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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학대신→베드신, 수위 세다고?"...'장미맨션' 창감독의 속내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2.05.23 17:50 / 기사수정 2022.05.24 14:12

하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하지원 기자) 창 감독이 '장미맨션'을 통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동물 학대 논란에 휘말리며 연출자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첫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장미맨션'은 사라진 언니를 찾기 위해 돌아오고 싶지 않던 집에 온 지나(임지연 분)가 형사 민수(윤균상)와 함께 수상한 이웃들을 추적하면서 예상치 못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23일 창 감독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방구석 코난들처럼 누가 범인인 것 같다는 추측성 댓글을 봤다. 저는 다 알고 있으니까 재밌더라. '앞으로 이렇게 될 거야'라고 설계를 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신선했다"며 "영화가 아닌 시리즈를 통해서 찔끔찔끔 내보내는 게 매력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첫 시리즈 연출을 맡은 소감을 전했다.

'장미맨션'은 19금 편성으로 첫 회 첫 장면부터 정사신과 잔혹한 살인 장면이 그려진다. 창 감독은 "수위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다. 공중파나 케이블 TV 등 광고를 가지고 가는 드라마의 잣대로 보면 수위가 세다고 느낄 수 있지만 유료 가입자들을 기반으로 하는 OTT 플랫폼에 있어서는 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수위를 강렬하게 보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 수위라는 개념보다는 리얼리티의 접근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정사신에 대해서는 "무엇인가를 의도해서 찍었다기보다 첫 신은 장르적인 색깔, 메시지의 색깔을 명확하게 보여줘야 했다. 아파트에 사는 어느 한 집을 보여준 거다. 우혁(조달환)이라는 인물이 결핍으로 그 사단을 벌인 건데 완전 반대인 두 사람의 정사신을 넣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두 사람의 대화도 '대출 다 갚으면 이사 갈 수 있겠지' 하는 신혼부부들의 상황이었다.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었겠지만, 성적인 부분을 극대화하는 클리셰가 꼭 필요했다. 다 다르게 살지만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전혀 노출되지 않은 감옥 같은 것들을 연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라는 배경을 통해 창 감독이 던지고 싶었던 구체적인 메시지는 무엇일까. 창 감독은 "생활 속에 공포가 있지 않냐. 우리와 가장 밀접한 생활 속의 공포를 그려내고 싶었다. 한국 사회는 아파트라는 공간에 굉장히 집착한다. 구조가 가지고 있는 답답함이 있지 않나. 그런 것들을 총체적으로 던져볼 수 있는 공간이고 집착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메시지화 시켜본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동생과 언니가 서로 돈독한 사이가 아니었다는 설정에 대해서는 "주인공의 결핍이 필요했다. 지나치게 불쌍하다거나 사회적 학대를 받은 게 아니라 일상의 공포라는 것은 이런데서도 찾아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가족이지만 차별을 받았던 사람. 이런 것들이 우리 주인공에게 들어오면서 언니에 대한 감정이 하나의 감정이 아니라 복합적인 감정으로 되면 훨씬 더 입체적인 캐릭터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지나 역으로 임지연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는 임지연의 연기 성장이 호기심을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창 감독은 "극 중 지나가 극 중 육상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너무 체구가 없거나 그러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지연 씨를 캐스팅했고 지나 자체가 열등감이 있어야 하는 캐릭터인데 임지연에게서 이상하게 그런 걸 느꼈다. 열등감 있는 무언가를 던져줬을 때 뭔가 오겠다고 생각했다. 주근깨도 그래서 설정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배우들의 열연도 칭찬했다. 그는 "조달환 배우는 너무 잘해주셨고 찰리 역할을 맡았던 김도윤 배우는 조커 같다. 유학을 갔다 왔지만 찌질하게 살아가는 속물에 대해서도 이해를 잘하더라. 이미도 배우도 캐릭터 흡수와 이해가 빨랐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웅인 선배, 손병호 선배, 이문식 선배 등 극을 잘 잡아주시니 너무 좋았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앞서 '장미맨션'은 고양이 살해 장면으로 동물 학대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극 중 살인 전과가 있는 우혁(조달환)이 고양이를 살해하는 장면이 불필요하게 자극적인 연출이라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해 창 감독은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사실 이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하실 거라고는 생각을 전혀 못 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촬영하는 과정에서 고양이가 비를 맞게 하지 않기 위해서 처마도 만들었고 실제로 고양이한테 비를 뿌리지도 않았다. 카메라 앞에만 뿌리는 형태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연출자로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이런 것들이 굉장히 불편할 수 있고 그 불편함이 이렇게 공론화될 수도 있는 거구나 생각했다. 앞으로 촬영을 하는 데 있어서 특히 동물 혹은 아이를 다룰 때 있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신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논란으로 인해 문제가 된 4회차는 편집, 재 업로드됐다. 지난 20일 금요일에는 5~8회차가 기존 오후 4시가 아닌 오후 9시에 업로드되는 일이 발생했다. 창 감독은 "논란이 될 수 있는 장면들을 대거까지는 아니고 몇 장면들을 삭제해서 5부부터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연출자로서 살을 도려내는 기분이었다. 내가 신중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삭제했다. 그 부분이 가슴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창 감독은 "저는 꼭 붙이고 싶은 게 그냥 시리즈가 아닌 '프리미엄 시리즈'라고 하고 싶다. 훨씬 더 시네마틱한 발상과 장르적인 해석들로 만들었다. 감독 창으로서 너무 재밌게 찍었다. 배우들과의 관계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너무 행복한 촬영이었다. 앞으로 관객분들이 드라마 관습에 얽매이지 말고 조금 더 다양한 장르를 만날 수 있게끔 호응과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장미맨션’은 매주 4화씩 3주간 공개되며, 오는 27일 9~12화가 공개된다.

사진=티빙



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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