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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고 공 들인 작품"…정우→김갑수 '뜨거운 피', 날 것 담은 누아르 탄생 [종합]

기사입력 2022.02.21 12:29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뜨거운 피'가 공개된다.

21일 오전 영화 '뜨거운 피'(감독 천명관)의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정우, 김갑수, 최무성, 지승현, 이홍내, 천명관 감독이 참석했다.

'뜨거운 피'는 1993년, 더 나쁜 놈만이 살아남는 곳 부산 변두리 포구 ‘구암’의 실세 ‘희수’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밑바닥 건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린 작품이다.

천명관 감독은 연출을 맡게 된 계기에 대해 "원작 소설이 나오기 전부터 김언수 작가에게 어릴 때의 이야기를 술자리에서 많이 들었는데 너무 재밌더라. 그런 걸 소설로 써보라고 옆에서 적극적으로 권했다. 이후 엉뚱하게 제게 연출 맡아주면 어떠냐고 하길래 여러 번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스에 있을 때 원고를 보내줬는데 하루저녁에 다 읽었다. 책을 덮는 순간 남을 주면 아까울 것 같고 후회할 것 같았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제가 한 번 해보겠다고 해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설은 '구암 건달들은 양복을 입지 않는다'는 구절로 시작되는데 상징적인 이야기다. 조직화되어 있고 질서가 있는, 검은 양복을 입고 그랜저 타고 다니는 건달들이 아니다. 생활인들인데 상황이 닥치거나 때가 되면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먹고, 사는 이야기라 그런 느낌을 주기를 바라서 로케이션에 공을 들였다"고 덧붙였다.

정우는 "다른 작품을 촬영하던 중에 대본을 받아봤었다. 대본을 읽기 전에 대략의 정보는 들어서 알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기존에 부산 사투리나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 나왔었기 때문에 반복된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큰 궁금증은 갖고 있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대본을 읽어보고 욕심이 났다. 특히 희수라는 캐릭터에 욕심이 났다"고 전했다.

이어 "기존에는 밝고 유쾌한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이번에는 정통 느와르와 날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느낌을 받았다. 희수라는 캐릭터를 할 수 있는 또래 배우들은 욕심을 낼 만한 캐릭터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전체 리딩 때부터 긴장을 많이 했다. 평소에 존경하고 동경하는 선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설렘과 두근거림이 있어 리딩 때 더 긴장했던 것 같다. 실전 촬영 때도 전날에 잠을 설쳐가며 마음을 졸였던 것 같다. 배우로서 에너지를 많이 받은 현장이었다"면서 "특히 김갑수 선배는 따뜻한 엄마 품처럼 안식하고 쉼을 주는 에너지를 굉장히 많이 받았다. 아마 김갑수 선배와 작업한 후배, 동료 배우들은 이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알 것"이라고 김갑수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김갑수는 ""보스라고 하기엔 애매한 캐릭터다. 폼을 잡고 그런 게 없다. 감독님께서 '읍소형 보스'라고 하더라. 계속 부탁하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작품 출연 계기에 대해서는 "제가 폭력적인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출연을 안 했는데, 시나리오를 읽어보면서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기존의 폭력물같지 않고, 치열한 삶이 들어있다. 조용히 지내고 싶지만 누구와도 싸워야 하는 치열함, 그런 시대에 처해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최무성은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일반적인 누아르이면서도 동시에 인간의 내면을 잘 다룬, 재밌는 영화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시나리오에 그런 부분들이 명확하게 맛깔스럽게 찰지게 들어있었다"면서 "제가 맡은 캐릭터는 건달 세계 안에서도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이다. 똘끼도 있어서 표현할 때 개성 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도전이 생길 수 있겠다 싶었다. 욕심을 많이 냈다"고 밝혔다.

철진 역을 맡은 지승현은 "철진은 초고에서 작은 역할이었고, 캐스팅도 마지막에 됐다. 당시 드라마를 두 작품 하고 있었는데, 대본을 보자마자 '뜨거운 피'는 정말 하고 싶더라. 철진이라는 역할이 너무 하고 싶어서 출연하게 됐다"며 "정우 형과는 '바람', '이웃사촌' 등에서 호흡을 맞췄다. 정우가 부산사투리를 하는 작품을 할 때 늘 제가 나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미 역을 맡은 이홍내는 "청춘의 젊은 에너지를 표현하고 싶었다.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럭비공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정우 선배를 사랑하게 될 정도로 선배를 많이 의지하고 쫓아가며 아미를 소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끝으로 천명관 감독은 "저는 한동안 소설가로 살다가 충무로에 발을 들인지 30년 만에 연출을 하게 됐다"면서 "직접 해보니까 재밌고, 제가 생각한 것들을 많은 사람들과 협업해서 풀어내는 과정이 재밌었다. 아쉬움도 존재하지만, 또 연출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뜨거운 피'는 3월 23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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