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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부천FC가 돌아온다'

기사입력 2007.06.11 19:40 / 기사수정 2007.06.11 19:40

김명석 기자

    

[엑스포츠뉴스 = 김명석 기자] 한국과 일본의 2008 베이징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가 있던 10일 부천종합운동장. 전광판 맞은 편 골대뒤에는 "진정한 부천FC가 돌아온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 문구에는 전 부천SK 서포터스이자 현재 부천FC 창단을 준비하고 있는 부천축구클럽창단 시민모임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었다.

이 날 인터뷰를 도와준 부천FC창단시민모임의 박기택 창단의원은 "우리 경기장이 어떻게 변했나 보고 싶었다"며 "주인자리를 빼앗기게 된 회한을 느끼기 위해 많은 분이 와준 것 같다"고 경기장을 찾은 심정을 밝혔다. 비록 부천의 경기는 아니었지만, 200여명의 부천 서포터스들은 무려 1년 7개월만에 종합운동장에서 서포팅을 할 수 있었다.

묻혀진 부천팬들의 눈물

2월 2일은 우리 나라 축구계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다. 2004년 2월 2일에는 안양LG치타스가 서울로 연고지를 이전했고, 정확히 2년 후인 2006년 2월 2일에는 부천SK가 제주로 연고지를 이동했던 날인 까닭이다. 안양과 부천으 축구팬들은 하루 아침에 자신들의 온 열정을 바치던 그들의 팀을 잃고 말았다.

안양팬들의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을 2006년, 또 한번 연고를 이전하는 일이 K리그에서 일어나자 붉은악마와 K리그서포터스연합, 헤르메스(前 부천SK 서포터스) 등은 연고이전을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SK본사와 한국프로축구연맹 앞에서 연고이전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주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의 프로팀은 2006년 K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결국, 여느 때처럼 2006 K리그는 진행이 됐고, 부천팬들의 슬픔은 그대로 묻힐 수밖에 없었다.

"진정한 부천FC가 돌아온다"

최근 네덜란드전의 TV중계화면 좌측에는 '진정한 부천FC가 돌아온다'는 현수막이 선명하게 잡혔다. 부천서포터들은 A매치 경기나 K리그가 있는 경기장에 항상 찾아가 부천FC와 관련된 현수막을 걸고 있다.

"부천시민들과 국회의원, 시의원, 축구관계자들에게 부천서포터스들이 아직까지도 활동하고 있구나, 저렇게 움직이고 있구나 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축구팬들의 관심을 얻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그러한 현수막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박기택 창단의원은 이같이 대답했다. 부천이라는 축구팀이 축구계에서 잠시라도 잊히지 않도록, 부천서포터스들은 매 경기 이러한 노력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다른 구단 서포터스들도 이러한 현수막 설치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부천 서포터스들이 직접 경기장에 못 갈 경우, 현수막만 경기장에 보내면 해당 팀의 서포터스들이 알아서 걸어줄 정도다. 평소에는 경쟁자였던 다른 서포터스들은, 부천서포터스가 새로운 팀을 창단하는데 그 무엇보다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부천FC를 외면하는 프로축구연맹과 SK

부천서포터스들은 지난해 3월, 성명서를 통해 '프로팀이 연고지를 이전한 지역에 새로운 구단이 창단될 경우 연맹 가입비ㆍ발전기금을 면제해달라'고 요구했다. K리그 혹은 내셔널리그에 가입하기 위한 어마어마한 가입비용 등을 면제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프로축구연맹 측의 확고한 답변은 없는 상태다.

SK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 연고지였던 부천에 대한 지원이 없다. 지난해 3월, 안티SK 운동 등 SK 이미지에 훼손이 가는 행동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창단준비가 되면 지원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SK는 후에 말을 바꿨다. 월드컵도 끝났고 더 이상 언론이나 팬들의 관심도 없으니 지원해 줄 필요가 없다는 뉘앙스였다.

"부천SK 시절에도 그 순간만 무마하려는 말과 행동을 자주 보여왔기 때문에, 지금도 SK를 믿지는 않습니다. 다만, 새로운 구단이 창단 단계에 들어섰을 때, SK가 최소한의 양심만 있다면 지원을 해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은 새로운 구단 창단을 위해 안티SK 등의 다른 활동을 접어둔 상태이지만,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습니다."

박기택 창단의원은 다행히도 최근 부천시의 협조가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만 해도 새로운 구단이 생기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부천시는 최근 부천종합운동장 무료사용과 연고지 협약을 약속하는 등 새로운 구단 창단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무엇보다 그동안 새로운 구단을 창단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이었던 두 가지, 운동장과 연고지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어 큰 자신감을 얻었다.

부천FC 창단 작업, 지금은 어느 단계?

지난해 5월, 부천FC는 창단업체로 모 업체를 선정했다. 그 일환으로 분데스리가에게 팀 창단에 여러 가지 도움을 받기로 약속받았다. 그러나 지난 1월, 창단업체와의 관계가 해지가 되면서 자연스레 분데스리가와의 관계도 무효화하는가 싶었다.

"분데스리가와의 협력이 아직 무효는 아닙니다. 단지 묶어두고 있습니다. 창단을 하게 되면 다시 접촉을 할 생각입니다. 창단업체였던 모 업체 역시도 완전히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협조관계를 유지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다만, 박기택 창단의원은 분데스리가가 우리나라 축구를 보는 눈이 다소 부정적이었다고 전했다. 독일이 우리 나라에 투자하려다가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부천FC 창단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되던 분데스리가와의 협력은 많은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천FC는 현재 법인을 대신 설립하고 구단 창단에 앞서 줄 에이전트사를 찾고 있다. 희소식이 있다면 현재 1개의 유력한 에이전트사와 미팅중에 있고, 의견을 조율하는 단계라는 것이다. 박기택 창단의원은 그 에이전트사와 잘 될 가능성도 적지않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에이전트사와 계약이 되면, 부천FC는 스폰서를 구함과 동시에 시민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를 나설 계획이다. 부천FC 창단에 가장 중요한 일인 부천시민들의 동의와 지지를 얻어내려는 것이다. 부천FC 측은 이러한 홍보에 대한 준비를 이미 마쳐놓은 상태다.

"역전, 학교, 매스컴 등 7개 파트로 나뉜 시민홍보위원회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에이전트사와 계약만 되면, 시민홍보위원회들은 부천의 각 지역에서 부천FC 창단에 대한 홍보활동을 시작합니다. 내부적으로 모든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모든 준비가 다 된 상황에서, 스타트 신호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내셔널리그 혹은 K-3리그 진입이 목표

부천FC는 내셔널리그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금전적인 문제로 인해 K-3리그에 먼저 참가하는 쪽도 생각하고 있다. 두 개의 문을 모두 열어 놓고 상황을 두고 보겠지만, K-3리그가 현실적으로 더 가능성이 커보인다. 차근차근히 올라가겠다는 생각이다.

선수 수급에 관한 문제는 많은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은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혹은 은퇴를 앞둔 선수들 중 부천을 연고로 하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그 선수들을 영입할 생각이다. 뿐만, 아니라 실력이 있음에도 축구시합을 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들에게도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선수 수급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축구팬이나 서포터스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박기택 창단의원은 타 구단 서포터스들과 여러 관계자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한때는 경기장에서 목이 터져라 경쟁하던 그들이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가장 큰 힘이 되어주고 있는 그들이다.

"무엇보다도 다른 서포터스분들과 관계자 여러분께 많이 고맙습니다. 저희가 창단이 되지 않더라도, 그들이 나아가는 길에는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이곳 부천종합운동장에 부천FC 선수단과 저희 헤르메스가 당당하게 돌아오는 것이 그들의 은공에 답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부천FC'를 기대하며

이날 부천종합운동장에는 생각보다 많은 관중으로 가득 찼다. 특히 가족단위의 관중들이 많이 보였다. 한일전일지라도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여자축구임을 감안할 때, 결코 적지 않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부천은 이미 지난 2001년 K리그에서 19,471명을 동원했고, 이듬해인 2002년에는 32,235명을 동원하며 뜨거운 축구 열기를 과시했다. 그러한 부천의 축구 열기를 식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주요 선수들을 이적시켜 볼거리를 없게 만든 SK였다.

박기택 창단의원은 '이 좋은 시설과, 80만 명의 시민이 있는 부천시에 축구단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말을 끝맺었다. 부천 FC 창단을 위한 많은 부천팬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진정한 부천FC'가 중심이 되어 부천 종합운동장에 다시금 뜨거운 축구 열기가 불타오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김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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