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처음'은 있습니다. '옛날 신인'은 잊혀지지 않는 그 시절 가수의 데뷔 무대를 추억합니다. 지금은 톱스타가 된, 또는 그리움 속에 남겨진 스타들의 병아리 시절을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이슬 기자) '스우파' 우승을 차지하며 댄서씬을 알린 허니제이. 그의 처음은 지금과 다소 다른 모습이었다. 백금발 스타일로 야무지게 왁킹 추던 막내 시절은 어땠을까.
2009년 경포댄스페스티벌 오프닝 무대에는 2000년대 스트릿 댄서씬에서 최고로 꼽히던 여성 댄스 크루 소울 시스터즈가 올랐다. 소울 시스터즈는 JINI와 최은옥이 주축으로 있던 팀으로, 각종 가수들의 안무나 광고 안무를 담당하고 한국 대표로 일본 댄스 대회까지 출전했다.
당시 소울시스터즈 막내였던 허니제이는 힙합 베이스의 춤을 추는 지금과 달리 왁킹 댄스를 선보였다. 백금발 스타일의 블랙 원피스를 입고 무대에 오른 허니제이는 선배 댄서들과 무대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했다. 특히 독무 부분에서 남다른 카리스마를 선보이기도 했다. 선배들의 독무를 보며 박자를 타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허니제이는 약 12년 전 영상에도 절도 있는 완성형 댄스 실력을 보여줬다.
'꿈'이었던 크루 소울 시스터즈에서 첫 크루 활동을 하게 된 허니제이.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소울 시스터즈의 무대를 처음 보고 스트릿 댄스에 대한 열망이 생겼다고 밝혔다. 댄스 파티인 'Soul Party'에 갔던 허니제이는 "그때 게스트가 소울 시스터즈였다. 언니들이 춤을 추는데 '나 저거 해야겠어' 생각됐다. 너무 멋있었다"라며 벅찬 감정을 회상했다.
이후 허니제이는 걸스힙합 댄스에 대한 열정으로 소울 시스터즈를 나오고 여성 힙합댄스 크루 퍼플로우를 만들었다. 이때부터 허니제이는 박재범 등 AOMG와 협업을 하며 '국힙댄스TOP'의 자리에 올랐다. 지금은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에서 우승을 차지한 크루 홀리뱅의 수장으로 댄서씬을 알리고 있다.
'댄서들의 댄서'였던 허니제이는 박재범의 '몸매' 작업을 하면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인지도를 얻게 된 허니제이는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대한민국 여성 댄서들의 위상을 높였다.
지난 2020년 6월 허니제이는 "언더 그라운드에서 배틀, 댄스 이벤트만 하던 허니제이였다. 어떻게 연이 닿아서 박재범이나 다른 연예인들과 작업을 하면서 언더와 오버의 경계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이 씬을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조금은 보탬이 됐다고 생각한다"라며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1년 후 허니제이는 '스우파'에 출연해 댄서씬을 대중에게 알렸다. 최종 우승을 차지한 허니제이는 "대한민국 댄서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돼있었다. 너무 멋진 댄서들이 많다. 여러분들이 자부심 가지셔도 된다. 앞으로 댄스신에 많은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고, 순수하게 춤을 사랑하는 댄서들을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라는 소감을 전하며 댄스를 향한 애정을 전하기도 했다.
그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었다. '스우파' 방영 전부터 브랜드 론칭을 준비해온 허니제이는 "댄서들이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다. 코로나 때 (한 달에) 100만원도 못 벌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허니제이는 "단 한 번도 태어나서 다른 직업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춤이 없었으면 허니제이도 없다. 걸어다닐 수 있을 때까지 출 거다.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춤을 출 것 같다. 길거리도 익숙하고 연습실도 익숙하다. 제가 좋아서 추는 거니까 어디든 상관없다"라며 여전히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사진=유튜브, MBC 방송 화면
이슬 기자 dew8942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