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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도 굴욕, 언제까지 이어질까?

기사입력 2007.06.29 19:16 / 기사수정 2007.06.29 19:16

문헌 기자

[엑스포츠뉴스=문헌 기자] 한 선수가 있었다. 그는 2005년 후반기에 혜성같이 K리그에 등장, 17경기에서 13골을 몰아치는 괴력으로 그 해 득점왕을 차지함과 동시에 소속팀에 9년 만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선사했다.

또 한 선수가 있었다. 브라질에서 날라온 그는 한 때 팀을 대표하는 간판 공격수였지만, 지금은 그저 벤치만 뜨겁게 달구는 선수로 전락했다. 27일 소속팀은 9년 만에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작 그가 그날 한 일은 삼폐인 뚜껑을 따고 팀 동료와 연회를 즐겼을 뿐이었다.

전자의 이름은 '킬러' 마차도, 후자는 '퇴물' 마차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먼 이국에서 2년전 영광의 순간과 현재는 시련의 아픔을 모두 쓰라리게 겪고 있는 이색적인 외국인 선수다. 

K리그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잘 뽑은 외국인 선수가 팀의 우승을 좌우할 정도. 오늘날 우리는 마차도를 통해 바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킬러' 마차도는 팀에게 우승을 안겼고, '퇴물' 마차도는 팀에게 골치를 안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컵대회 결승전에서도 마차도는 후반 종료 직전 4분을 남겨 두고 터치라인에 섰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라운드에 발을 내딛지 못했다. 팀내에서 가비지 타임을 소화할 입지조차 못 되는 것이다. 그는 올 시즌 울산의 모든 경기에서 단 한차례도 모습을 비추지 못했다. 이를 두고 축구팬들은 '마차도 굴욕 사건'이라며 이름지었다.

'킬러' 마차도, 그는 누구인가?

명가(名家) 라고 불리며 K리그를 이끌던 울산 현대. 그러나 울산은 우승보다는 만년 불운의 주인공에 가까웠다. 2000년 8월 김정남 감독이 부임 후 2005년 정규리그 우승 전까지  리그와 컵을 포함 4번의 준우승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우승이라는 정점을 찍지 못한 울산의 문제는 골을 해결해줄 수 있는 시원한 공격수의 부재였다. 우승에 목말라하던 김정남 감독의 꿈을 이루게 해준 게 바로 2005년의 마차도였다.

울산은 2005년 브라질 산토스에서 뛰고 있는 마차도를 후기리그 시작 전 영입, 마차도는 17경기에서 13골을 몰아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하며 그의 진가를 증명했고, 덕분에 울산은 그동안 오랜 숙원이었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퇴물' 마차도,  '굴욕사건'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브라질 명문 산토스 출신에, K리그 득점왕까지…. 당연히 K리그에서 주전 공격수로 기대를 모을 수밖에 없는 프로필이다. 2006년 마차도가 그랬다.  많은 울산팬은 그가 변함없는 활약으로 울산의 리그 2연패를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누가 축구를 각본없는 드라마라 했었나. 딱 마차도가 바로 그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다. 그것도 한 순간 밑으로 꺼진 비운의 주인공 역할로 말이다.

마차도는 마치 야구의 '스티브 블레스 증후군' 을 걸린 모습이었다. 여기서 '스티브 블레스' 증후군은 잘 던지던 투수가 어느 날 갑가지 이유 없이 제구력을 잃어 버리는 것을 말하는데, 딱 마차도가 그 꼴이었다. 2006년 마차도는 영문 모를 골 감각 상실로 전혀 골을 넣지 못했다. 간신히 후기리그 들어서야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그나마 3도움이 있어 공격 포인트를 간신히 얻었을 뿐이다. 하지만, '킬러' 마차도를 잃은 울산은 다시 무관의 팀으로 가라앉았다.

고운정, 미운정 다 보여준 마차도의 2년 동안의 활약. 흔히 외국인 선수의 기량이 퇴보하면 내보내는 것이 현실이지만, 울산은 그럴 다시 믿을 수밖에 없었다. 3년 계약이 만료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방출을 한다면 막대한 금액의 보상금을 지급해야만 해 어쩔 수 없었기 때문. 마차도는 그렇게 3년쨰 한국 생활을 맞이한다.

K리그의 마지막 해, 마차도의 미래는?

결국, 울산은 마차도를 방출하지 않는 대신 두 명의 외국인 공격수를 추가로 영입하기로 한다. 울산은 최성국을 성남으로 내줬지만, 외국인 선수에 정경호의 복귀, 그리고 2006 득점왕 우성용까지 영입하며 공격을 크게 강화했다.

무수한 경쟁자의 영입은 자존심을 구긴 마차도에게 의욕을 불러 일으킨 자극제가 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과욕이 문제였다. 절치부심하며 열심히 동계 훈련을 소화했지만, 리그 개막을 앞두고 그를 찾아볼 수 있던 곳은 선발 명단이 아니라 부상자 명단이었다. 바로 허벅지 부상이 이번에는 발목을 잡은 것.

결국, 그는 2007년 전반기에서 단 한 번도 모습을 비추지 못했다. 그 사이 새로 영입된 알미르는 날라 다녔고, 울산의 기대주 양동현 또한 맹활약하면서 마차도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김정남 감독은 "컵대회 우승을 바탕으로 후기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며 목표를 밝혔다. 그러나 울산은 선두 성남에 승점이 9점 차로 뒤진 3위다.  올 시즌 울산은 많은 공격수와 오장은과 김영광등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으나. 부실한 득점력이 문제다. 정규리그 승점이 상위권 4팀이 득실이 20을 넘긴 가운데 유독 울산만 18점에 머물러있다. '킬러' 마차도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킬러' 마차도는 더는 K리그에 없다. 울산 관계자는 "8월중 복귀할 수 있다"며 여전히 기대하고 있는 눈빛이시지만, 이는 울산 프런트의 '혹시나'하는 기대일지도 모른다. 워낙 마차도가 보여준 플레이가 대단했기 때문. 탁월한 위치선정과 예측하기 어려운 고난도의 슛, 그리고 높은 헤딩 타점은 형용할 수 없을 수준이었다.

하지만, 당시의 큰 활약상이 역으로 오늘날의 '굴욕' 마차도의 밑그림이 되고 말았다.아직까지는 김정남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그가 언제 레안드롱(전남) 제칼로(전북) 또는 비니시우스처럼 계약 해지가 될지, 미래는 그의 활약 여부에 달려있지 않을까?

컵대회에서의 굴욕을 뒤로하고  리그가 재개되는 8월 '킬러' 마차도의 모습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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