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안타→병살타' 반전의 전말, 박성한의 센스가 만들었다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유격수 박성한이 빠른 상황 판단과 센스로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모두가 어리둥절한 상황에서 홀로 냉정함을 잃지 않고 있었다.

SSG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5차전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5-2로 이겼다. 전날 8-1 리드를 날리고 아쉬운 무승부로 마쳤던 아쉬움을 털어내고 2위 LG 트윈스에 3경기 차 앞선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SSG의 승리를 견인한 건 박성한이었다. 5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3안타 2득점 2볼넷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성한은 연장 11회말 1사 만루에서 영웅이 됐다. 두산 조수행이 SSG 투수 장지훈을 상대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타구를 날려 보냈지만 끝내기 안타로 기록되지 않았다. 

상황은 이랬다. SSG 외야진은 뜬공 타구가 나올 경우 홈 승부를 위해 바짝 전진 수비를 하고 있었다. 좌익수 오태곤은 조수행의 타구를 잡기 위해 다이빙캐치를 시도했고 공이 그라운드에 바운드 된 이후 글러브에 들어가면서 인플레이 상황이 됐다. 이민호 3루심은 수차례 이 부분을 강조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2루 주자 정수빈과 1루 주자 안재석은 스타트를 끊지 않고 제자리에 서있었다. 3루 주자 김재호가 재빠르게 내달려 홈 플레이트를 밟았지만 정수빈, 안재석이 베이스러닝을 하지 않으면서 끝내기 안타가 성립되지 않았다.

박성한은 이 순간 오태곤의 송구를 받은 뒤 곧바로 정수빈을 향해 달려가 태그 아웃 시킨 뒤 2루 베이스를 밟고 1루 주자 안재석까지 포스 아웃 처리했다. 처음에는 끝내기 안타라고 판단했던 심판진은 박성한과 SSG 벤치의 어필 이후 4심 합의를 거쳐 더블 아웃으로 11회말 공격을 득점 없이 끝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비디오 판독을 통해 박성한의 센스 넘치는 플레이만 다시 확인했다.

박성한은 경기 후 "나도 처음에는 (11회말 조수행의 타구가) 끝내기 안타로 판단했다. 근데 (오) 태곤이 형이 중계 플레이로 내게 공을 줘서 받고 보니 2루 주자가 안 뛰고 그대로 서있고 1루 주자도 귀루하고 있었다. 이건 더블 아웃 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곧바로 2루 주자를 태그하고 2루 베이스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SSG 벤치와 1루수 케빈 크론이 상황을 인지하고 야수들에게 소리를 치기는 했지만 관중들의 함성 속에 전달되지 않았다. 박성한 홀로 정확히 상황을 인식하고 플레이를 이어간 것이다.

박성한은 "누가 옆에서 말하는 걸 듣고 했던 건 아니었다. 순간적으로 판단하고 플레이를 이어간 후 확신을 가지고 심판님들에게 설명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