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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 록 뮤지컬 '리지'로 얻은 것 "제 노래가 쉬워졌어요"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2.05.01 12:57 / 기사수정 2022.05.01 12:5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네 명의 여자 배우가 뿜는 록 스피릿이 강렬하고 시원하다. 뮤지컬 ‘리지’ 이야기다. 타이틀롤로 뮤지컬에 화려하게 데뷔한 가수 이소정(레이디스코드)은 6인조 라이브 밴드의 파워풀한 연주에 맞춰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한다. 

“성악 뮤지컬이었으면 제가 성악가분들처럼 완성되게 할 수 없으니 자신감이 없었을 거예요. 물론 록도 다가가기 어려웠어요. 장르가 어렵기도 하고 넘버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거든요. 제가 가수를 하면서 도전하고 싶은 첫 번째가 뮤지컬이었고 록을 음원으로 내고 싶긴 했어요. 록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에너지와 힘이 있잖아요. 밴드 사운드에서 나오는 폭발력이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해요. 라이브를 선호하는 제게 안성맞춤이에요.

대단하신 밴드 분들과 한 번도 아니고 계속 라이브 무대를 할 수 있고 게다가 하고 싶은 록이기도 해 어려웠지만 도전하게 됐어요. 음악감독님이 저를 많이 믿고 기다려주셨어요. 노래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할 수 있다고 확신을 가져주셨죠.”

여성 4인조 록 뮤지컬 ‘리지’는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으로 기억되는 ‘리지 보든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1892년 어느 미친 여름날, 매사추세츠 주 소도시 폴 리버에서 성공한 장의사 앤드류 보든과 재혼한 부인 에비가 집 안에서 잔인하게 도끼로 살해된다. 주인공이자 둘째 딸 리지가 유력한 핵심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강력하게 결백을 주장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해 더 어려워요. 제가 리지를 100% 창조할 수 없잖아요. 정말 실존한 인물이고 실제로 했던 말이나 증언들로 음악이 짜였고요. 그 사람이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야 해 어려워요. 리지가 실제로도 앨리스, 브리짓과 사랑했다는 말들이 많대요. 여자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누군지 확실하게 모르는 거죠. 평생 독신으로 살다 가서 썰들이 많고 해석이 많더라고요.”

실제로는 미제 사건으로 남았지만 뮤지컬 ‘리지’에서는 리지를 살인 용의자로 설정하고 극을 진행한다. 

“제 생각인데요. 미제 사건을 두고 말이 많았기 때문에 뮤지컬, 연극, 책, 영화로 나왔다고 생각해요. 도대체 누구인지, 찜찜하게 끝나면 보는 사람도 찜찜할 것 같아요. 저희는 속이 시원해요. 리지가 살인을 한 것에 설득력을 잃으면 안 되잖아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도록 일부러 더 절망하고 아파하려고 해요. 리지가 너무 했다는 느낌이 들면 마지막에 신나지 않았을 거예요.”

전국적인 관심 속에 세기의 재판이 열리고, 피의자 리지와 언니 엠마, 가정부 브리짓과 리지의 친구 앨리스가 법정에 선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네 명의 진술은 서로 엇갈리고 반전을 거듭하지만, 치열한 재판 끝에 결국 리지는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다.

리지는 말미 무대에 도끼를 꽂고 통쾌함을 발산한다. 자유로워진 그는 어떤 삶을 살까. 이소정은 “당당하게 잘 살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무죄를 받았고 내 것을 누리면서 살 것 같아요. 저라면 친구도 만나고 자유분방하고 신나게 살 듯해요. 실제로는 독신주의자로 혼자 지냈다고 해요. 극에서는 감정선이나 드라마를 많이 넓힌 것 같아요. 절망할 때 확 절망하고 기쁠 때는 하늘을 날아갈 거처럼 희열을 표현해 하면서도 재밌어요. 보는 분들도 굉장히 뜨거운 요동치는 감정을 느끼실 거예요.”

살인사건을 다뤘지만 여성의 연대와 해방을 노래한다. 앨리스까지 환복하면서 네 여성은 하나가 된다. 모든 억압을 깨부수듯 무대 앞에 도끼를 꽂는다.

“저는 탈코르셋을 중점에 두고 연기하기보다는 극에, 리지 역할에 집중하고 있어요. 최선을 다해 리지를 잘 표현하는 게 임무이고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관객 몫이잖아요. 탈코르셋처럼 속 시원했다고 봐주시는 분들도 있고 음악이나 연출에 집중해 보시는 분들도 있어요. 저는 음악의 힘이 크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뜨거운 무대를, 노래를 언제 해보겠냐는 생각이 들어요.”

뮤지컬 데뷔작인 ‘리지’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뭘까. “제 노래가 쉬워졌어요”라고 이야기한다.

“솔로곡들이 높은 음도 많고 어려워요. 행사에서 네 곡 정도 하면 너무 힘들었는데 ‘리지’에서 스물 몇 곡을 하다 보니 자다 일어나서도 하게 되고 좋은 것 같아요. 노래는 계속 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리지’를 하면서 어렵지만 내 안의 다른 감정을 표현을 할 수 있구나 깨닫게 돼요. 매일 조금씩 다르게 하고 있거든요. 어제는 덜 미쳤으니 오늘은 더 미쳐볼까 하는 식으로요. 저만의 루틴을 찾고 안정적인 무대를 찾으려고 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 고아라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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