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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닥터' 고상호 "무대·드라마 병행, 힘들어도 해야죠" [엑's 인터뷰④]

기사입력 2022.03.01 13:00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엑's 인터뷰③]에 이어) 배우 고상호가 드라마 '고스트 닥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월 22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고스트 닥터'는 신들린 의술의 오만한 천재 의사와 사명감이라곤 1도 없는 황금 수저 레지던트, 배경도 실력도 극과 극인 두 의사가 바디를 공유하면서 벌어지는 메디컬 스토리.

고상호는 안태현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안태현(고상호 분)은 차영민(정지훈)에게 발탁돼 병원에서 일하고 있지만, 돌아오는 건 차영민의 무시 뿐이었다. 희망이 보이지 않던 그때, 차영민이 코마에 빠졌다. 안태현의 굵직한 선택들이 시청자를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2', tvN '빈센조'에 이어 '고스트 닥터'까지. 대중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고상호는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다 보니까 아직까지 체감으로 느낀 적은 없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주변의 반응이 어땠는지를 묻자 "예전에는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댓글을 보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안 봐서 댓글이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다. 반응 같은 경우에는 제가 의도한대로 봐주고 있는지 궁금해서 지인들에게 '어때, 좀 불쌍해 보여?'라고 물어봤다. 지인들이 '안쓰러워 죽겠어', '왜 다 너한테만 그러냐'라고 하더라. '그럼 '성공했네' 했다"라고 답했다.

안태현은 차영민을 배신하는 모습으로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자수하는 엔딩을 맞이했다. 고상호는 극중 캐릭터인 안태현에 대해 "저는 태현이랑 완전 다르다. 저는 장난도 많이 치고 태현이처럼 진지한 스타일이 아니다. 일단 저는 웃음이 많은데 태현이가 웃는 걸 본 적이 없다. 그것부터가 다르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어 "'고스트 닥터'를 찍으면서 '내가 웃은 적이 있나?' 싶었다. 제가 마지막 장면에서 살짝 웃지 않나. 그 웃음을 아꼈던 이유가 마지막에 다 털고 나서 후련한 마음으로 포인트를 주려고 했다. 이걸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 있지 않을까 해서 끝까지 아꼈는데 그럴 상황이 안 나오더라. 그렇다고 자수한 후에 웃어버리면 뭔가 또 다른 면으로 복수한 것처럼 될 수 있지 않나. 그래서 그런 후련한 웃음을 못 보여드린 게 좀 아쉽긴 하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또 고상호는 "그래도 마지막에 태현이가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 과정이 좀 공감이 됐던 것 같다. 교수님이 나를 위해 애써주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면 저는 가서 주먹질이라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웃음) 태현이가 모든 걸 밝히고 자수한 것 자체가 주먹질보다 더한 걸 한 거긴 하지만... 저는 그렇게 머리를 쓰는 것보다는 즉흥적으로 바로 찾아갔을 것 같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현장 분위기에 대해 묻자 고상호는 "늘 너무 좋았다. 정지훈 형님, (김)범 씨도 그렇고 워낙 밝은 사람들이다 보니까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시간이 길어지면 서로 응원도 많이 하고 그랬다. 비 형은 맨날 '자 가시죠!' 이랬다"며 정지훈 성대모사를 하기도 했다.

고상호는 김범에 대해 "범 씨는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연기 내공에서는 정말 한참 선배님이다. 범 씨가 하는 것들을 다 유심히 보고 그냥 받기만 했었던 것 같다. 워낙 노련하게 잘하는 배우"라고 언급했다.

이어 "대사도 너무 많지 않았나. 옆에서 지켜보면서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 되게 힘들어보였고 안쓰럽기도 했다. 대사량도 그렇고 분량도 그렇고. 범 씨는 모든 사람을 상대하면서 모른 척도 해야 하고 다른 역할도 해야 하지 않나.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 고상호는 김범의 연기를 보며 동기 부여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한 번은 범 씨가 초반 단체 회의 신에서 혼자 막 얘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한 번도 틀리지 않고 대사를 쳤다. 어려운 의학 용어도 많이 들어가 있고 한 번에 하기가 힘든 대사였는데 한 번에 끝내서 박수가 막 나왔던 것 같다"며 "이런 건 꼭 알아줘야 한다. 꼭 써주셔야 한다"라고 웃어 보였다.

재밌었던 에피소드가 있냐고 질문하자 함께 호흡했던 박철민(반태식 역)을 언급했다. 고상호는 "철민 선배님은 진짜 애드리브의 황태자셨다. 애드리브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나올 때도 있지만 집에서 미리 준비를 해오신다.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방과장스럽게 잘 짜오시는지 모르겠다"라며 감탄했다.

이어 "예를 들어 '갑툭천'도 애드리브였다. 저는 심각한 장면이 대부분인데 선배님이 대본에 없는 애드리브를 하시니까 너무 웃겨서 막 웃었다. 근데 형님이 그것마저도 받아서 '웃어?' 이렇게 하셨다. 반과장님이랑 찍을 때마다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고상호에게 '고스트 닥터'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고상호는 "저를 살려준 작품. 제 마지막 대사처럼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가 되는 작품이다. 안태현이라는 역할을 믿고 맡겨주시고, 또 살려주셨다. 제 인생에 있어서 감사한 드라마로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무대와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고상호는 활동 계획에 대해 "4월부터 7월까지 뮤지컬 무대를 하게 될 것 같다. 그 외에는 무대와 매체를 같이 병행하기 위해서 조율하는 중이다. 저의 올해 목표는 건강하게 모든 걸 소화해낼 수 있도록 체력을 잘 유지하는 거다"라고 답했다.

동시에 무대와 촬영을 한다는 게 힘들진 않냐고 묻자 "힘들어도 해야죠"라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눈길을 끌었다.

'고스트 닥터' 종영 기념, 캐릭터 안태현과 배우 고상호에게 한 마디씩 해달라고 요청했다.

"태현아, 뒤늦게나마 네가 뉘우쳐서 너무 다행이야. 너의 심성이 원래는 그렇지 않다는 걸 잘 알지만 그래도 죗값은 치러야 하지 않겠니? 어느 정도 될지는 잘 모르겠으나 나와서 다른 일 하더라도 그 심정 잊지 말고. 너는 착한 아이기 때문에 노력한 만큼 무슨 일을 하든 잘해낼 수 있을 거야. 잘 뉘우치고 잘 있어.

상호야, 촬영이랑 무대랑 같이 하느라 고생 많았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겸손하고 늘 자신감을 잃지 않는 상호로서 존재하길 빌게."

사진=박지영 기자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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