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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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 관중을 돌파하던 날, 11년 전으로 돌아오다

기사입력 2007.09.27 12:21 / 기사수정 2007.09.27 12:21

박종규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종규 기자] 한가로운 휴일 오후, 야구팬들은 따사로운 햇빛 아래 선수들의 플레이에 환호했다.

LG와 SK의 경기가 열린 26일 잠실야구장. 추석 연휴의 마지막날을 맞아 관중석에는 남녀노소 각양각색의 야구팬들이 자리를 채웠다. 지난 6월 이후로 약 3개월만에 찾아온 오후 2시 경기에 팬들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강한 햇빛은 피하기 어렵지만 푸른 잔디와 탁 트인 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오후 2시의 야구경기는 나들이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흥분하는 '아저씨팬' 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는 야간경기와는 달리 낮경기는 가족단위의 팬들이나 연인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 이날 잠실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연예인 이동건-한지혜 커플도 야구장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 중 하나였다.

1루쪽 LG 관중석은 올시즌 관중동원 1위에 걸맞는 빨간 막대풍선의 물결이 장관을 이루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낱같은 희망을 가진 관중들이 많았던 것일까. 그 말에도 일리는 있지만 팀성적에 관계없이 꾸준히 야구장을 찾는 팬들 덕분에 LG는 관중동원 1위를 달리고 있다.

3루쪽 SK 관중석도 평소보다 많은 팬들이 자리를 채웠다. 이날 2위 두산이 패하고 SK가 승리하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기에 그 순간을 함께하려는 팬들이 찾아온 것.

경기 내용은 깔끔했다. 득점은 대부분 홈런으로 이루어졌고, 간단히 끝난 이닝도 많았다. 양팀에서 총 10명의 투수들이 등장했기에 오래 걸릴 것 같았던 경기 소요시간, 놀랍게도 단 2시간 55분이었다. 만약 공중파 TV채널로 이 경기를 중계했다면 '정규방송 관계로 중계를 마칩니다' 라는 자막은 필요치 않았을 것이다.

휴일 낮경기에 관중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 공중파 TV채널로 중계해도 중간에 끊기지 않는 경기시간, 경기가 끝나면 다음 날을 위한 휴식의 시간이 제공되는 프로야구. 우리의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는 오래된 풍경이 아닐까. 11년전, 1996년에는 그랬을 것이다. 그 시절의 400만이라는 숫자는 충분히 가능했을 거라 여겨진다.

400만 관중을 돌파하던 날, 잠실야구장은 마치 11년 전으로 돌아온 듯 했다. 그때와는 다른 어떤 흥행의 원동력이 있었지만 말이다.

[사진 = 26일 12,851명의 관중수를 기록한 잠실구장의 응원석 ⓒ LG 트윈스]



박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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