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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화 감독이 앞으로 풀어야만 하는 숙제

기사입력 2007.08.23 20:56 / 기사수정 2007.08.23 20:56

이우람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우람 기자] 사실 내심 기대했던 '승리 시나리오'는 분명 아니었다. 그리고 베어벡 전임 감독이 가장 질타를 받은 문제점도 그리 나아지지는 않았다.

박성화 신임 올림픽 감독은 22일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과의 올림픽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베어벡 감독으로 이제 우리에게 친숙한 4-3-3(4-2-3-1)에서 4-4-2로 변화를 주면서 박성화호의 출항을 알렸다. 그 항해 결과는 어떨까? 

일단 공격에서는 절반의 가능성을 남겼다.

미드필더 한동원이 공격수로 자리를 옮겨 최전방 투톱의 처진 공격수로 나섰고, 중앙 미드필더 백지훈은 전진 배치됐다. 이는 다분히 중앙 공격을 의식한 포석으로 측면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에서 탈피해 다양한 공격을 펼치겠다는 의도였다. 박 감독은 지난 3일 사령탑에 오르면서 측면보다는 중앙 공격에 집중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런 박 감독의 의도와 달리 기대만큼 중앙 공격은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한국의 주된 전술은 좌우측면 공격수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였다.

중앙에서는 전반 37분 한동원과 김승용의 2:1 패스와 전반 40분 백지훈의 침투 패스가 하태균에게 배달된 것 외에는 중앙 돌파로 인한 위협적인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박 감독이 꺼내든 ‘중앙 카드’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탓은 처진 공격수로 나선 한동원의 활약이 미진했기 때문. 후반 6분 한동원과 교체된 이상호가 그 몫을 대신 해내지 못했다면 전반 종료 직전 김진규 자책골로 뒤지던 상황은 그대로 종료됐을 가능성이 컸다. 오히려 우즈벡에 위협적인 실점 위기를 여럿 내줬을 정도. 다행히 박성화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해 거둘 수 있던 승리였다.

그렇다면 수비는 어떨까. 

앞서 말한 대로 전체적으로 공격을 풀어간 방법은 베어벡 감독의 그것과 흡사했다. 베어벡 감독은 경기를 안정적으로 풀어가는 것을 좋아했다. 4명의 포백 수비진에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이른바 완전한 '더블 식스'다.

박성화 감독도 수비시에는 베어벡 감독이 구축한 수비 전형을 그대로 선보였다. 그러나 달랐다.

베어벡 감독이 자기 포지션을 확실히 지키는 것을 강조한 것에 반해 박성화 감독은 많은 움직임을 주문한다. 최전방 공격수부터 측면 수비수까지 공격과 수비를 부지런히 오가는 것.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일까? 적어도 김진규의 자책골과 잇따른 실점위기 등 베어벡호에서 보인 수비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김진규와 강민수를 비롯해 수비수들이 대표팀에 이어 K리그에서의 연이은 출전으로 지쳐고 더블-볼란치를 형성한 백지훈과 오장은의 2선에서의 압박이 세지 못했다 하더라도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 특히, 박 감독은 수비가 뛰어나기로 정평이 난 감독 아니던가.

우즈베키스탄의 공격이 약해진 시점은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처했을 때였지 정상적으로 맞붙었던 상황이 아니었다. 11명과 11명이 붙고 있었을 때는 선수들이 자신이 저지해야 할 상대를 종종 놓쳐 자유롭게 놔줬을 뿐 아니라 미드필드 장악이 우선인 수비형 미드필더들 역시 제 역할을 못해줬다.

이 정도면 베어벡 감독과 비교될 법한 부분이다. 베어벡 감독은 온갖 비난을 받으면서도 중앙을 단단히 하며 측면의 단조로운 공격으로 6경기 3실점으로 아시안컵 3위에 올랐다. 한국성인대표팀이 최근 몇년 동안 거둔 최고의 성적이다. 당시 베어벡 감독은 이런 전술이 한국에 가장 잘 맞는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박성화 감독은 부담을 많이 떠맡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팀을 꾸릴 시간도 부족한 데 남은 최종예선 5경기에서 전임 감독 이상의 경기내용과 결과를 내놓아야 만 선임 당시의 홍역을 잠재울 수 있다. 그의 지도력은 이승현 등 선수들이 대표팀을 자기집처럼 편안하게 느끼게 만들고 있다. 그가 어떤 올림픽대표팀을 만들어 갈 지 기대된다.



이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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