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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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아이유, 더할 나위 없었다

기사입력 2022.01.01 17:16



(엑스포츠뉴스 이정범 기자) 다소 새삼스러운 이야기지만, 아이유라는 예명은 "음악으로 너와 내가 하나가 된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위 문장이 이번 글을 풀어갈 핵심 키워드다.

아이유는 두 말이 불필요한 2010년대 최강의 음원 강자이며, 2021년 현재에도 한국 음원 시장에서는 범접하기 힘든 위치에 있다. 음원 차트 속 그의 존재감을 수치로 일일이 열거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

다만 이번 글에서는 숫자 대신 다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아이유가 음원 강자로서 큰 성과를 냈고, 무수한 히트곡들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가 누군가의 삶에 많이 스며들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20대 가수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그의 노래는 우리의 삶 꽤 많은 곳에 스며들어 있다.

봄(봄 사랑 벚꽃 말고)에도 가을(가을아침)에도 겨울(미리 메리 크리스마스)에도 아이유가 있고, 23살(스물셋)에도 25살(팔레트)에도 28살(에잇)에도 아이유가 있으며, ‘좋은날’에도, ‘싫은날’에도 아이유가 있다.

남 몰래 편지를 쓰는 순간(밤편지)에도, 메신저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순간(블루밍)에도 아이유가 있고, 금요일(금요일에 만나요)에도 비 오는 날(레인드롭)에도 길을 잃은 순간(분홍신)에도 아이유가 있다.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든 아이유의 목소리 안에는 자기 자신의 삶, 생각에 대한 이야기들도 있다.

앞서 언급한 숫자 시리즈(스물셋, 팔레트, 에잇)를 비롯, 삶이라는 친구가 부리는 얄궂은 장난에 대한 생각(언럭키), 참견이 심한 이들을 향한 일침(삐삐), 29살 시점에 생각하는 자신의 인생(아이와 나의 바다)까지. 그의 노래 중 자전적인 요소들이 있는 노래들을 하나로 묶으면 한편의 (음악으로 된) 수필집이 된다. 그 수필집을 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은 것. 그리고 최근 발매한 ‘조각집’을 통해 이 수필집은 조금 더 밀도 있는 수필집이 되었다.



이런 아이유의 20대를 타인의 눈으로 간단히 요약하면, “원래 잘했던 것은 훨씬 더 잘하게 됐고, 10대 후반~20대 초반에 잘하고 싶어 했던 것들도 20대 후반 즈음에는 모두 잘하게 됐다”라고 요약할 수 있다. 보컬리스트로서 성장은 말할 것도 없고, 보컬 외에 의욕을 갖고 있던 분야들 모두 빠짐없이 성장한 것. 

‘길 잃은 강아지’, ‘내 손을 잡아’ 등을 통해 싱어송라이터, 작사가로서 삶을 시작한 한 아이유는 서지음, 송수윤, 김이나 등 유명한 프로 작사가들이 인정하는 프로 작사가, 싱어송라이터가 되었다.

‘드림하이’를 통해 시작한 연기 역시 ‘달의 연인’, ‘프로듀사’, ‘나의 아저씨’, ‘호텔 델루나’ 등을 거치며 인정받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2021년에는 일본의 명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첫 한국 영화 ‘브로커’에 캐스팅되며 ‘배우 이지은’의 존재감도 ‘가수 아이유’ 못지않게 커졌다.

10대 후반에 이미 윤종신, 이적, 윤상 등 내로라하는 레전드들과 일한 아이유는 20대 초반에 ‘프로듀서’로서도 도전장(챗셔)을 던졌다. 부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2017년 ‘팔레트’를 기점으로 ‘프로듀서 아이유’ 역시 인정을 받았다.

2021년  정규 5집 ‘라일락’으로 초동(앨범 발매일 기준 일주일 판매량) 26만 장 이상 기록하는 등 ‘팬덤 강자’로도 등극했고, 10대 시절부터 각종 예능, 행사, 음악방송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웹 콘텐츠 ‘아이유의 팔레트’도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아이유.

아이유가 현재 “잘 한다”라고 평가받는 능력들은 그중 하나 온전히 해내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20대 때는 물론이고 30, 40대 이상 된다고 해도 완숙해진다는 보장이 없는 것들.

그렇기에 아이유의 20대는 “압축적인 성장”, “폭발적인 성장”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부족하지 않은데, 그럼에도 그가 (급하지 않게) 차근차근 성장했다고 느껴지는 것은 팬과 대중들이 (아이유 본인의 표현대로) 그의 20대를 ‘완독’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작년 ‘라일락’ 발매 당시 아이유는 "'라일락'이라고 지은 이유는, 꽃말이 '젊은 날의 추억'이다. 20대를 꽉 채운 앨범"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번 앨범은 두 개로 구성됐다. 나의 20대를 보내주는 '바일락', 새로운 청춘을 맞는 '하일락' 두 가지 버전을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글에서는 “(20대를) 보낸다” 대신 약간 다른 표현을 써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20대와 이 단어는 사실 모순적인 관계라고도 할 수 있지만, ‘아이유의 20대’는 이 표현을 써도 과장이라 할 수 없다고 여겨진다. 본래는 제목에 넣으려고 했으나 아직 생일(5월 16일)이 지나지 않았고 만 나이도 있기 때문에 본문에 기재한다.

그럼 아래의 문장을 끝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겠다.




20대의 아이유.

이별이 아닌 완성.

사진 = EDAM엔터테인먼트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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