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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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차승원, 진가 또 빛났다…독보적 존재감

기사입력 2021.12.17 16:46



(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배우 차승원의 도전은 또 한 번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

차승원은 쿠팡 플레이 시리즈 '어느 날'에서 중독성 있는 연기로 '신중한'의 매력을 증폭시키고 있다. '삼류', '괴짜', '잡범 전문'이라는 캐릭터의 수식어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이상해 보이지만 매력이 흘러넘치는 신중한 그 자체가 됐다.

 ▲ 변신의 귀재

차승원의 변화무쌍한 캐릭터 구축은 가히 독보적이다. 머리카락과 수염을 기르고 메이크업 없는 민낯에 몸무게도 늘렸다. 평소 스타일리시하고 세련된 차림새의 차승원을 떠올릴 수 없는 비주얼이다. 연기 인생 가운데 가장 파격적인 변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도 차승원은 다양한 매력을 폭발시켜왔다. 특히 선과 악이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낙원의 밤'과 '독전'에서는 섬뜩하지만 색다른 악역으로, '싱크홀'과 '힘을 내요 미스터리'에서는 영웅이 될 수 있는 소시민의 모습으로 팬들을 찾았다. '최고의 사랑'에서는 국민 톱배우의 까칠하면서도 귀여운 면모로 "극~뽁"을 외쳐 큰 사랑을 받았다. '독고 진'은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는 차승원의 레전드 캐릭터 중 하나다.

▲ 정극+코믹 모두 완벽 소화

차승원은 '어느 날'에서도 여러 가지 모습의 신중한을 보여주고 있다. 시작은 돈만 밝히는 '생계형' 삼류 변호사였다. 중한은 먹고 살기 위해 사기 범죄자의 변호를 맡고, 의뢰 비용 흥정을 하기도 한다. 차승원은 경찰서를 드나들며 의뢰인을 만나는 중한을, 경찰들과의 격 없는 대화와 가방에서 꾸깃꾸깃 꺼낸 경찰서 구내식당 식권 한 뭉치로 능청스럽게 표현했다.

반대로, 조금씩 변하는 중한의 모습은 진지하게 표현하고 있다. '국화꽃 살인 사건'의 용의자인 현수(김수현 분)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사법 제도의 병폐에 맞서 싸우고 있는 중한. 차승원이 현장 검증 직전 많은 사람들 속 홀로 비를 맞고 있는 김수현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장면은, 중한이 현수의 유일한 버팀목이자 사건의 진실을 찾겠다는 의지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차승원이 '어느 날' 속 감초 역할까지 해내고 있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그는 지독한 만성 아토피 환자를 현실적으로 보여줬다. 쉴 새 없이 발을 긁어대는 그는 랩으로 발을 감싼 후 샌들을 신고, 여러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대용량 가글액에 양 발을 담근 채 고생하는 중한을 연기하는 차승원은 안타까움을 자아내면서도 진지한 드라마 흐름 속 분위기 환기로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중한이 집에서 머리를 풀어헤친 채 머리카락을 넘겨가며 허겁지겁 컵라면을 먹는 모습, 얼굴과 다리에 촘촘히 침을 맞아 고슴도치가 된 장면은 그의 파격 비주얼을 적절히 활용한 연출로, 차승원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냈다.

▲ '맞말' 대사 퍼레이드

차승원은 '말맛'을 살린 '맞말' 퍼레이드로도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극 중 직업이 변호사인 만큼 차승원의 대사는 유독 많다. 그의 묵직한 음성과 임팩트 있는 대사, 그에 맞게 움직이는 눈빛과 표정은 말맛을 제대로 살린다.

중한은 현수와 유치장에서 대면한 뒤 "진실, 사법 정의? 여기 그딴 거 없으니까 생각도 하지 말고, 사실도 안 중요하고, 네 주장도 안 중요해. 그럼 뭐가 중요하냐. 자, 따라 해 봐. 무엇이 사실이어야 나한테 유리한가"라며 대한민국 사법 현실을 가감 없이 꼬집어 예사롭지 않은 등장을 그렸다.

"배심원 여러분들께서는 지금 이 순간부터 모든 고정관념을 버리시고, 검찰의 주장이 마땅히 합리적이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가를 보셔야 합니다. 왜냐, 지금 이 자리는 피고인의 결백을 증명하는 곳이 아니라, 피고의 범죄사실을 증명하는 자리이며, 범죄사실의 증명은 변호인이 아닌 검찰에 있기 때문입니다."

'국화꽃 살인 사건'의 국민 참여 재판 변론에서도 차승원은 한 단어 한 단어에 숨을 불어넣어 중한의 진심을 담았고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보는 이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다. 특히 긴 대사를 한 호흡에 소화해 그의 탄탄한 연기력을 다시 한번 확인케도 했다. 홀로 다른 용의자들을 찾아 나서며 쏟아내는 차승원의 송곳 같은 의심들은 시청자들을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어느 날'이 종영까지 단 2회, 사건의 결말을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어려운 상황 속 차승원의 활약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은 회차 그의 열연에 대한 기대감이 수직 상승하고 있는 동시에,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 = 드라마 스틸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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