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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피디아] 뮤지컬 '라이온 킹', 아직 안 봤어? 백문이 불여일견 (엑필로그)

기사입력 2022.02.09 06:1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 또는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의 공연 에필로그를 담은 수요일 코너 (엑필로그)를 통해 뮤지컬·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배우의 연기를 돌아봅니다 <편집자 주>

이주의 작품= 뮤지컬 ‘라이온 킹’ (The Lion King)

아프리카 대지를 배경으로 왕으로서 제자리를 찾는 사자 심바의 여정과 자연과 인간의 섭리 ‘생명의 순환(Circle of Life)’이란 철학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널리 알려져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가 원작.

1997년 11월 13일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래 세계 21개국, 100여 개 도시, 1억 1천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한 ‘세계 역대 흥행 1위’의 작품이다. 토니상, 아카데미상, 그래미상 등 세계 70여 개 주요 어워즈에서 수상했다.

브로드웨이 초연 20주년을 맞아 성사된 인터내셔널 투어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2018-2019 시즌 처음으로 한국에서 원어로 공연했고 이번이 3년 만의 인터내셔널 투어의 한국 공연이다. 

언제= 2022년 3월 18일까지 (4월부터 부산 공연)

누구= 심바: 데이션 영, 날라: 아만다 쿠네네, 무파사: 음토코지시 엠케이 카니일레, 라피키: 푸티 무쏭고, 어린 심바: 마하라누이 무리와이 카이와이-와니카우, 산티노 후안 산티아고, 애셔 화이트헤드, 어린 날라: 에린 코르테즈, 라쉘 페르난도, 필리아 테, 스카: 안토니 로렌스, 자주: 앙드레 쥬슨, 티몬: 닉 머서, 품바: 피에르 반 히어덴, 반자이: 비요른 블릭노트, 쉔지: 캔디다 모소마, 에드: 마크 테이덤 등. 

어디=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4월부터 부산드림씨어터)

러닝타임= 150분

요약= 광활한 아프리카 대지가 배경이다. 평화로운 왕국 프라이랜드의 왕자로 태어난 사자 심바가 아버지 무파사를 죽인 삼촌 스카를 물리치고 왕국을 되찾는 여정을 그린다. 

개코원숭이 주술사 라피키가 훗날 왕이 될 아기 사자 심바의 탄생을 알리며 ‘서클 오브 라이프(The Circle of Life)’를 부른다. 붉은 태양이 아프리카 사바나 초원 위에 떠오르고 다양한 동물들이 절벽 아래로 모인다. 무파사는 후계자인 심바를 동물들 앞에 번쩍 들어 올리며 공연의 서막을 연다.

관전 포인트= 첫 넘버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부터 익숙한 선율. 원작이 매우 유명한 덕에 남녀노소 어렵지 않게 극에 빠져들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뉴욕 여행 온 기분은 덤.)

배우와 퍼핏(puppet, 무대 위에 등장하는 동물들을 표현한 가면이나 인형)의 혼연일체. 배우의 하체가 동물의 뒷다리가 된다거나 머리 부분을 실로 연결해 함께 움직이는 식이다. 동물들이 직접 움직이는 것 같은 완벽한 결합이 인상적. 세밀하고 정교한 몸놀림으로 동작 하나하나 실감나게 표현한다.

배우의 모습을 가리려 애쓰진 않는다. (‘라이언킹’은 결국 인간의 이야기이기 때문.)

천방지축 아기 사자에서 무리를 이끄는 왕의 자리로 돌아가게 된 심바의 성장 과정을 비롯해 우정, 사랑, 선과 악까지 인간의 삶과 다를 바 없는 스토리를 담는다.

'모든 생명은 균형을 이루면서 공존하며 살고 생명이 다하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극을 관통한다. (심바가 '우린 영양을 잡아먹잖아요'라고 하자 무파사는 '우리가 죽으면 풀이 되고 영양들은 그 풀을 먹는단다. 모든 것은 돌고 돈 단다'라고 답한다.)

무대라는 제약된 공간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볼거리를 선사한다. 무파사의 아들 심바의 후계자 명명식에서 얼룩말, 가젤, 코뿔소, 기린, 얼룩말, 치타, 코끼리, 새 등이 모이고 아프리카의 대자연이 무대 앞에 펼쳐지는 장면이 웅장하다. 스카의 계략으로 심바가 물소 떼에 쫓기는 장면도 엄지척. 최대한 원근감을 살리며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서클 오브 라이프'뿐만 아니라 '하쿠나마타타', ‘캔 유 필 더 러브 투나잇’ 등 많은 넘버가 친숙하다.

(엘튼 존과 작사가 팀 라이스 콤비,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음악가 레보 엠, 영화 음악의 대부로 불리는 한스 짐머가 애니메이션에 이어 뮤지컬 작업에 참여했다.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휩쓴 애니메이션 원곡을 뮤지컬 무대에 맞게 편곡했다. 아프리카 토속 악기를 사용해 ‘라이온 킹’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잘 살렸다.) 

라피키는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노래를 하는데 실제로 아프리카어가 공연에 많이 사용된다. (그런 와중에 아주 잘 들리는 한국어. “동대문 시장에서 산 샤워커튼 같다”, “대박”, ‘아리랑’ 등 곳곳에서 들리는 한국어 대사와 노래가 웃음을 준다.)

캐릭터와 한몸이 된 배우들의 열연. 주인공은 물론이고 앵무새 자주, 미어캣 티몬, 맷돼지 품바 등도 감초 캐릭터의 활약이 돋보인다. (무파사 역에는 음토코지시 엠케이 카니일레의 컨디션으로 인해 피스 은지와라가 무대에 오르고 있다. 목소리부터 딱 정글의 제왕.)

아쉽게도 이번 공연은 동물들을 가까이 볼 수 없다. 원래는 객석에서 동물들이 등장하지만 코로나19 우려로 동선을 변경했다.

한줄 감상= 백문이 불여일견. 

사진= THE LION KING - Photo by Joan Marcus ⓒDisney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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