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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엽의 격투사담] 격투기를 모르는 당신이 K-1 HERO'S를 봐야 하는 이유!

기사입력 2007.09.17 23:57 / 기사수정 2007.09.17 23:57

남기엽 기자
[엑스포츠뉴스=남기엽 기자] '인기스타들의 향연. K-1 HERO'S'

춥다. 가을인데도 춥다. 종합격투기 팬이라면, 적어도 올해는 예년보다 추운 게 정상이다. 이상하리만큼 올해는 종합격투기 이벤트가 왠지 허전하다.

PRIDE는 '쇼'라며 애초부터 UFC나 KAGE시리즈를 열혈 시청했던 마니아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인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같은 시간대에 동양적인 색깔로 물씬 무장하며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PRIDE가 없어진 현 상황은 적어도 기자에게는 겨울이다.

무엇보다 아침부터, 심할 때는 새벽 3시 반이라는 일어나기도 힘들고 깨어 있기도 힘든 시간부터 3-4시간을 시청하는 건 정말 힘이 든다. 격투기에 대한 애정으로 이를 극복하지만 다음날부터 망가져 버린 생활리듬, 화려한 선수소개 영상 대신 나오는 밋밋한 선수 인터뷰를 볼 때마다 PRIDE는 더욱더 그리워진다.

그렇다고 치킨과 시원한 생맥주를 마시며 기분 좋게 시청할 수 있는 이벤트를 찾자니 마땅치 않다. 시간대가 맞으면 대진표가 뭔가 맞지 않는다.

이제 입식격투기인 K-1 말고는 활동시간대에 괜찮은 종합격투기 이벤트를 시청하는 것은 불가능해진 것인가 하는 탄식이 나올 찰나에, 하나 대안으로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K-1의 주관사 FEG가 기획하는 종합격투기 이벤트, 바로 K-1 HERO'S이다. (K-1은 입식격투기이므로 HERO'S와는 다르다!)

9월 17일(월)에 펼쳐지는 K-1 HERO'S가 많은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논술하기보다 기자는, 대진표를 대신 읊어줌으로써 설명을 대신하고자 한다. 그러니 혹 모르는 선수가 있더라도 대략적인 설명을 듣고 이벤트를 충분히 즐겨주기 바란다. 설명은 그 선수의 격투기 커리어가 아니라 그 선수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할 것을 미리 밝혀둔다.

일본 격투기의 영원한 아이콘 사쿠라바 카즈시

먼저, 사쿠라바 카즈시와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가 출전한다. 사쿠라바 카즈시는 작년 연말 이벤트 Dynaamite!!에서 추성훈과 싸워 국내 팬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선수이다. 과거 레슬링을 했던 경력과 강력한 그라운드 기술을 바탕으로 PRIDE에서 현 UFC라이트헤비급 챔피언 퀸튼 잭슨을 포함, 수많은 강자를 물리치며 일본인의 대표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선수이다.

현재는 노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지금도 마라도나의 행동이 이슈가 되듯 이 선수는 앞으로 어떤 경기를 갖든 일정분량 이상의 관심은 알아서 챙겨간다. 

한국의 최무배 선수와도 친한 것으로 알려진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

야마모토 '키드'노리후미는 또 다른 일본의  선수로 역시 레슬링을 베이스로 하는 선수이다.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불 같은 성격으로 많은 해프닝을 만들어낸 바 있다. 그의 매형이 '야마토의 마지막 폭력배' 엔센 이노우에이고 그의 누나도 레슬링 챔피언 출신인 만큼 집안 영향도 적잖이 있으리라. 이 둘의 출전만으로도 대진표는 살이 붙는다. 다만, 이 둘이 서로 격돌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떨어지는 선수들과 각각 붙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아마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선수, '비운의 유도왕' 'PRIDE 4전 전패' '불굴의 역전승의 신화' 윤동식이 출전하니 말이다.

윤동식의 상대선수는 크로아티아 출신의 강력한 타격가다. 크로아티아와 타격가라는 공통점 때문에 일부에서는 '리틀 크로캅'으로 통한다. 과거 PRIDE에서 타키모토 마코토에게 패했지만 서브미션에 걸리기 전까지 우월한 타격을 바탕으로 경기를 장악해 나갔던 선수로 윤동식이 결코 방심할 수는 없는 상대이다.

게다가 이런 타격가에게 유도가이자 그래플러인 윤동식이 '타격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태이니 '한국인 출전''공격적인 경기'등 국내 격투기 팬들이 좋아할 코드가 다 갖추어져 있다. 다시 한 번 멜빈 뫄누프 전에서 보여준 윤동식의 감동의 역전승을 기대하며 지켜보는 것도 아마 이벤트가 없었으면 했을 다른 일보다 꽤 재미가 있는 일일 터이다.

깔끔한 서브미션을 보여주는 샤오린

그 외 또 재미있는 것은 바로 미들급 토너먼트 결승전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빼놓을 수 없다. 전년도 챔피언 J.Z 칼반이 출전하는 것은 물론, 유술의 대가 비토 '샤오린' 히베이로가 출전한다. 더군다나 4강에서부터 이 둘이 맞붙는다. 이 자체로도 격투기 팬들에게는 커다란 이슈거리다. 또 이들과 함께 우노 카오루와 안드레 디다가 출전하는데 이 선수들 또한 무시 못 할 강자이다.

참고로 우노 카오루는 과거 UFC에서도 활약했으며 '천재'라는 별명으로 어린 시절부터 격투가의 길을 걸어온 또 하나의 유명한 일본 격투가이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이들 중 누군가가 우승한다는 사실이다. 당신이 아무리 격투기를 모르는 초보라 할지라도, 누군가 우승을 하는 거니 실력을 대충 가늠해볼 수 있겠다. 왜, 골프 룰을 모르더라도 언젠가부터 타이거 우즈가 계속 우승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그가 나오면 '와~'하지 않았던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골프 룰을 모르는 탓에 직접 느껴보진 못 했지만 말이다.

이제 또 무어가 남아 있느냐. 강한 터프가이들의 박진감 넘치는 대진이 또 하나 마련돼있다. 바로 멜빈 뫄누프와 파비오 실바와의 경기. 한 명은 이미 하드 펀쳐로서 어그레시브한 파이팅으로 익히 유명세를 타고 있는 선수이고 한 명은 '악마의 소굴' 슈트복스 아카데미의 촉망받는 유망주이다. 이 자체로도 이 경기가 기대할만 하다. 더군다나 기자회견장에서 서로 이마를 맞대고 도발하며 싸움까지 벌써 했다니 팬들에게는 이보다 더 재밌게 볼 멍석이 따로 없다. 이 둘은 벌써 서로 때려주겠다고 벼르고 있으니 누가 때릴 것인지 여러분은 느긋하게 안방에서 지켜보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걸 빼놓을 수 없다. 더군다나 이것은 기자가 그리워하는 PRIDE이벤트의 연장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바로 그 매치 '세르게이 하리토노프 VS 알리스타 오브레임'이다.

세르게이 하리토노프는 러시아 군부대 스페츠나츠 출신으로 묵직한 턱과 훌륭한 밸런스로 한 때 PRIDE 헤비급 빅4 반열에도 올랐던 강자 중의 강자이다. 현재 K-1 WGP시리즈를 독식하고 있는 세미슐츠도 이 선수에게는 그야말로 처참하게 당한 바 있다. 비록 입식과 종합은 명백히 다르나 그의 무서움을 실감할 수 있는 하나의 일화가 되기엔 충분할 줄로 안다.

알리스타 오브레임은 PRIDE 미들급에서 활약했던 강자로 의외로 잘 깨지면서도 잘 깨뜨리고 강한 듯하면서도 어딘가 많이 부족하다. 그가 꺾어온 강자들의 면면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이고르 보브찬친, 비토 벨포드를 넘어 지난해에는 세르게이 하리토노프를 일방적으로 꺾은 바 있다.

당시 미들급에서 빅4에 들지 못하는 이가 헤비급에서 소위 No.4라는 선수를 무참히 깨 버렸으니  격투계에는 그야말로 일대 파란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그런 이들이 다시 매치를 갖는다고 한다. 이 경기 이후로 비틀비틀대는 세르게이 하리토노프가 얼마나 와신상담 끝에 오브레임을 공격할 수 있을지 주목하며 보면 되겠다. 척 봐도 190cm가 넘는 거구들의 경기인데다 움직임도 상당히 날렵하기 때문에 눈도 즐거울 것이다.

▲ 좌로부터 알리스타 오브레임과 그의 여자친구, 스테판 레코, 할리드 디 파우스트. 많은 격투기 팬들은 그보다 그의 여자친구를 더욱 좋아한다. 또 간혹 알리스타 오브레임 약점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이것으로 K-1 HERO'S를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한 글을 줄인다. 격투기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보다 관심을 갖고 K-1 HERO'S 이벤트를 볼 수 있는 토양이 되길 바란다.

이 경기는 9/17(월) 오후 9시에 'XTM'을 통해 중계방송된다. 생중계가 아니라 5시간 지연 중계지만 격투기 카페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방송사도 일간지도 그 어느 누구도 결과에 대해 보도하지 않으니 안심하고 시청하기 바란다!



남기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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