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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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부진의 끝에서 쏘아올린 부활 신호탄

기사입력 2007.09.03 19:45 / 기사수정 2007.09.03 19:45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대전, 김경주 기자]  자신에게는 102일 만의 골, 팀에게는 오랜만의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골. 어느 쪽으로 바라봐도 김동현의 골은 값지기만 하다. "8월이 너무 힘들었는데 9월의 시작이 좋다"고 기쁨을 에둘러 표현했지만, 얼굴에 가득 핀 기쁨은 숨기기가 어려웠다. 김동현은 첫 골을 터트린 김두현과 더불어 자신의 대 스승의 가슴에 비수를 꽂으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김동현이 처음 성남으로 이적했을 때 대부분의 성남 팬들은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우성용의 이적으로 비어 버린 토종 공격수의 자리를 그가 빈틈없이 메워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친정팀인 수원과의 경기에서 전반 2분 만에 골을 터트리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그의 길고 긴 부진의 터널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그 후 그의 발끝은 침묵을 지켰고, 성남은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성남 팬들은 후반기 들어 더욱 무뎌진 성남의 공격과 계속되는 패배의 중심에 그가 서있다고 여기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터져 나온 그의 몇몇 발언들과, 그에 따른 오해는, 그와 팬들의 감정의 골을 더 깊게 만들었다. 이러한 악재 속에 김동현은 지쳐갔고, 성남 팬들은 그에 대한 기대를 버리기 시작했다. 

경기 종료 후 흥분한 대전 팬들의 욕설을 참아가며 인터뷰를 하던 그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작고 차분했다. 골은 넣었지만 아직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한다며 휴식기를 통해 체력 보강에 힘쓰겠다고 소감을 밝힌 그는 서둘러 대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아직 멀었다는 듯 기쁨이 어렸던 표정을 금세 굳히고 고개를 숙인 채 대기실로 향하는 그의 하얀 유니폼은 푸른 잔디 물이 들어 새파란 빛을 머금고 있었다.  

[사진=결승골을 넣은 김동현 (C) 엑스포츠뉴스 김경주 기자]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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