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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보다 국가대표 잘하는 '우리'

기사입력 2007.06.29 22:16 / 기사수정 2007.06.29 22:16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29일(한국시간)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2007 코파 아메리카 C조 첫 경기 파라과이-콜롬비아전에서 로케 산타크루즈(27.파라과이)가 헤트트릭을 터뜨리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산타크루즈의 활약을 지켜본 바이에른 뮌헨의 팬들은 반응은 시큰둥하다. 늘 국가대표에서만 활약할 뿐, 소속팀에서는 그에 반도 안 되는 모습만 보여주기 때문, 오죽하면 한 팬은 "차라리 방출되기 직전에 몸값이나 오를 테니 다행이다"라며 빈정댈까.

실제로 산타크루즈는 1999년 프란츠 베켄바우어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뮌헨에 입단했지만 매 시즌 잔 부상으로 거의 출전하지 못했고, 특히 2005년 쾰른과의 리그경기에 6개월가량의 장기부상을 입은 뒤에는 거의 전력 외 존재가 되었다. 산타크루즈가 남아메리카 4강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파라과의 부동의 공격수임에도 불구하고 8년 동안 뮌헨에서 기록한 리그성적은 155경기 29골에 불과하다.

올 시즌 잠시 출전시간이 느는 듯했지만 결국 90분을 소화한 경기가 고작 3경기에 1골에 그치고 있는 게 산타크루즈의 현주소. 대표팀에서의 활약(43경기 16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러한 닮은 꼴 선수가 또 있다. 바로 전 한국대표팀 공격수 황선홍과 1998월드컵 득점왕 다보 수케르. 이 둘은 소속팀에서 활약보다 국가대표의 활약이 명성을 가져다준 대표적인 케이스다.

우선 황선홍은 대학시절 국가대표 첫 발탁을 시작으로 90,94월드컵 아시아예선득점왕, 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득점왕, 01 컨페더레이션스컵 브론즈슈, 월드컵 4회 연속 참가(90,94,98,02)까지 국가대표에서 화려한 경력으로 명성을 얻어갔던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

국가대표팀에서 105경기 50골을 터트리었지만 황선홍은 소속팀에서 얻은 타이틀은 99년 J리그 득점왕이 유일하다. 팬들 역시 K 리그를 오랫동안 두고 보지 않은 팬이라면 그의 제대로 된 소속팀조차 기억하는 몇이나 될까? 특히 두 차례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경기에 소집되었다 부상을 당한 뒤, 소속팀 경기에는 거의 출장하지 못했으면서도 정작 월드컵에서는 눈부신 활약을 해 소속팀의 팬들에게 미묘한 감정을 남겼다.

수케르도 황선홍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1988년 유고연방 청소년 대표로 활약하던 그는 1991년 크로아티아의 독립과 함께 크로아티아 대표팀 주전공격수로 뛰기 시작해, 유로 96 예선에서 득점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본선에 3골을 터뜨리며 8강으로 이끌었다. 2년 뒤 열린 1998월드컵에서 7경기 6골을 기록 당당한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후 2002월드컵 출전까지 68경기 45골이라는 경이적인 모습을 보인 수케르는 세비야,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던, 5년을 제외하곤 다른 팀에서 모두 한자릿수 득점에 그치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사실, 국가대표 활약이 돋보이는 이들이 신문 1면을 장식해도 소속팀 유니폼을 입은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어찌 보면 이들은 명예는 남부럽지 않을지도 모른다. 국가의 영웅이며 지금도 후배선수들의 선망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들과 반대로 소속팀에서 활약, 국가대표에선 미미한 기록을 남긴 '비운의 스타'들보다 분명 더 높게 보는 것도 사실이다.



서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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