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3.11 21:32 / 기사수정 2011.03.22 03:37
지난 2월 28일 귀국한 손연재는 입국 전 러시아에서 열린 '2011 모스크바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했는데, 일부 누리꾼들이 이 대회에서 손연재의 성적이 부풀려졌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
손연재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세계적인 리듬체조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모스크바 노보고르스크 훈련장에 입소해 훈련에 매진해 왔다.
올 시즌 연기할 새 작품 완성에 집중하고 있었던 손연재는 2월 말에 러시아에서 열리는 모스크바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해 새 작품을 점검해볼 예정이었다. 이 대회에 출전한 손연재는 후프(25.850점), 볼(25.500점), 곤봉(25.500점), 리본(23.850점) 등 4종목 합계 100.700점을 받아 참가 선수 47명 중 '19위'를 기록했다. 이 대회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손연재는 '19위'로 표기됐다.
그러나 손연재의 이 성적은 일부 국내 언론에서 '더 좋은 성적'으로 오보를 내면서 오해가 시작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19위'를 기록한 손연재가 어떻게 언론을 통해 더 좋은 성적으로 알려졌느냐며 반문했다.
손연재의 정확한 순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국제체조연맹(FIG)의 규정에 의하면, 모스크바 그랑프리 시리즈에서의 손연재의 정확한 순위는 대회 공식 홈페이지에 표기보다 순위보다 6계단 오른 '13위'가 된다. FIG 순위에서 '번외 선수'는 제외되기 때문.
이 대회 심판으로 참여한 FIG 심판인 김지영 대한체조협회 강화위원장은 "모든 국제대회는 한 국가당 2명 이상의 선수는 출전시킬 수 없다. 이 대회에 조직위로 참여한 국제심판들에게 러시아 출전 선수 8명 중, 6명은 번외 선수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끝난 뒤, 홈페이지에 기재된 순위에서는 러시아 선수 8명이 모두 순위에 포함돼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대회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들은 1위부터 7위까지 휩쓸었고, 나머지 한 선수는 9위에 올랐다. 리듬체조의 '절대 강국'인 러시아 선수들이 제한 없이 출전할 경우, 상위권은 모두 러시아 선수들이 휩쓰는 것이 국제무대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손연재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19위'가 됐을까. 바로 경기전, 번외 선수로 기록된 러시아 선수 6명이 모스크바 그랑프리 대회 홈페이지 순위에 올라갔기 때문이다. 또한, 그랑프리 대회는 FIG에서 공인하는 월드컵시리즈보다 단계가 낮은 대회다.
대한체조협회의 관계자는 "일반적인 인터내셔널 대회인 그랑프리 대회는 FIG에서 주어지는 랭킹 포인트를 받을 수 없다. 월드컵시리즈와 비교해 한 단계 낮은 대회이다. 하지만, 출전 선수들은 대회 성격에 따라 레벨이 높은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세계 상위권 선수 상당수가 출전했다"고 전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손연재는 당시 금메달리스트였던 안나 알랴브예바(18, 카자흐스탄)보다는 낮은 순위에 올랐다. 하지만, 17세의 나이에 동양권선수로는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르며 선전을 펼쳤다. FIG의 규정대로 한다면 러시아 6명은 번외 선수로 처리돼 손연재가 '13위'에 해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 사건이 불거진 이유는 초기에 손연재의 성적이 잘못 기록된 보도가 나왔고, 여기에 일부 누리꾼들이 잘못된 정보를 공개하면서 파문은 더 커졌다.
지난 시즌, 손연재가 출전했던 국제대회는 '2010 월드컵시리즈 그리스대회', '월드컵 콜베이대회', '월드컵 이탈리아 페사로 대회' '모스크바 세계선수권' 그리고 '광저우 아시안게임' 밖에 없었지만, 인터넷을 통해서는 손연재가 출전하지도 않았던 대회 목록이 나가기도 했다.
서혜정 대한체조협회 기술부위원장은 "FIG 규정상 한 국가에서 2명 이상의 선수가 출전하면 안 된다. 하지만, 이 대회는 월드컵시리즈가 아닌 그랑프리대회이기 때문에 러시아 번외선수 8명이 포함됐다. 이들 선수를 제외하고 13위에 오른 것은 분명히 선전한 결과다"라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술위원장은 "이 대회는 러시아는 물론, 유럽지역에서 잘하는 선수 대부분이 출전했다. (손)연재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2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 대회에서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신보다 높은 순위에 오른 상당수의 선수를 제치고 높은 순위에 올랐다. 리본에서 실수를 한 것 이외는 지난해보다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사진 = 손연재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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