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③에 이어) 어느덧 12년 차 뮤지컬 배우가 된 려욱은 무대에 올라가는 게 점점 무서워진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도 뮤지컬을 계속하는 건 관객에게 완벽한 무대를 선보인 뒤에 느끼는 희열 덕분이다.
“해낼 때 너무 행복하거든요. 저는 그래서 더 하는 것 같아요. 무대 오르기 전에는 항상 ‘나 안 해’라는 생각을 해요. 오늘도 ‘뮤지컬 못하겠다’, ‘오늘만 하고 안 해야지’ 이럴 거예요. 그런데 끝나고 나서는 ‘하길 잘했다’ 해요. 관객분들이 주는 기가 느껴지거든요. 저를 바라보는 눈빛이나 마음이 느껴져 계속하게 돼요.”
가수로서는 18년 차, 어느덧 아이돌 시니어가 된 슈퍼주니어(이특, 김희철, 예성, 신동, 은혁, 동해, 시원, 려욱, 규현, 성민) 멤버다. 그런 려욱을 롤모델 삼는 연기돌 후배도 많을 터다.
“너무 영광이죠. 실제로 최근에 ‘광염소나타’ 했을 때 후배 친구들이 몇 명 있었는데 ‘형과 너무 하고 싶다’라고 하더라고요. (신)원호(크로스진)란 친구도 제 팬이라면서 편지도 써줬는데 아직도 갖고 있어요. 최근에 다시 봤는데 누군가는 날 이렇게 생각해주는구나 싶었어요. 후배들이 나중에 ‘팬레터’에서 세훈 역할을 한다면 려욱 선배님처럼 하고 싶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잘 만들고 싶어요.”
슈퍼주니어 규현도 뮤지컬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규현이는 거의 다 보러 오고 저도 모니터해주고 응원해줘요. 너무 잘 아는 멤버이다 보니 네가 뭐 어떻게 했다고 말하기보다는 웃겼어 이래요. (웃음) 술 먹을 때는 진지하게 얘기하는 것 같아요. 기억은 안 나지만 제가 기억하는 건 ‘너 되게 멋있다’라며 오글거리는 얘기를 했어요. 서로 칭찬하죠.”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욕심도 있단다. 영화배우가 될 줄 알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너무 관심 있어요. ‘꽃미남 연쇄 테러 사건’이라는 슈퍼주니어 영화가 있었는데 그때는 영화배우가 될 줄 알았어요.(웃음) 멤버들도 너무 잘 봐줬고 연기 잘한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거든요. 슬픈 영화를 좋아하고 일본 판타지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같이 논리적이지 않은데 논리적인 영화, 곱씹게 되는 영화도 좋고요. 신파 영화도 좋고 사람을 울릴 수 있는 건 작품이 좋아요.
노래하는 메인 보컬이다 보니 슈퍼주니어에서 노래하는 게 좋았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어린왕자’ 앨범도 냈거든요. 연기는 뮤지컬 안에서만 하고 군대 다녀와서 ‘팬레터’란 좋은 작품도 만났어요. 여러 작품을 만나다 보니 이런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것도 생기더라고요. 앞으로 기회가 되면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을까 해요. 아직은 노래하면서 연기하는 게 좋아요.”
뮤지컬은 ‘팬레터’ 세훈이 찰떡이란다. 대극장 뮤지컬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 매니저 실장님도‘ 넌 이 작품 잘 어울린다. 자격지심 있고 자존감 낮아 보이는 그러다 나중에 폭발하고 성장하는 역할이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뉴욕 여행을 가거나 웨스트엔드에 가면 ’레미제라블‘, ’킹키부츠‘ 등을 봐요. 하나부터 열까지 짜인 동선과 대사를 그대로 하는 것도 해보고 싶어요. 노래하는 걸 좋아해 송스루 뮤지컬도 좋고요. ‘노트르담 드 파리’도 너무 재밌게 봤는데 굵직한 작품을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요.”
관객을 감동하게 하고 납득시키는 배우가 되는 게 려욱의 목표다.
“뮤지컬 대선배님들처럼 좋은 배우로 남고 싶어요. 노래 잘한다는 말이 1순위였으면 좋겠어요. 그다음에는 ‘저 사람 연기는 모르겠는데 납득이 됐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많은 후기를 찾아보면서 이 말이 쓰여있는 걸 보고 감동했어요. ‘려욱이라는 사람이 연기나 노래는 잘 모르겠는데 감동했고 납득됐다’고 해주는 걸 보고 내가 하는 게 틀린 게 아니구나,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술에는 정답이 없잖아요. 되게 열심히 하고 잘하는데 감동은 안 온다라는 말을 듣는 것보다는 노래 못하고 음정이 나가도 느껴지는 게 있으면 좋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배우 활동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슈퍼주니어다. ‘배우 려욱입니다’라는 말보다 ‘슈퍼주니어 려욱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그다. 슈퍼주니어로서도 ‘열일’하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놓았다.
“'배우 려욱이에요’ 하는 것과 슈주 려욱이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슈퍼주니어를 계속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고 프라이드고 든든한 버팀목이어서 뮤지컬에서든 어디에서나 다 쓰는 것 같아요. 엄마 앞에서만 안 하고. (웃음) 그 정도로 슈퍼주니어이기 때문에 ‘팬레터’라는 좋은 작품을 만나 형들에게도, 저희를 사랑해주는 엘프들에게도 고마워요.
작년에도 노래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했는데 올해는 더 보여드리고 싶어요. ‘팬레터’가 끝나면 슈주 활동에 매진할 것 같아요. 투어는 항상 하는데 작년에는 못했거든요, 올해는 상황이 좋아져 월드투어를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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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