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박윤서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4번타자로 돌아온 박병호(35)가 가을 야구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박병호는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1 신한은행 SOL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홍원기 키움 감독은 박병호의 4번타자 출격에 관해 "박병호와 윌 크레익의 타순을 고민했다. 크레익이 마지막 경기에서 부담을 느꼈는지, 하락세를 보였다. 박병호가 경험이 많고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서 전진 배치했다"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홍 감독의 '4번 박병호' 카드가 제대로 적중했다. 박병호는 4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팀 내 유일한 멀티히트를 작성하기도 했다.
경기 후반에 기록한 박병호의 2타점은 영양가가 매우 높았다. 2-2로 팽팽히 맞서던 8회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가 타석에 섰고 상대 투수 이영하의 135km/h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희생플라이를 기록했다. 이 점수로 키움은 재차 리드를 잡았다. 다음 타석에서 박병호는 쐐기를 박았다. 팀이 6-4로 앞선 9회 2사 2루에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올 시즌 박병호는 4번 타순에서 제 몫을 해주지 못했고 결국 10월에 주로 6번타자로 나섰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4번타자가 몸에 딱 맞는 옷이었다. 이날 경기는 박병호의 포스트시즌 45번째 출장이었다. 풍부한 가을 무대 경험이 경기력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키움은 박병호가 4번타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며 한 가지 고민을 지울 수 있게 되었다.
키움은 박병호의 뜨거운 타격감을 앞세워 치열한 혈투 끝에 7-4로 이겼다. 벼랑 끝에서 탈출한 키움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린다. 경기 후 만난 홍 감독은 2차전에서 김재현을 포수로 기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나머지 라인업은 1차전과 비슷하게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도 키움은 4번 박병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사진=잠실, 고아라 기자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