 업그레이드 된다. 3번에 후쿠도메 교스케(31)를 놓고 4번 타이론 우즈(37), 5번 로즈, 6번 와다가 포진한다면 그야말로 '쌍쌍포'가 탄생하는 것. 7번 타자에 나카무라를 놓으면 그 파워는 2004' 시즌 259홈런을 폭발시킨 요미우리만큼 가공할 만하다.
그러나 이는 외야 수비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타순이 된다. 로즈와 와다 모두 90년대에는 빠른 발을 갖춘 타자였으나 현재는 순발력이 엄청나게 떨어진 상황.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후쿠도메에게 중견수 수비를 맡기는 고육책을 써야 한다.
단순히 외야에서의 수비 범위, 운동 능력 면에서는 이병규가 후쿠도메를 앞선다. 주니치 입장에서도 후쿠도메에게 수비 부담을 얹기 보다 외국인타자인 이병규에게 중견수를 맡기는 쪽이 더 편하다. 로즈와 와다의 영입은 결국 외야 수비 체계를 고려하지 않은 중복투자의 일종이 되는 것.
그러나 주니치는 거포에 목말라있는 팀이다. 1996년 팀 홈런 179개를 기록한 이후 10년 넘게 한 시즌 150홈런 이상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에이스 가와카미 켄신에 '영건 듀오' 아사쿠라 겐타-나카다 켄이치로 이어지는 선발진에 현역 최고의 마무리 이와세 히토키가 버틴 투수진은 별 문제가 없다. '앉으면 눕고 싶은' 사람의 욕심처럼 주니치는 탄탄한 투수진에 타선의 엄청난 파괴력을 덧칠하고 싶어한다.
주니치가 포스트 시즌에서 센트럴리그 우승과 53년 만의 일본시리즈 제패에 실패한다면 거포의 외부 영입은 현실이 될 것이다. 그 현실은 이병규에게 상상 그 이상의 위기를 안겨줄 것이다.
올 시즌 .262 9홈런 46타점으로 기대에 못 미친 이병규. 부진으로 인해 맞게 된 이 커다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