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주상욱이 아내 차예련의 응원을 받고 '태종 이방원'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막을 내린 KBS 1TV '태종 이방원'은 고려라는 구질서를 무너뜨리고 조선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던 여말선초(麗末鮮初) 시기, 누구보다 조선의 건국에 앞장섰던 리더 이방원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한 드라마. 5년 만에 부활한 KBS 정통 대하사극으로, 평균 10%대 최고 11.7%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주상욱은 태조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이자 조선 제3대 왕, 주인공 태종 이방원을 연기했다. 고려 말 문인이었던 청년 이방원부터 동생들을 제거하고 왕위에 오른 뒤 왕권 강화에 힘썼던 말년의 태종까지 다양하고 입체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인생작이라는 호평을 얻었다.
사극을 많이 경험했지만 정통 대하사극은 주상욱에게도 첫 도전이었다. 그는 "(장르적으로) 엄청난 부담이었다. 게다가 5년 만에 선보이는 대하사극이지 않았나. 캐스팅할 때부터 분위기가 무거웠다. 그런데 하다 보니까 똑같은 드라마 현장이더라. 대하사극이라는 장르에 매력을 느낄 정도로 어떤 드라마 보다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상욱은 "대부분의 드라마 현장은 장소가 여러 군데라 워낙 바쁘지 않나. 같이 밥을 먹으려면 날을 정해야 할 정도로 쉽지 않은데 대하사극은 문경 세트장에서 숙박을 하니까 동료들과 같이 밥을 먹고 술자리를 할 기회가 많았다. 또 어이없게도 제 나이가 여기서는 막내 쪽에 속했다. 열몇 살 차이 나는 형님들과 친하게 지내고 함께 연기하는데 6개월 넘는 긴 시간 동안 하니까 굉장히 즐겁더라. 매력적인 현장이었다"고 떠올렸다.
장르적인 무게감도 컸지만 맡은 캐릭터도 사극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거쳐간 태종 이방원이었다. 주상욱은 "처음 시작할 때 이방원을 연기한 선배님들에 대해 지겹게 들었다.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나눴지만 저는 누구를 뛰어넘을 생각도 없었고 또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냥 우리 만의, 나만의 이방원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 콘셉트도 기존 극과 다르게 가족 안에서 아들, 남편, 아버지로서의 이방원의 이야기를 했다. 사람 이방원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캐스팅 당시 '태종 이방원'에 적극적이었다는 주상욱은 "말 못 할 비하인드가 있긴 하지만 저는 제안이 들어왔을 때 '무조건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사극을 좋아하기도 하고 이런 기회가 쉬운 일은 아니지 않나. 오랜만에 선보이는 정통 사극에서 역사적인 인물의 타이틀 롤을 맡는다는 게 영광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방송 전 주상욱의 캐스팅에 반신반의했던 시청자들은 첫 회 아들 세종과 마주한 태종의 광기 어린 연기에 호평을 쏟아냈다. 주상욱의 이방원을 좋아하는 시청자도 많았다. 이에 주상욱은 "프롤로그 신을 끝날 때쯤 다시 봤는데 쑥스러워서 못 보겠더라. 지금 하면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컸다. 사실 초반에는 대하사극이 너무 가볍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이 됐다. 앞 부분만 잘 버티자고 생각했다. 다행히 중반 왕이 된 이후로 더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던 것 같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아내 차예련도 든든한 응원군이었다. 주상욱은 "아내가 방송을 열심히 봐줬다. 반응은 당연히 칭찬만 한다. 내가 하는 건 다 잘했다고 한다"고 자랑했다.
차예련 역시 오는 23일 첫 방송되는 KBS 2TV 새 일일극 '황금 가면'으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서로 연기 조언을 해주냐는 질문에 주상욱은 "모니터링은 될 수 있으면 다 본다. 그런데 연기 이야기는 별로 안 한다. (아내가 후배인데) 저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되지 않냐. 그렇지만 아내가 물어보면 난 선배니까 나는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그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