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우리 이혼했어요2’가 첫 회부터 동시간대 종편 시청률 1위를 거머쥐며 금요일 밤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 8일 방송된 TV조선 리얼 타임 드라마 ‘우리 이혼했어요2(이하 우이혼2)’ 첫 회가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시청률 6.8%, 분당 최고 시청률은 8.0%를 기록, 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방송된 종편 및 케이블 채널 중 시청률 1위 자리에 우뚝 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신동엽과 김원희, 그리고 김새롬이 시즌1에 이어 다시금 MC와 게스트로 나서 반가움을 안긴데 이어, 나한일-유혜영, 일라이-지연수 등 ‘진짜 이혼 부부’들이 서로에 대해 느끼는 서운함과 미안함의 감정들을 가감 없이 털어놓는 모습으로 눈길을 떼지 못하게 했다
먼저 11살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했지만 7년 만에 파경을 맞아 충격을 안겼던 일라이와 지연수 커플이 등장했다. 앞서 여러 방송을 통해 “전화로 이혼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던 지연수는 제작진에게 현재 신용불량자인 상황이고, 위자료도 받지 않았다고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촬영을 위해 2년 만에 입국한 일라이는 제작진을 만나 “통보한 적 없다”고 단언했고, “아들을 못 본 지 2년째”라며 방송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아들 민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란 짙은 그리움을 드러냈다.
드디어 재회 당일이 됐고, 일라이는 숙소에 먼저 도착해 지연수를 맞았지만 지연수는 눈길도 주지 않고 위층으로 올라가 일라이를 당황케 했다. 일라이와 지연수는 장을 보러 가기 위해 숙소를 나섰지만 지연수는 조수석이 아닌 뒷자리에 탔고, “네 옆자리 너네 엄마거잖아”라며 가시 돋친 말을 내뱉었다. 이어 지연수는 일라이에게 “왜 왔어?”라고 물었고, 일라이가 “민수 볼 수 있다고 해서”라고 답하자 “민수를 왜 이제야 보려고 하는데? 그동안 기회는 많았어”라고 쏘아붙였다. 일라이가 “그래서 민수한테 내가 버렸다고 얘길 했냐”고 따지자, 지연수는 “네가 나를 버린 걸 민수가 아는거다”고 싸늘히 답했다.
숙소로 돌아온 두 사람은 더욱 냉랭해진 분위기 속 저녁을 준비했고, 결혼식이 끝난 날 그랬던 것처럼 마주 앉아 라면을 함께 먹었다. 지연수는 일라이가 이혼하던 날 재판장에 나오지 않은 것을 언급하며 “10년 가까이 같이 산 사람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하잖아”라고 입을 뗐고, 일라이는 “돈이 없는데 어떻게 왔다 갔다 해. 우리 한국에서 살았을 때 완전 거지였어. 그래서 미국 들어갔잖아. 일해야 하니까”라고 토로했다. 지연수는 일라이의 부모님이 있는 미국에 갔지만, 약속과 달리 자신에게 일자리도 주지 않고 분가마저 없던 일이 된 것에 분개했고, “날 투명인간 취급하고 말 시켜도 대답도 안 하고. 내 기분 생각해봤어?”라며 울분을 터트렸다.
일라이 역시 지연수와 어머니 사이를 중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을 피력했지만 지연수는 “나는 너네 가족한테 ATM기였어. 감정 쓰레기통이였고. 너네 집 로봇이고 돈 안 주고 써도 되는 하녀였어”라며 “너한테는 좋은 부모지만 나한테는 사기꾼보다 더 나쁜 사람이야”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일라이가 “우리 가족 사기꾼으로, 도둑놈으로 만들지 마. 이제 못 참아”라고 경고하며 지연수를 노려봤던 것. 지난 결혼 생활 동안 곪을 대로 곪은 감정의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낸 두 사람의 ‘진실 폭로 설전’이 안방극장에 숨이 멎을 듯 한 긴장감과 충격파를 전달했다.
그리고 1989년 당시 3개월 만의 초고속 결혼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나한일-유혜영 부부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결혼 9년 만인 98년 이혼한 두 사람은 2년 후 재결합했지만, 나한일이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이며 징역형을 살게 됐고, ‘옥중 이혼’이라는 충격적인 결별을 맞았다. 나한일은 “청천벽력이었다”고 소회하며 “이혼당해도 싸다고 생각했다”는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그리고 만남의 장소인 통영 욕지도에 도착한 나한일은 선착장으로 유혜영을 데리러 가야했지만, 엉뚱하게 마트로 가서 장을 보기 시작했다. 결국 유혜영은 1시간을 훌쩍 넘긴 후에야 나한일과 재회했고, 나한일은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한 뒤, 좀처럼 긴장감이 벗어지지 않는 듯 허둥지둥 실수를 연발하는 반전 허당미로 폭소를 유발했다.
숙소에 도착한 나한일은 유혜영을 위한 ‘재회 만찬’으로 두루치기와 달걀말이를 뚝딱 만들었고, 유혜영은 “괜찮은데?”라며 흡족함을 표했다. 나한일은 식사 도중 유혜영에게 “멍게 좋아하잖아. 멍게 먹어”라고 권했지만, 유혜영은 “나 바뀌었어”라며 둘 사이에 훌쩍 흘러버린 시간의 거리를 실감케 했다. 그리고 유혜영은 “예전처럼 바쁘게 다니는 건 아니지? 무지 바쁘더라 옛날엔”이라며 “자는 것하고 티브이 본 기억밖에 없다”는 뼈 있는 말로 나한일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식사를 마친 후 카페로 향했고, 나한일은 “특별하게 싫은 건 없었잖아”라며 조심스레 속마음을 꺼냈다. 유혜영은 “아니, 싫었는데?”라며 “26년을 밖에서 살았어. 얘기하려 해도 앉아있지 않았어. 대화를 한 적이 없다니까?”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유혜영은 “지금처럼만 대화했어도 우리 그렇게 안됐어”라며 섭섭함을 토로했고, 나한일은 “헤어진 게 나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유혜영은 “누구 때문이란 건 없어. 나도 미안함이 많다”며 나한일을 다독였다. 다시 숙소로 와 각자의 공간에서 시간을 가지던 중 나한일은 거실 쇼파에서 깜빡 잠이 든 유혜영을 발견했고, 조심스레 유혜영의 건너편에 앉아 물끄러미 얼굴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지난 7년간 쌓아온 그리움과, 상대를 향한 미안함이 묻어나는 나한일의 눈빛과 미소가 먹먹한 여운을 드리우며,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사진 = TV조선 방송화면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