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박소은이 아역으로 활동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지난 21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킬힐'은 홈쇼핑에서 벌어지는 세 여자들의 끝없는 욕망과 처절한 사투, 성공과 질투에 눈 먼 세 여자의 무기 하나 없는 전쟁 드라마다.
극중 박소은은 UNI 홈쇼핑 신입 PD 임어진 역을 맡아 눈도장을 찍었다. 임어진(박소은 분)은 노성우(문지인)과 남다른 케미를 뽐내는가 하면, 속 시원한 돌직구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종영 후 박소은은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킬힐'은 약 4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작, 작품에 임하는 마음이 남달랐을 터. 박소은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어진이 대본을 받았었다. 출연이 확정됐을 때 너무 좋았다. 오랜만에 하는 작품이기도 했고, 너무너무 하고 싶어서 준비도 많이 했다. 오디션 보는 당일에도 연기 선생님한테 들려서 연습을 하고 오디션을 갈 정도로 진짜 열심히 했다"라고 오디션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어 "근데 막상 오디션 보고 나왔을 때는 오히려 아쉬운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부족했나?' 생각이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계속 조마조마하면서 연락을 기다렸던 것 같다"며 "어진이로 캐스팅이 됐다고 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대본 리딩 할 때도 감독님께서 저를 툭 치시면서 '같이 하게 돼서 좋지' 이런 식으로 장난을 치시기도 했다.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에 하고 싶었던 역할을 연기할 수 있어서 시작하기 전에는 그냥 너무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소은은 "개인적으로, 연기적으로는 너무 아쉽지만 저에게는 '킬힐'이 첫 데뷔작 같은 느낌이다. 공백기가 길었기도 했고, 다시 데뷔한다는 마인드로 임했다. 정말 잊지 못할 작품인 것 같다. 하나도 놓칠 것이 없었고 배운 점이 너무 많았다. 작은 거 하나하나 다 앞으로의 제 연기 생활에 도움이 될 것들이었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로서도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고. 박소은은 "배운 점이 너무너무 많다. 사소하게는 카메라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동선을 해야 잘 보이는지 선배님들을 통해서 많이 배웠다. 선배님들께서 본인이 안 보이는 구도에서도 연기를 잘 맞춰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언성을 높이는 건 이제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박소은은 특히 화제를 모았던 계단 신을 언급하며 "계단 신에서 어진이가 성우한테 막 욕까지 하면서 쏟아내고 나가지 않나. 그게 두 번째 촬영이었는데 긴장이 정말 많이 됐었다. 근데 끝나고 나니까 감독님이 '됐어. 어려운 거 다 했어. 잘했어' 라고 하시더라. 감독님께서 그 신이 어진이의 성격을 보여주는 신이어서 되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셨었다. 잘해야 된다는 부담이 컸는데 막상 찍을 때는 속 시원하고 재밌었던 것 같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임어진과 닮은 점이 많다는 박소은에게 싱크로율을 묻자 "60% 정도인 것 같다. 많이 닮았다고 했으니까 80%라고 해야 하나? (웃음) 성격적인 부분은 닮았는데 저는 사실 평소에 다닐 때 어진이처럼 그렇게 예쁘게 꾸미고 다니지 못한다. 편안함을 추구하고 화장도 잘 안 하고 다니는 편이다. 제가 만약에 회사 생활을 한다면 어진이처럼은 못하고 다닐 것 같다"고 설명했다.
'킬힐'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박소은에게 스스로 몇 점을 주고 싶냐고 질문했다. 이에 박소은은 "어렵다. 저는 스스로한테 후하지 못한 편인데...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노력했으니까 35점? 40점? 끝나고 아쉬운 점이 많은 것 같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나중에는 '100점이 만점인가요?' 이러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웃어 보였다.
박소은은 '클래식', '라이터를 켜라', '비밀의 문' 등 아역 배우로 얼굴을 알렸다.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을까. 박소은은 "처음으로 했던 작품은 영화 '클래식'이다. 연기를 배우고 한 건 아니었고,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계속 연기를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다. 왜냐하면 너무 어리니까 진로에 대해서 생각한다기보다는 그냥 촬영을 하고 사진을 찍는 게 너무 재밌었다"고 답했다.
이어 "4살 때 길거리 캐스팅이 됐다. 예쁜 옷 입고 사진 찍어서 잡지에 실리고, 그걸 또 할머니가 스크랩을 해주시고 그런 것들이 그냥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때는 뭘 하고 나면 엄마가 장난감을 하나씩 사주셨다. (웃음) 마냥 재밌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박소은은 "아역을 하면서 유명한 선배님들도 많이 뵀었다. 다들 정말 예뻐해 주셨던 기억이 난다. 사실 '킬힐'에 전노민 선배님이 나오시지 않나. 제가 5살 때인가 은행 CF에서 선배님을 뵌 적이 있다. 말씀을 드릴 기회가 없었는데 그때 생각이 났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예쁜 옷을 입고 사진 찍히는 걸 좋아하던 아이가 어떻게 마음을 굳혔을지도 궁금했다. 이에 대해 박소은은 "과정이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했으니까 당연히' 이런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2, 3학년 때 진로 고민을 하지 않나. 학생 때 제 꿈은 화가랑 학교 선생님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을 하려면 모델 일을 그만둬야 하는데 '나는 이 일을 그만하고 싶지 않다. 계속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모델 일만 계속할 수는 없으니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연기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시작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박소은은 "그때까지는 회사가 없었고 엄마가 다 케어를 해주셨다. 좋은 기회로 CF 현장에서 어떤 관계자분을 뵙게 됐는데 '네가 진짜 이 길을 선택할 거면 회사를 좀 알아보는 게 어떻겠냐'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을 했던 것 같다"며 연기에 대한 욕심과 열정을 전했다.
([엑's 인터뷰④]에 계속)
사진=고아라 기자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