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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수 "'인질'서 날아다닌 황정민,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1.08.20 14:50 / 기사수정 2021.08.20 13:09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류경수가 '인질'로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배 배우 황정민을 향한 남다른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연기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류경수는 20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인질'(감독 필감성) 인터뷰에서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인질'은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배우 황정민을 그린 리얼리티 액션스릴러로 류경수는 오직 돈을 위해 납치사건에 가담하는 인질범 조직의 2인자 염동훈 역을 연기했다.

2007년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로 데뷔한 류경수는 최근까지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도시남녀 사랑법'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 '인질' 속 인질범 염동훈 역할은 류경수의 얼굴을 더 많은 대중에게 알리는 또 다른 계기가 됐다.


이날 류경수는 "'인질'은 오디션을 통해 참여하게 됐다. 주변에 연기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사실 '인질' 오디션을 본 사실을 말하지 않았었다. 캐스팅 됐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는 '잘됐다'는 마음보다는 부담감이 사실 더 크게 들더라"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이어 "황정민 선배님과 내내 붙어서 연기해야 하는 것에 걱정이 많이 됐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를 좀 더 고민하기로 했고, 저를 뽑아주셨으니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더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이었다"고 덧붙였다.

'인질'이 공식적으로 공개되기 전까지 비밀에 부쳐있던 인질범들의 정체 탓에, 류경수는 현장에서 찍었던 즐거운 사진 등을 공개할 수 없어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영화를 찍으면서 다같이 고생하고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시사회 때 극장에서 처음 보는데 진짜 떨리더라. 그 날은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좋은 반응을 주셔서 기뻤다. 개봉 후 극장에서 다시 봤는데 그 때가 돼서야 제대로 보이더라. 만족스러웠다"며 실제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영화가 끝난 뒤 엘리베이터 앞에서 핸드폰을 하는 척 하며 관객들의 얘기를 듣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염동훈 캐릭터는 필감성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맞춰나갔다. 류경수는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던 부분이, '바람이 살짝 빠진 탱탱볼'같다는 것이었다. 튕기면 어디로 갈 지 모르지 않나. 그런 느낌의 염동훈이 어떤 식으로 표현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또 촬영 전 연습실을 빌려 연극 무대처럼 꾸며놓은 후 연기 동선을 연습했던 것을 언급하며 "그 과정이 가장 재미있었다. 마치 대학교 워크숍 같은 느낌이었는데, 선배님도 실제 묶여 있는 모습으로 연기를 하시고 저도 최대한 실제같은 상황으로 같이 연습을 하면서 호흡을 맞췄었다. 끝나고 나서는 선배님이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면서 여러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그런 고민의 시간들이 현장에서 좀 더 연기가 편하게 나올 수 있게 하는 힘이 됐던 것 같다"고 만족했다.

류경수에게 황정민은 연기를 시작했을 때부터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던 선배 중 한 명이었다. "'나중에 내가 저런 배우와 연기를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공부했던 분이 제 눈 앞에 계시니까 신기하더라"며 웃어 보인 류경수는 인질범 연기를 하면서 실제 황정민과 대립하고, 구타까지 하는 등 거친 연기를 소화했던 것을 떠올리며 "(선배님을 직접 때리는 신이 없었던) (김)재범이 형이 정말 부러웠다. 그런데 선배님은 오히려 제대로 때리시길 원하시더라. 영화가 리얼리티를 중요시하다 보니까, 진짜 몸을 사리지 않으셨고 저 역시 마음은 불편했지만 선배님 말씀 덕분에 좀 더 과감하게 할 수 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눈 앞에서 계속 마주한 황정민의 연기 열정은 류경수에게도 좋은 자극이 됐다. 류경수는 '황정민의 연기나 준비 과정을 보면서 감탄한 적이 있냐'는 물음에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류경수는 "'인질'을 찍었을 때 저는 28세, 20대였고 선배님은 50세이셨을 때였다. 산에서 추격신을 찍는데 제가 선배님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내가 젊으니까'라는 생각으로 첫 테이크를 갔는데, 선배님이 뛰시는 모습을 보니 안되겠다 싶었다"고 멋쩍게 웃으며 "거의 뭐 날아다니시는 느낌이었다. 계속 뛰면서, 촬영이 끝나고도 숨찬 느낌이 하나도 없으셨다. '굉장히 체력적으로 준비가 철저하게 되신 분이구나' 싶었고, 내가 선배님 나이대가 돼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많이 들었다"고 말을 이었다.

'인질'에 이어 류경수는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을 비롯해 '정이'까지, 다양한 차기작으로 새로운 얼굴을 계속해서 보여줄 예정이다.


류경수는 쉴 틈 없는 행보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크다"며 "예전에 프로필을 돌리러 다닐 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그런 시간이 꽤 많았어서, 지금 저에게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불러주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또 "주변에서 제게 했던 말들이, 악담인지 조언인지는 사실 알 수 없지만 '너는 (잘 되기까지) 오래 걸릴거야'라는 말을 했었다. 저는 지금의 이 시간이 뒤늦게 주목받게 된 것이 아니라, (제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찾아온 것이라고 본다. 사실 연기가 아닌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고 포기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제게는 이제 인생에서 이 연기가 너무나 중요해진 것이다. 연기를 하지 않는다면 내가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있는 것인지 고민하게 될 것 같은 마음이다. 그저 열심히, 계속 준비해나가야 한다는 마음이다"라며 남다른 열정을 내비쳤다. 

'인질'은 18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며 상영 중이다.

사진 =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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