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옷소매 붉은 끝동’이 원조 사극 명가 MBC의 자존심을 살릴지 주목된다.
12일 오후 9시 50분에 첫 방송하는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The Red Sleeve)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기록이다. 강미강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MBC '드라마 페스티벌-불온', '군주-가면의 주인' 등의 정해리 작가가 집필한다.
이준호(이산 역), 이세영(성덕임)을 비롯해 강훈(홍덕로), 이덕화(영조), 박지영(제조상궁), 장희진(중전 김씨)을 비롯해 장혜진(서상궁), 조희봉(홍정여), 서효림(화완옹주), 강말금(혜빈홍씨), 오대환(강태호), 이민지(김복연), 하율리(배경희), 이은샘(손영희) 등이 출연한다.
11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옷소매 붉은 끝동’ 제작발표회에서 정지인 PD는 "실존 인물인 이산 정조와 의빈 성씨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멜로 사극이다. '왕은 궁녀를 사랑했지만 과연 궁녀도 왕을 사랑했을까'라는 물음으로 출발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정지인 PD는 "많은 걸 요구하지 않아도 알아서 준비를 해오는 분들이다. 그래서 많이 웃을 수 있었다. 그만큼 너무 즐거웠다. 편집실에서 확인할 때도 배우들이 대본 이상으로 보여주려고 한줄 한줄 틈새까지 살리려고 한 것 같아 고맙다"라며 배우들을 칭찬했다.
과거 MBC 드라마 '이산'과의 차별화에 대해서는 "'이산'은 대하 사극이다. 젊었던 조연출 시절에 볼때 훨씬 정통 사극의 느낌이 있었지만 우리는 감정선에 더 집중했다. 멜로에 집중한다. 원작 작가님과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이 원작이 나온 뒤로 새롭게 발굴된 의빈 성씨와 정조의 기록이 있었는데 그걸 많이 담아내지 못해 원작 작가님이 아쉬워했다고 출판사에서 전해주더라. 그래서 이 부분을 살리려고 대본에 많이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준호는 깐깐하고 오만한 완벽주의 왕세손 이산 역을 맡았다. 성군이 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이 가슴속 트라우마로 남았다. 당찬 궁녀 성덕임을 만나면서 자신도 몰랐던 사랑꾼 면모를 서툴게 드러내기 시작한다. 훗날 조선의 왕 정조가 되는 그는 한 나라 군주의 차가운 이성과 한 남자의 뜨거운 사랑 사이에서 갈등한다.
이준호는 "찍은 지 벌써 반년이 다 됐다. 내일 공개라고 하니 많이 떨린다. 모두가 열심히 한 만큼 재밌게 잘 나올 거로 생각한다. 더위를 많이 타서 불과 몇 달전에 더워 땀을 뻘뻘 흘리면서 찍었는데 벌써 추워졌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준호는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굉장히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전역 후 첫 작품으로 '옷소매 붉은 끝동'을 택한 이유로는 "책이 재밌었다"라고 말했다.
이산과 관련한 드라마와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세손 시절의 모습, 푸른색 곤룡포를 입은 모습을 더 길게 볼 수 있을 것 같고 청년 정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책을 구매해 봤다.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궁녀들에게는 까칠하지만 단순히 까칠했다기 보다는 일에 있어 엄격함을 보면서 본 받을 점이 있다고 봤다. 닮은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자연스럽게 몰입이 된 것 같다"
앞서 예능 '라디오스타'에서 ‘옷소매 붉은 끝동’이 시청률 15%를 달성할 시 곤룡포 풀 착장으로 ‘라디오스타’에 재출격, 오대환과 2PM의 ‘우리집’ 합동 무대를 꾸미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준호는 "15%가 넘으면 곤룡포를 입고 춤을 추겠다고 약속했다. 아직도 유효하다"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이준호는 "왕 역할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실존 인물이고 많은 사랑을 받은 인물인데, 그건 둘째치고 내 모습을 담아 나만의 색깔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젓가락질을 바꾼다거나 세세한 노력을 했다. 젓가락질이 잘 안 되더라. 잘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작은 것부터 노력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원작에서 나타나는 왕의 성격도 성격이지만 작가님이 대본을 쓰셨을 때 느낌도 제가 봤을 때 좋았다. 다채로웠다. 소설 속 캐릭터는 산이라는 인물의 내면을 볼 순 없었으니까. 대본에서는 그런 걸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고 어떤 사람인지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보여주는 게 많았다"라고 언급했다.
이세영은 궁녀 성덕임을 연기한다. 왕의 무수히 많은 여인 중 한 명이 아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고자 한다. 훗날 의빈 성씨가 되는 덕임은 치열하고 긴박한 정치가 오가는 궁중 안에서 자신만의 ‘소확행’을 추구한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그 앞에 왕세손 이산이 나타난다.
예고편 등을 통해 인간 수목 담채화 별명이 붙은 이세영은 "중전마마는 화려하고 돋보인다. 아무래도 생각시나 나인이기 때문에 수수하고 맑은 이미지가 있어 담채화로 포장을 많이 해준 것 같다. 친언니로부터 '연락하셨어요. 인간 수묵 담채화님'이라는 조롱을 받고 있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세영은 "조선 시대에 궁녀로 살면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을 텐데 그 와중에도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을 살고자 끝까지 노력하고 열심히 산 사람이다. 원작을 보면서도 왜 이 궁녀는 왕을 거절했을까라는 생각이 있었다. 촬영하면서 마음이 덕임의 감정선에 많이 이해가 가더라. 원작을 좋아하는 팬분들이 좋아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절절하고 사랑스러운 면을 담아내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사극 불패' 수식어와 관련해서는 "그런 수식어를 누가 만들어주셨는지 모르겠는데 너무 감사하다. 처음에는 가장 먼저 대본을 너무 재밌게 봤다. 원작을 봤는데 물론 책도 재밌지만 너무 많이 울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음이 아프고 여운이 며칠 가더라. 책을 좋아해 주시는 팬들뿐만 아니라 드라마를 보면서 (책을) 안 보신 분도 감동과 여운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과 시간 경과가 몇 번 있다. 나이가 들면서 변하는 모습도 보여드리려고 했다. 생각시 시절에는 18살이어서 볼살이 많이 빠져서 볼살도 열심히 찌웠다. 감독님, 선생님들에게도 많이 여쭤보고 도움을 받았다"라고 했다.
가상 캐스팅 1순위로 뽑히기도 한 이세영은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다. 덕임이를 만나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연락을 주셔서 너무 기뻤다. 내가 (가상 캐스팅 1위) 단일후보였다"라며 웃었다.
이준호는 "세영 배우를 만나 다행이다.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한다. 남은 분량을 많이 소화해야 하지만 행복하고 즐겁게 촬영한다"라며 호흡을 언급했다. 이에 이세영은 "준호 배우님이 같이 출연하다고 해서 환상적인 캐스팅이라고 생각해다. 너무 기뻤다. 함께 촬영하면서는 되게 배울 점도 많고 집중도도 높고 몰입도 높아서 많이 의지하고 신뢰하면서 작품을 하고 있다"라고 화답했다.
강훈은 겸사서 홍덕로 역을 맡았다. 홍덕로는 이산(이준호)을 보위에 올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이산의 총애를 독차지하고 싶어한다.
강훈은 "일단은 내가 미남이라고 인식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조선이라고 치면 미남일 수 있겠다 한다. 계속 머리에 주입을 하고 있다. 홍덕로는 어느 순간부터는 이해가 잘 안 되는 순간이 있다.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 나는 화가 나도 홍덕로는 어땠을까 생각했다. 전화 받는 것처럼 이어폰을 끼고 한강에서 걸어다니면서 대사를 읊조리면서 연습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데뷔 후 첫 주연을 맡은 강훈은 "지금까지 홍국영(덕로)을 연기한 선배님들이 계신데 강훈이라는 사람도 있었다라고 생각하도록 하고 싶다"라고 바랐다.
이덕화는 천재적인 정치력으로 국정을 돌보는 성군이자 아무도 건드려서는 안 되는 치명적인 역린이 존재하는 임금 영조로 분했다. 박지영은 가장 지위가 높은 어른 상궁인 제조상궁 조씨 역에 캐스팅됐다. 장희진은 영조의 계비로 훗날 정순왕후가 되는 중전 김씨로 함께한다.
9년 만에 사극에 컴백한 이덕화는 "사극, 어쩌다 보니 7, 8년이 넘었다. 오랜만에 후배들과 카메라 앞에 서니 감회가 새롭다. '열심히 했다' 이런 소리는 안 하겠다. 최선을 다했다"라고 했다.
낚시 마니아인 이덕화는 "15%에 내가 곤룡포 입고 낚시를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는 "이 드라마에는 산이와 낚시하는 장면이 있다. 고기를 잡는 건 없고 낚시대만 펴고 얘기한다. 감독님이 다 신경을 써 주셨다. 이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감독님의 진실성을 봤다. 같이 연기를 하면서는 이준호의 진실성을 봤다. 이 드라마가 무조건 잘 될 거로 본다"라며 자신했다.
이덕화는 이준호에 대해 "연기력이 짙다. 타고 났다. 진실성이 있다. 내가 준호 품에서 죽었다. 내가 땀을 막 흘렸다. 준호가 몸이 얼마나 뜨거운지. 처음부터 배우를 한 게 아니고 음악을 하다 온 배우여서 솔직히 잘할까? 깊이 있게 들어올까? 많은 걱정을 했는데 진실성이 있다. 사람 됨됨이에 따라 연기도 달라지는 것 같다. 믿는다. 좋은 연기를 많이 했다"라고 칭찬하며 '진실성'을 연발했다.
MBC가 사극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을 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덕화는 "요즘 사극 제작을 많이 피하지 않냐. 내가 봐도 힘이 든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제작비가 많이 들고 인원도 많아야 해서 여러가지로 힘들다. 정 감독님은 조금도 뒤지지 않을 거 같다. 여성 감독님과는 처음 해본다. 정신력, 체력 다 합쳐서 남자보다 세배 더 낫다. 감독님의 진실성에 푹 빠졌다"라며 애정을 내비쳤다.
다양한 사극에서 여러 역할을 맡아온 이덕화는 "사극을 좋아한다. 죽기 전에 많이 울었다. 자식을 먼저 보내고 얼마나 섭섭하겠냐. 나쁜 사람같이 보이는데 나중에 다 반성했다. 지켜봐 달라"라며 스포일러를 귀띔했다.
이덕화는 "왕을 많이는 못해 봤다. 준호처럼 진실성있게 외모가 생기지 않고 퇴폐적으로 생겼는지 그런 훌륭한 배역이 잘 안 왔다. 영조는 많은 선배님들이 했다. 얼마 전에 이순재 선생님이 한 역할도 보셨을 거다. 이 드라마는 사랑에 많이 초점이 맞춰져 뒤에 정치적인 배경 보다는 가족사에 신경을 썼다. 아들을 죽이고 손자를 키워 왕을 만드는 왕 역할이 가슴이 아프다. 드라마 하면서 죽기 전에 이렇게 울어 본 적이 없는데 되게 울어봤다.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나이도 있고 분장도 힘들지만 즐겁고 행복하게 했다. 요즘 어린 친구들은 내가 배우가 아닌 낚시꾼인 줄 안다. 열 받아서 출연했다. 농담이고 오랜만에 좋아하는 사극을 했다"라며 호쾌하게 웃었다.
박지영은 "오랜만에 사극을 한다. 항상 황후 같은 역할만 하다가 제조상궁 역할을 하게 돼 매력적이었다. 궁금하시면 내일 봐달라"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냥 상궁이 아니다. 700명의 궁녀를 수하에 둔 역할이다. 뒤에서 많은 일을 한다. 색다른 카리스마를 보여줄 것 같다"라며 만족했다.
카리스마 이미지가 짙은 박지영은 "실제 성격은 카리스마 따위는 없다. 캐릭터 때문에 그런 소리를 들어 고맙다. 그래서 자꾸 그런 역을 맡는 것 같다. 제조상궁으로서 어떤 카리스마를 보일지 고민도 했는데 아마 색다를 거다. 왕실 정치보다는 덕임이 나인이기 때문에 나인과 상궁 얘기가 많이 나온다. MBC에서는 '대장금' 이후로 여성이 부각된 작품이 오랜 만일 거다. 여자들이 한 남자를 사랑하는 궁녀들의 이야기가 있지 않냐. 나 역시 영조만 바라봤을까? 한다. 궁녀들의 삶이 녹록하지 않더라. 궁녀가 보필만 하는 게 아니라 그녀들에게도 아픔과 삶이 있다는 게 보여져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5년 만에 사극에 복귀한 장희진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처음 보는데 배우 분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라며 웃었다. 그는 "난 항상 앉아 있어서 이렇게 힘든 촬영을 많이 했는지 몰랐는데 이준호 씨도, 이세영 씨도 너무 멋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장희진은 "대본을 잘 봤고 사극과 한복도 좋아한다. 한복을 입을 일이 없는데 사극에서는 마음껏 입을 수 있다. 중전 김씨가 조용하고 우아하기만 한 게 아니라 반전이 있더라. 사이다 같은 결단력도 있어 끌렸다. 조용한 캐릭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단단하고 은근히 한방이 있다"라고 전했다.
사진=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