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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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노트북] 수현 "저 교포 아니에요, 한국에 살아요!"

기사입력 2021.09.26 12:10 / 기사수정 2021.09.26 11:57


[낡은 노트북]에서는 그 동안 인터뷰 현장에서 만났던 배우들과의 대화 중 기사에 더 자세히 담지 못해 아쉬웠던, 하지만 기억 속에 쭉 남아있던 한 마디를 노트북 속 메모장에서 다시 꺼내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제가 단지 영어를 할 줄 안다는 것 때문에, 저에 대해서 교포라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고 국적이 한국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특례를 받았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런 오해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제가 한국에 살고 있다는 것을 꼭 얘기해주세요.(웃음)" (2018.10.23.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인터뷰 중)

수현은 특유의 세련되고 이지적인 매력으로 글로벌 활약을 펼쳐오고 있는 배우입니다.

177cm의 훤칠한 큰 키로 2005년 한중 슈퍼모델 선발대회를 통해 데뷔한 이후 드라마 '게임의 여왕'(2006), '도망자 Plan.B'(2010), '로맨스 타운'(2011), '브레인'(2011), '스탠바이'(2012), '7급 공무원'(2013), '몬스터'(2016) 등 국내 작품은 물론 수현의 얼굴을 전 세계에 알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속 닥터 헬렌 조 역할로 존재감을 뽐냈죠.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영화에 합류했던 수현은 개봉을 앞둔 '이터널스'의 마동석에 이어 최근 '캡틴 마블'(2019)의 후속작 '더 마블스'(The Marvels) 합류를 알린 박서준의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 한 번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수현이 연기했던 헬렌 조의 아들 아마데우스 조 역할을 박서준이 연기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돌며 궁금증을 더욱 높이고 있죠.


할리우드로 활동 반경을 넓힌 후로는 영화 '이퀄스'(2016), '다크타워: 희망의 탑'(2017),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신비한 동물사전2')(2018)', 넷플릭스 드라마 '마르코 폴로'(2016) 등으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2016년 11월 개봉했던 '신비한 동물사전'의 속편인 '신비한 동물사전2'는 파리를 배경으로 전 세계의 미래가 걸린 마법 대결을 그린 영화로, 수현은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볼드모트가 소중히 여겼던 뱀이자 호크룩스 내기니 역을 연기했죠. 조니 뎁, 에즈라 밀러 등과 호흡한 수현은 "같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 '신비한 동물사전2' 개봉을 앞두고 만난 수현은 자신을 둘러싼 많은 취재진 앞에 다소 긴장한 듯 하면서도 차분하게 한 마디 한 마디를 이어가며 이야기를 풀어놓았죠. 


1985년 생인 수현은 5살부터 11살까지 기업의 해외주재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미국 뉴저지에서 생활했습니다.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유창한 영어 실력을 쌓을 수 있던 것도 이 덕분이었죠.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고등학교 졸업 후 이화여자대학교 국제학부에서 공부를 이어왔습니다.

대학 시절 교내 영자신문사 활동을 하는 등 영자 신문과 원서를 읽는 것을 생활화해왔고, 집에서는 CNN 채널을 항상 틀어놓으며 영어를 일상으로 자연스레 녹여왔었죠.

수현의 이같은 성장 과정을 모르는 이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그의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보고 '한국계 미국인 아니냐, 교포 아니냐'라는 오해를 하기도 했습니다. 수현은 그동안 자신이 받아왔던 숱한 오해들을 떠올리며 "저 한국 사람이에요, 이것 꼭 얘기해주세요"라며 웃었죠.


"제가 단지 영어를 할 줄 안다는 것 때문에, 저에 대해서 교포라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고 국적이 한국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특례를 받았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런 오해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가끔은 제게 '아직도 서울에 살아?' 이렇게 묻는 분들도 있어요. 차라리 그런 말들은 저를 외국인으로 생각하시는 건 아니니까 칭찬으로 봐야 하나 싶기도 하더라고요.(웃음)"

이런 오해들로 생긴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털어놓았습니다. 수현은 "얼마 전에 소속사가 없었을 때, 제게 예능 섭외를 하신다고 전화를 주신 PD님이 있었어요. 저한테 '수현 씨, 한국에는 예능이라는 것이 있어요'라고 외국 사람에게 설명하듯이 말씀하시더라고요"라고 멋쩍은 미소를 보였죠.

연기 활동을 향한 강한 의지도 내비쳤습니다. "시리즈물에 출연했다고 해서 다른 작품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항상 다른 기회들을 찾아보고 있고, 오디션도 보고 있죠. 한국 작품들도 마찬가지에요.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있어요"라며 눈을 빛냈습니다.


외국에서 긴 촬영 일정을 이어갈 때마다 외로움과 무서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잡아왔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혼자 외국에서 산다는 게 무섭고 외롭고, 또 매니저가 없는 그런 시스템이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게 제 생각을 소통하고 조율해야 한다는 게 어려운 점도 있었죠. 하지만 오히려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외국 크루들과도 더 쉽고 편하게 친구가 될 수 있는 장점도 있더라고요. 한국에서 갖고 있었던 어떤 틀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도 많이 없어진 것 같아서 묘한 해방감을 느끼기도 했죠. 제가 잘 행동하고 말하면 되는 것이니까, 어느 순간에는 혼자여도 편해지더라고요."


안팎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던 수현은 지난 2019년 12월 세 살 연상의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 차민근 씨와의 결혼 소식을 전하며 많은 축하를 받았습니다.

앞서 같은 해 8월 열애를 인정했고, 2개월 만인 10월 결혼을 발표한 뒤 12월 결혼식까지 마쳤죠. 결혼 4개월 뒤인 4월 임신 소식을 알린 후 같은 해 10월 딸을 얻으며 엄마가 됐습니다. 이후 SNS를 통해 행복한 일상을 공개하며 근황을 알리고 있죠. 결혼과 함께 인생의 또 다른 터닝포인트를 맞은 수현이 작품으로 보여줄 다음 행보가 기다려집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YG엔터테인먼트, 각 영화 스틸컷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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