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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북' 김세정 "세상을 예쁘게 보는 안나, 저와 닮았죠"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1.07.26 11:31 / 기사수정 2021.07.26 11:36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불과 두 번째 뮤지컬이 맞나 싶을 정도로 ‘레드북’에 녹아들며 안나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살렸다. 가수, 배우에 이어 뮤지컬까지 도전해 다재다능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김세정 이야기다.

“체감으로는 첫 뮤지컬이에요. ‘귀환’은 코로나19가 터진 지 얼마 안 돼 비대면으로 한 번만 올렸거든요. 카메라로 줌을 하니 드라마를 찍는 것과 다를 게 없어 늘 아쉬웠어요. 그래도 어떻게 해야 안 떨리는지, 뮤지컬이란 이런 것이구나 맛을 봐서 도움이 됐죠. 뮤지컬은 연습 기간, 무대에 올린 기간, 두 단계가 있잖아요. 무대에 올리고 얻어가는 게 많은데 지금 ‘레드북’으로 많이 배우고 있어요.” 

뮤지컬 ‘레드북’은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중단됐다 최근 재개됐다. 김세정은 고조된 목소리로 ”떨리고 너무 걱정된다“라고 털어놓았다.

김세정은 “원래 신기하게도 스케줄표가 3, 4일 텀으로 짜였거든요. 일요일 공연이 끝나고 3, 4일 뒤에 할 때도 매번 긴장했어요. 이번에는 2주 텀이 생겨서 거의 3주 만(7월 24일 공연)에 하는 것이거든요. 틀릴까 봐 복습 기간을 갖는데 아이비 선배님의 첫 공연을 보러 가고 복습 의지가 강해져서 연습실에 와서 런을 돌았어요.”

김세정이 열연 중인 ‘레드북’은 보수적이던 19세기 영국, 안나가 ‘레드북’이라는 잡지를 출간한 뒤 일어나는 사회적 파장과 그 파장으로 인해 수면 위로 오른 시대의 통념과 편견에 맞서 나가는 이야기다. 진취적이고 솔직한 여성의 모습을 표현해 초연부터 호평을 받았다.

“원래는 ‘레드북’을 몰랐어요. 몰라서 겁 없이 선택할 수 있던 것 같아요.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는 오히려 거절했죠. ‘레드북’이 뭔지도 모르지만 넘버 이름만 보고도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선입견과 편견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문득 이런 마음이 들었어요. 영화계 등에서 아이돌을 왜 잘 안 쓰려고 할까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나조차도 시도를 안 하고 도전을 안 하는데 그들이 시도하고 싶어 할까?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내가 이러면 안 되겠다, 도전해야겠다 싶었어요. 천천히 읽어봤고 편견이 깨지니 읽히는 게 많더라고요. 저도 편견을 갖고 읽었던 거죠.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레드북’에 아이돌이 캐스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우에 불과했다. 김세정은 안정적인 연기와 가창력으로 뮤지컬 주인공으로 손색없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돌 캐스팅이 처음인 걸 알고 충격을 먹었어요. (웃음) 극을 준비하다 대표님과 대화를 나눴어요. 뮤지컬에 입문하기 전에는 접하기 어렵잖아요. 더 많은 분을 입문시키고 알려드리고 싶을 때 아이돌의 힘이 있으면 더 좋다 하는 게 있잖아요. 저도 공감해요. 대신 아이돌치의 결과를 내면 안 되고 아이돌을 데려왔지만 배우의 결과를 내야겠죠. 수많은 대중, 관객을 이끌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과정이라고 해서 저도 의지를 다잡았어요.” 

주인공 안나는 슬플 때마다 야한 상상을 하는, 현실의 고단함을 발칙한 상상으로 견디고 미래를 꿈꾸는 주체적인 여성이다. 

“진취적이라고만 생각하면 단면적일 수 있겠다 싶어 더 생각한 게 안나는 솔직하고 거짓말을 못 하는 사람이라는 거예요. 감정도 숨길 줄 몰라 더 당당해 보이는 거고요. 기분 나쁜 것도 기분 나쁘다고 할 수 있고 사랑하는 것도 너무 사랑에 빠져 사랑할 수 있는 거로 생각해요. 단지 시대상과 안 맞았던 거죠. 솔직함을 잃지 않고 말하는 안나가 매력적이에요.”

맞춤옷을 입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김세정은 성적 욕망을 담은 글을 쓰거나 애정 표현도 스스럼없이 하는 안나의 모습을 러블리하게 표현해냈다. 역할과 잘 어울린다는 말에 “공감합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워낙 해석을 ‘저’ 스럽게 해서일 수도 있어요. 저도 거짓말을 잘 못 하는 편이고 솔직해요. 안나와 비슷한 점은 세상을 되게 예쁘게 본다는 거예요. 케이크가 맛있으면 맛있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케이크와 만날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해요. 이 빵집을 안 지나갔으면 케이크와 안 마주쳤겠지 하면서 우연과 운명을 섞는 걸 좋아해요. 세상을 예쁘게 보는 점이 닮아 있어 몰입하기 쉽지 않았나 해요.”

안나를 통해 배우는 점도 있단다.

“예전에는 나 자신을 자주 돌아봤어요. 어느 순간 돌아보기 무서워서 멈췄는데 멈춘 걸 모르고 있었어요. 안나 캐릭터와 곡을 해석하면서 점점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내가 안나에 몰입하려면 나도 돌아보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느꼈어요. 안나가 대단하고 안나로 인해 배운 것 같아요. 계속 ‘나’를 말하잖아요 나를 말하려면 결국엔 나를 인정하고 돌아봐야 하거든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젤리피쉬엔터, 아떼오드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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