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에서는 '뻔한' 축구기사에 지친 독자 여러분을 위해 매주 한 가지의 주제를 선정, 일러스트와 함께 재미난 축구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유럽축구 놈!놈!놈!]의 연재를 재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축구는 몸과 몸이 부딪쳐 만들어내는 드라마다. 따라서 몸싸움은 피치 위에서 당연시 여겨지는 선수의 필수요소다. 특히 중원장악이 승리로 도출되는 현대축구에서 몸싸움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됐고 중원에서 투지 넘치는 파이터형 선수들은 각 클럽에 핵심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세상의 이치는 축구라고 예외는 아니다.
바로 여기 너무 과한 투지와 몸싸움으로 파이터형 선수를 넘어 파이터라고 불리는 선수가 있다. 바로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형 미드필더 나이젤 데 용이다.
거친 데 용의 수식어 - 테리어(Terrier)
데 용을 나타내는 수식어 중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바로 테리어다. 사냥개의 일종인 테리어를 수식어로 붙일 정도로 데 용의 플레이는 거칠고 투쟁심이 넘친다.
또한, 본인 스스로 태클이 장점이라 언급할 정도로 경기 중에 잦은 태클을 구사하는 데 용은 잊을 만하면 나오는 위험한 태클로 인해 살인 태클이란 불명예스런 수식어도 듣고 있다.
조국도 버린 데 용의 살인 태클
지난해 10월, 데 용은 살인 태클로 잉글랜드와 네덜란드, 프랑스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경기서 데 용이 거친 태클로 하템 벤 아르파의 왼쪽 정강이뼈와 종아리뼈를 복합 골절시켰기 때문.
당시 데 용은 주심으로부터 경고 한 장 받지 않고 넘어갔지만, 경기 후 벤 아르파의 원 소속클럽인 올랭피크 마르세유와 임대 영입한 뉴캐슬이 데 용에 법적 대응을 선언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
이 거친 태클은 항상 데 용을 감싸 안던 마르바이크 감독마저 데 용으로부터 등을 돌리게 했고 결국, 마르바이크 감독은 몰도바, 스웨덴과의 유로 2012 예선을 앞두고 데 용을 대표팀에서 전격 퇴출시켰다.
2010년에만 스튜어트 홀든(볼턴 원더러스)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의 가슴을 발로 가격해 논란을 빚었음에도 또 반복된 살인 태클에 조국도 "데 용은 네덜란드 축구의 수치"라며 비난을 가했다.
네덜란드의 축구팬 역시 동업자 정신이 부족한 데 용의 플레이에 신물이 났는지 퇴출을 반기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거칠지만 실력만큼은 세계 최고
데 용이 지나치게 거친 플레이로 많은 비난을 몰고 다니지만, 피치 위에서 보여주는 실력에는 찬사가 끊이지 않는다.
아약스 시절부터 될 성 푸른 떡잎으로 빅클럽의 구애를 받았던 데 용은 네덜란드 대표로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해 네덜란드를 준우승으로 이끄는 등 실력을 인정받아 왔다.
작은 키에도 탁월한 위치선정을 통해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는 능력이 발군인 데다 체력과 투쟁심이 좋아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데 용은 맨체스터 시티에서 없어선 안 될 선수로 부상했다. 여기에 공격 전개 능력까지 올 시즌 눈에 띄게 향상돼 데 용은 만능 미드필더로 한 걸음 더 성장하고 있다.
[그림=나이젤 데 용 ⓒ 일러스트 킹코스타(유로싸커포인트 작가)]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